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총기 청정국'... '트리거' 시의적절하지만 이건 아니다
[김형욱 기자]
영성고시원이 내부 인원 한 명에게 통째로 점거당한다. 10년째 고시 공부를 하고 있는 유정태는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치료 중이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총을 드는데 간신히 억누르다가 빵 터져 버린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성범죄자 전원성은 우연히 배달 온 총기를 갖고 평소 자신을 통제하고 억누르는 보호관찰관을 찾아 경인서부경찰서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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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더 이상 총기 청정국이 아닌 지금, 시의적절하다
예로부터 한국은 지진, 마약, 총기 청정국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모두 다 일어나고 있다. 그중 지진과 마약은 여느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지 오래다. 그래도 총기는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군인들이 총기를 탈취해 탈영하는 사건이나 군대 내부에서 총기 난사를 일으킨 사건이 이어져 왔다. 충분히 사건이 이어질 여지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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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포스터. |
| ⓒ 넷플릭스 |
극 중 총기 사건 가해자들은 모두 나름의 이유로 총을 든다. 타인이 보기에 이해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겠으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든다. 그런데 막상 총을 들고 쏘면 문제가 생긴다. '더 큰 범죄'로 나아갈 소지가 다분하다. 타인을 살해하는 일이니까 말이다. 과연 사람을 죽이는 총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총이 될 수도 있을까.
확실한 미덕이 있으나, 이런 식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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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뿐만 아니라 총격 가해자들에게 하나같이 적절한 사연을 붙였다는 점이다. 제아무리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해도 타인을 죽인다는 건 다른 차원의 얘기다. '가해자가 되는 피해자'라는 프리미엄 설정에 '총'을 붙여 이야기를 손쉽게 또 흥미롭게 풀어 나가려 한 의도는 알겠으나, 너무 많이 나간 것 같다. 좋은 소재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다.
종합해 보면 <트리거>는 대중에게 웬만한 사랑을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총' 자체를 소재로 다룬 경우는 본 적이 없을뿐더러 액션으로 잘 버무렸으니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반면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들 것이다. '총'이라는 좋은 소재를 너무 나이브하게 사용해 버린 게 아닌가 싶다. '총' 자체에 좀 더 깊이 천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흥행에 성공해 후속작이 제작되면 그 부분에 천착해 봄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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