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국가가 지운 시간을 되찾다"

민변 2025. 7.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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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2016년 4월 21일 민변 변호사들의 공익인권변론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형제복지원피해자지원변호인단은 2022. 8. 23. 진실화해위원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1차 결정이 난 이후, 2022. 12.경부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로 인정받은 몇몇 분들을 원고로 하여 국가 및 부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을 진행하였고 2025. 7. 4.에 그 중 한 건(원고 12명)이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았다(사건번호 대법원 2025다211845.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60986, 서울고등법원 2024나2043196). 법원은 이 사건 1심, 2심에서 내무부 훈령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고, 아울러 비용부담자로서 부산시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인정하였으며, 수용기간 1년당 8,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인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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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형제복지원 사건 변론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2016년 4월 21일 민변 변호사들의 공익인권변론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월간변론 편집팀의 '시선'은 민변 회원들에게 매월 발송되고 있는 '월간변론'에 편집위원들이 기고하는 글입니다. '시선'은 최근 판례와 주요 인권 현안에 대한 편집위원들의 단상을 담고 있습니다. <기자말>

[유신혜]

▲  2월 12일 부산지법 303호 법정에서 열린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 인권유린 사태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재판부는 일부 승소 판결로 원고에게 손을 들어줬다.
ⓒ 김보성
1. 소송의 제기 및 진행 경과

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라 한다)의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결정

진실화해위원회는 2020. 12. 10.에 2기 진실화해위원회를 재출범하면서 형제복지원 인권침해사건을 진실화해위원회 1호 사건으로 접수하고, 2021. 5. 27.에 1차 조사를 개시하여, 2022. 4. 12.까지 총 6차에 걸쳐 247건의 조사개시 결정을 하였고, 조사 결과 국가에 의해 자행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임을 인정하면서, 1차 신청자 520명 중 191명을 형제복지원 피해자로 인정하였다. 그와 동시에 국가를 상대로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공식적 사과와 피해구제 및 권리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 형제복지원 수용 이후 피수용자에게 발생한 후유증과 트라우마 등을 장기적으로 치유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의 제공 등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진실화해위원회는 임기가 종료된 2025. 5. 26.을 기준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로 진실규명을 신청한 739명(604건) 중 643명(477건)을 피해자로 인정하였다.

나. 국가 및 부산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금 청구소송 진행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형제복지원피해자지원변호인단은 2022. 8. 23. 진실화해위원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1차 결정이 난 이후, 2022. 12.경부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로 인정받은 몇몇 분들을 원고로 하여 국가 및 부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을 진행하였고 2025. 7. 4.에 그 중 한 건(원고 12명)이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았다(사건번호 대법원 2025다211845.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60986, 서울고등법원 2024나2043196). 법원은 이 사건 1심, 2심에서 내무부 훈령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고, 아울러 비용부담자로서 부산시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인정하였으며, 수용기간 1년당 8,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인정하였다.

다. 판결에 대한 평가

형제복지원 사건은 국가경제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경제발전에 부흥하지 못하거나 혹은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을 부랑인으로 분류하여 공무원 및 경찰들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단속·강제수용 했던 사건이다. 또한 국가는 형제복지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착취와 폭력, 인권유린을 묵인하고 방치·방조하며 진실이 드러나려 하자 수십 년 동안 이를 왜곡하고 은폐했다. 이번 판결은 국가뿐만 아니라 부산시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했고, 종래 과거사 사건에 비해 손해배상액이 그나마 증액된 점에서 고무적이라 하겠다. 또한 최근 하급심에서 형제복지원 피해 시점을 15년 확장해서 인정한 판결 및 진실화해위원회 결정문 없이도 형제복지원 피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오고 있어 종래 과거사 사건과는 다른 진일보한 판결들이 나오고 있다.

2. 형제복지원 사건 변론을 맡으며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형제복지원피해자지원변호인단에 합류하였다. 민변에 가입한 지 10년이 넘도록 공익사건 하나 제대로 변론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고, 우연히 형제복지원 사건을 함께 할 기회가 주어졌기에 주저하지 않고 지원했다.

사건을 검토하고 피해자를 만나면서 나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나의 무능과 무관심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늦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피해자를 만나고, 소장과 준비서면을 쓰고, 증거를 모으며, 변호사로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소송절차에 성실히 임했다.

어느 사건인들 안 그러겠냐마는 과거사 사건은 특히 증거 수집이 어렵고 증거 수집이 어렵다 보니 사실관계를 특정하는 것이 어렵다. 너무나 오래된 사건이고, 국가가 너무나 열심히 덮어버리고자 했던 사건이기에, 피해자들이 너무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기에 피해자의 기억들과 기록들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세세하면서도 부족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받은 결정과 증거들이 있었기에 위로 아닌 위로를 받으며 사건을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었다.

3. 형제복지원 사건을 돌아보며

파라겔수스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 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라고 했다. 국가가 형제복지원 피해자에게 가한 가장 큰 가해는 세상과 타인, 무엇보다도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40년 이상 형제복지원 시절의 삶에 머물러있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 1987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획을 긋는 해였다. 우리는 그때 민주주의는 단순히 독재정권을 타도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경제발전이라는 목적을 위해 국민들에게 자행했던 인권유린 행위를 종식시키는 데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 소위 사회적 약자였던 노동자, 장애인, 부랑인 등에 대한 인권을 옹호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민주의 길임을 알았어야 했다.

그때 인권이 선별적으로 존재했고 유지되었던 이 나라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에 지금에 와서 우리는 반쪽짜리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민주주의의 민주가 바로 서고 제대로 된 민주국가에서 살기 위해서 우리는 그들의 과거를, 그들의 현재를, 그들의 미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유신혜 변호사 민변 형제복지원피해자지원변호인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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