'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과연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성환 2025. 7. 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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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서울대 10개 만들기' 개혁이 성공하려면

[하성환 기자]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경희대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다. 2003년 경상대 정진상 교수가 주장한 국공립 통합네트워크에 현실감을 더하고 구체화한 정책이다. 국공립 통합네트워크는 서울대 학부제를 폐지하고 공동학위제를 실현함으로써 문제를 단박에 해결하려는 견해로 이상주의 관점이다. 김종영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만이 입시 병목현상인 '인(in) 서울'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 주장한다.

나아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대학 서열을 타파하고 국토 균형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역설한다. 게다가 저출산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21대 대선(2025) 당시 이재명 후보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공약집에 담은 배경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해 서울-수도권 1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국가 균형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 서울대학교 정문 능력주의, 경쟁주의, 입시교육, 학벌주의의 상징이 된 서울대학교는 교육문제를 넘어서서 한국 사회 공간불평등의 핵심 요인이기도 하다.
ⓒ 하성환
이재명 대통령의 국가 균형 발전은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계승한 정책으로 그 어느 때보다 추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올해 안에 매듭지으라고 지시한 점은 이재명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한층 돋보이는 명장면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과연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국가 균형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성공하려면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을 실현해야 한다.
먼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성공하려면 김종영 교수가 착안한 미국식 다원화 모델인 캘리포니아 대학교(UC)-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CSU)-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칼리지(CCC) 간 높은 상호 연계성이 전제돼야 한다. 다시 말해 연구 중심대학-교육 중심대학-직업 중심대학으로 개편하고 30%에 달하는 높은 편입학을 보장해야 한다. CCC는 2~3년제 대학으로 등록금이 매우 낮기에 성적이 우수한 미국 학생들이나 한국 유학생들이 진학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UC 버클리의 경우 CCC 졸업생을 편입학 당시 30% 비율로 대거 합격시킨다. CSU 출신이 5%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매우 높은 편입학 비율이다.
▲ 주립 캘리포니아 대학(UC)의 21세기 세계대학 학술 순위 추이 2000년대와 2010년대 UC 버클리를 비롯해 주립 캘리포니아 공립대학들의 새계대학 학술 순위가 매우 높다. 노벨상, 필즈상, 네이처, 사이언스 등 학술잡지 논문 게재, 논문 인용수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서울대는 100위 안에 든 국내 유일한 대학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들과 비교가 된다.
ⓒ 하성환
그 결과 캘리포니아주 10개 대학(공립대 UC 계열 7개와 사립대 3개)은 매년 세계 대학 순위(ARWU) 100위 안에 포함된다. UCLA, UC 샌디에고, UC 데이비스, UC 산타바바라, UC 어바인, UC 샌프란시스코 등 UC 계열 공립대 7개와 캘리포니아 공대, 스탠포드대, 서던 캘리포니아대 등 사립대 3개가 바로 그들 대학이다. CCC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전문대학 우수졸업생이 SKY에 편입학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현실과 무척 대조되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지방정부와 기업, 그리고 지방거점국립대 간 상호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지식경제혁명을 주도해야 한다. 김종영 교수의 표현대로 캘리포니아 대학들이 컴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IT 기술로 20세기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의 탄생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지식경제 혁명의 상징 장소가 된 배경이다. 마찬가지로 서울대 부산(부산대), 서울대 광주(전남대), 서울대 대구(경북대), 서울대 전주(전북대), 서울대 관악(서울대) 등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해 지식 경제에 기반한 AI 등 21세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도록 지방정부-기업-대학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세 번째로 AI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업들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 거점을 중심으로 성장, 안착하도록 세제 지원을 비롯해 다양한 유치 전략과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법인세 감면이나 택지 무상 제공, R&D 예산 우선 지원 등 이재명 정부의 정책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네 번째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성공시키려면 기존 종합대 성격을 폐지하고 연구 중심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21세기 첨단 기술 혁명이 국운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좌고우면할 상황이 아니다. 지방 거점 국립대학 9곳(강원대, 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전남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제주대)을 대학원 중심 연구 중심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동시에 특정 단과대학을 특성화해서 우수 연구 인력과 예산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 초등교육과 고등교육 간 1인당 공교육비 비교 한국 사회 대학 1인당 공교육비는 초등교육 공교육비보다 적다. 실제로 OECD 38개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21세기 국운을 좌우할 지식경제혁명의 핵심 요체인 고등교육 개혁을 위해선 획기적인 예산 증액이 절대 필수 요건이자 선결 요건이다.
ⓒ 교육부
마지막으로 위 네 가지 조건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서울대 수준의 1/3에 그치고 있는 지방거점국립대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해, 매년 3조 원~5조 원 규모를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의 1인당 공교육비는 초등학교 1인당 공교육비에 미치질 못한다. OECD 38개 국가 중 대학 재정 지원 규모가 꼴찌인 현실에서 개혁은커녕 희망조차 찾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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