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 장교 "선관위 직원 통제? 술 취한 사람 막은 것"

안홍기 2025. 7. 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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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원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공판... 군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

[안홍기 기자]

 계엄 선포 후 선관위 장악 작전을 현장 지휘한 고동희 정보사령부 계획처장(왼쪽)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2.3 비상계엄 때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확보에 나선 정보사령부 장교는 선관위 직원 등에 대한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선관위 직원의 청사 출근을 막은 이유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29일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군사기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는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관위 청사로 출동한 정보사 장교 2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문상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2024년
12월 3일 오전 10시 사령관실에서 계획처장 고동희 대령과 작전과장 A 중령을 불러 '오늘부터 목요일(12월 5일)까지 상부로부터 지시받은 일이 있는데, 혹시 모르니 본부 소령급 8명을 출동대기시키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총기와 탄약 등 무장, 출동시 복장, 승합차 2대 배차 등도 지시했다. 문상호는 탄약 준비에 대해선 공포탄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권총용 공포탄이 없어 실탄 5발이 든 탄창을 1인당 2개씩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이때 문상호는 '소집 인원들한테 전파하려면 좀 혼선이 있을 수 있으니 상급 부대의 검열이나 훈련이 있는 것으로 전파하는 게 좋겠다'는 방침을 내렸다.

중앙선관위로 출동하라는 지시는 같은 날 오후 8시경 고동희 대령으로부터 들었다고 A 중령은 밝혔다. 당시 고 대령은 '정부 과천청사, 중앙선관위 청사, 과천식물원 일대에서 훈련을 할 것 같다'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 일대에서 상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선관위로 출동한 이후 고 대령은 선관위 청사와 서버실 확보, 휴대전화 압수, 선관위 인원 통제 등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정보사 A 중령 "휴대전화는 모아놓았을 뿐, 유선전화 사용은 안 막았을 것"

A 중령은 보안관제 용역업체 직원과 선관위 직원들에게 강압적으로 행동하지 않았고 직원들도 위압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지난 22일 공판에선 비상계엄 때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계엄군을 맞닥뜨린 보안관제 용역업체 직원들이 증인으로 나와 출동한 정보사 군인들이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외부와 연락을 못하도록 감시하는 등 위압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A 중령은 자신이 반말을 한 적이 없고, 평소 훈련을 할 때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므로 휴대전화는 직원들의 협조를 받아 한데 모아놓았을 뿐이고 직원들이 유선전화로 외부와 연락하려고 했다면 막지 않았을 거라고 주장했다. "정상적으로 중앙선관위의 기능을 보호해야 되므로" 직원들의 자유로운 행동을 막을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관위로 출동한 정보사 군인들은 선관위 직원들의 청사 출입을 통제했다. 재판장은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청사로 들어가려고 한 선관위 직원을 제지하고 돌려보낸 사례를 언급하면서 그 이유를 물었다

A 중령은 "만취하신 분이 와서 혹시라도 우리 군인한테 행패를 부리면 우리 군인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재판장 "사령관 취했다고 못 들어가게 하나?" - A 중령 "비상 상황 아니면 못 들어가"

재판장은 "증인은 선관위의 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선관위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선관위 직원이 안에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라면서 "납득이 안 되는 게,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보사령관이 술에 취했다고 해서 정보사령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거나 마찬가지이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A 중령은 "술에 취해서 자기 회사로 들어가도 되나요?"라고 반문하면서 "저희 군은 그렇게 안 배워서 비상 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은 못 들어간다"고 답했다. A 중령은 "저희 군 지휘관 출신들은 그렇게 술을 먹으면 지휘를 못할 정도로 그렇게 인사불성이 된 상태로는 일부러라도 (못 들어가게)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장은 "그걸 정보사가 판단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기자도 부대장이 술 취했다고 부대 복귀를 막는다는 이야기는 이날 처음 들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군검사는 문 전 사령관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내란죄에 대해서 문 전 사령관과 공범이자 집합범인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에 대해 특검 등의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관계를 더욱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기존 공소장의 오기를 정정한다는 취지이다.

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해서는 문 전 사령관의 혐의를 정보사 부대원들의 선관위 출동,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과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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