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일easy] 현대모비스 부품 가격 내릴까?… '대체 부품'이 뭐길래
자동차 사고 수리시 '정품' 대신 '대체 부품' 우선 사용
문제는 소비자 '선택' 여부… 정품 선택시 추가 부담 해야
대체 부품 사용 확대시 순정 부품 가격 경쟁 등 '순기능'

산업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혹은 필연적으로 등장한 이슈의 전후사정을 살펴봅니다. 특정 산업 분야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나 소액주주, 혹은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을 위해 데일리안 산업부 기자들이 대신 공부해 쉽게 풀어드립니다.
#포지티브적 해석: 끝없이 오르던 순정 부품 가격, 이제는 떨어질 수도
#네거티브적 해석: 대체부품 썼다가 고장나면 보증 수리 여부는…
'품질 인증 부품', 혹은 '대체 부품' 이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최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이슈인데요. 급기야 이 대체 부품과 관련된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청원에 참여한 동의자는 오늘 기준으로 5500명이 넘었죠.
이번 문제는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개정된 약관 내용에 자동차 수리 시 제조사 정품이 아닌 품질인증 부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된건데요. 새 기준은 오는 8월 16일부터 자동차보험 계약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이 대체부품이 뭔지 궁금하실 텐데요. 말 그대로 우리가 자동차를 샀을 때 끼워진 순정 부품이 아닌, 다른 제조사가 만든 부품을 말합니다. 하지만, 순정 부품과 같은 기준을 통과한, 품질 인증을 받은 부품이라는 거죠.
그동안은 보험사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정품으로만 교체하도록 했었는데, 갑자기 대체 부품 사용을 허용한 까닭은 뭘까요. 정부와 보험업계에서는 이제는 대체 부품의 안전성이 보장 됐다고 본 겁니다. 실제로 지난 6월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충돌 안전성 시험 결과에서 품질인증 대체 부품과 정품 부품 사이에 성능 차이가 없다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죠.
특히 대체 부품을 권장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가격입니다. 제조사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부품의 경우 정품보다 가격이 30~40% 가량 저렴하거든요. 높은 가격의 순정 부품을 고집하지 않아도 품질이 비슷한 대체 부품의 선택지를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자동차보험료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는 게 취지입니다.
내용만 보면 문제될 게 없어보이는데, 이번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을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쟁점은 '선택권'에 있습니다.
순정 부품과 대체부품을 나란히 두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게 아니라, 정품을 원할 경우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한다는 점 때문인데요.
그동안은 소비자가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순정 제품으로 교체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대체 부품이 기본 적용되고, 순정 제품을 선택하려면 추가 부담금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개정된 약관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강제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죠.
현대차·기아 차량을 예로 들어볼까요. 그동안은 사고가 났을 때 정식 수리센터인 블루핸즈와 오토큐에서 현대모비스의 순정 부품으로 교체를 받아야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운전자가 1급 정비소에서 현대모비스가 아닌 대체 부품으로 수리해야 100% 보험금 적용받을 수 있게 되고, 브랜드 정비소로 가서 순정 제품으로 수리하면 차액을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거죠.
여기에 대체 부품의 정보 부족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모습인데요. 순정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보증하는 부품이지만, 대체 부품은 부품 제조사, 제조 과정, 부품 인증 과정까지 소비자들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이죠. 일부 소셜미디어에서는 대체 부품이 모두 중국산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대체 부품을 끼운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증 수리 여부도 또 하나의 쟁점입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현재 순정 부품이 아닌 부품으로 교체한 차량에 대해서는 보증 수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시하고 있는데요.보험사 약관에 따라 대체 부품으로 교체한 차량이 대체 부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보증 수리를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들의 우려가 충분히 나올 만한 상황이긴 하지만, 순기능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동안 보험사 약관에서 순정 부품만 고집했던 탓에 정품 부품 가격이 무섭게 치솟았거든요. 결국 정품 부품 가격 상승은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료를 올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죠. 실제로 2023년 기준 대물배상 수리비는 4조30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부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8.2%로 나타났습니다.
현대모비스만 하더라도 신차에 공급하는 부품보다 애프터서비스 부품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1조626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는데요, AS부문에서만 영업이익률이 무려 26%로 집계됐습니다.
그동안은 대체 부품과 정품 부품 간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였던 건데요. 순정 부품이 아닌 대체 부품을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제도적으로 막고 있었다보니, 소비자는 순정부품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게 되고, 부품사는 가격을 올리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던 거죠. 대체 부품 사용이 늘면 현대모비스와 같은 정품 부품사도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분명한 순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관부터 바꾸고 소비자들에게 '적응해라'라는 식의 불친절한 정부의 태도가 다소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안전하지 않으니' 순정 부품만 쓰도록 했던 정부가, 하루 아침에 '이제부터 안전하니' 대체 부품을 권장한다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결국 정품과 품질 차이가 없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깨닫게 하는 작업이 될 것 같은데요.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 방안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상황입니다.
뭐든 최초로 도입되는 건 항상 수많은 우려가 동반되기 마련입니다. 작년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를 아무도 안 살 줄 알았지만,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의무화 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정보와 선택권을 쥐어줬더니 오히려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는 것 처럼 말이죠. 대체 부품이 정부가 인정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면, 제조사 정보와 인증 과정 등을 조금 더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새 당대표, 전체 국민서 조경태 1위…지지층선 김문수 34.9% 장동혁 19.8%
- [단독] 최휘영, 부동산 투자로 5년 만에 939% 수익…"후보자인가 투기왕인가"
- "속옷 수준으로 생방송…" 10세 연하남 만나는 女리포터의 과감한 노출
- 신병 모집 체력검사 중 기절한 20대女…구급차서 집단성폭행 당했다
- 안철수 "李대통령, 전두환과 뭐가 다른가…팬 콘서트에 혈세 쓰지 말라"
- 장동혁 "당 배신한 인사엔 과감한 조치…이혜훈 기용은 무늬만 협치"
- '내로남불 제발 그만…' 주호영 '靑 정무특보' 민주당 태도에 '일침'
- 한동훈, '김병기 특검' 첫 제안 "잡범인줄 알았는데…이혜훈으로 못 덮어"
- 어도어, ‘계약해지’ 다니엘에 법적 책임 묻는다…오늘 위약벌 소장 접수
- “충남도라 기대” 천안아산 ‘5만석 돔구장’ 건립 시동…전문가 자문 킥오프 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