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네 잘못이 아니란다" 아들 울린 오은영의 한 마디

이준목 2025. 7.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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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이준목 기자]

▲ 오은영리포트 굴레부부
ⓒ MBC
도박중독에 빠진 남편, 거듭된 병마로 무너진 아내, 그리고 부모의 갈등 속에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첫째 아들에 이르기까지, 서로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세 가족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7월 2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서는 '굴레부부'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남편의 변명

김태성-김명선 부부는 남편의 만성적인 도박중독과 경제적 문제로 인하여 갈등을 빚고 있었다. 남편은 생활비를 요구하는 아내의 금전적인 압박이 버겁다는 이유로 가출한 상태였다. 설상가상 아내는 랑뒤-오슬로-웨버병(유전성 출혈성 혈관확장증)이라는 희귀병까지 앓고 있었다.

남편은 막대한 채무와 치료비를 도저히 감당할 방법이 없어서 도박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또한 남편은 진심으로 도박을 끊으려고 했지만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아내 때문에 다시 도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며 적반하장으로 아내에게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오은영은 "남편은 주어진 상황을 원망하고 회피하려고만 하는 성향이 있다"고 진단하며 "남편이 '아내 때문에 도박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자꾸 핑계를 댄다면, 변화의 가능성은 제로"라고 일침했다.

남편은 이미 결혼 전부터 도박에 빠져 있었다. 업무 중 큰 사고를 당하여 수술을 받은 후, 생계를 위하여 대리운전하던 남편은, 손님을 따라 우연히 방문하게 된 카지노에서 처음 도박을 접하게 됐다. 결국 남편은 도박에 빠져 모아놓은 재산을 다 탕진하고 빚까지 지게 됐다. 삶의 의지를 잃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던 남편을 찾아와 구해준 것이 바로 지금의 아내였다.

남편은 7살에 친모를 잃고 중3때 가출해 혼자 생계를 꾸려야 했다. 굴곡이 많은 삶을 산 남편이 인생의 가장 큰 위기에 놓였을 때, 아내는 남편의 곁에 있어 주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전해준 존재였다.

그렇다면 아내는 왜 도박중독자 남편을 놓지 못한 것일까. 사실 아내는 약 10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고 유전성 희귀병 외에도 기면증-자궁암-위암 등 몸에서 심각한 각종 질병들이 잇달아 발견됐다. 현재 아내는 자녀들을 돌보느라 약으로 버티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아내를 옆에서 항상 지켜준 것이 남편이었다. 부부는 서로의 아픈 약점(도박-건강)을 이미 알고서도 만나 사랑에 빠졌고,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왔던 것.

아내는 "시간을 다시 돌린다고 해도 남편과 결혼하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내의 진심에 감동한 남편은 "아내가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부의 심리
▲ 오은영리포트 굴레부부
ⓒ MBC
오은영은 서로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면서도 끝내 서로를 놓지 못하는 부부의 심리에 대하여 분석했다.

"부부는 각자 가지고 있던 서로의 결핍을 사랑으로 채웠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왜 어려운 상황임에도 결혼생활을 시작했던 걸까, '방송에 나오면 남편이 비난 받을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이 자리까지 나올 수 있는 용기를 냈는지 기억해야 한다. 부부의 마음에 가장 약하고 힘든 부분을 서로 채워줬던 과거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부부의 또 다른 고민은 남편과 첫째 아들의 불화였다. 남편과 아들은 본래 부자 관계가 좋았으나 부부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아들 역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아내는 과거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을 때 유서를 작성하고 자살까지 시도하려고 했던 사건이 있었다. 아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옥상으로 뛰어 올라가 엄마를 간신히 구했다. 아들에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이었다.

아들은 엄마와의 대화에서 아빠에 대한 강한 불신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내는 어떻게든 남편의 상황을 변호하며 아들의 마음을 다독이려고 했지만, 아들은 "내 기억 속에는 아빠가 너무 싫고 잘못이 크다. 아빠를 그냥 버리자니까"라고 주장하며 언성을 높였다. 영상을 통하여 아들의 진심을 듣게 된 남편도 큰 충격을 받았다.

아들 역시 가정불화로 인한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아들은 자신의 가정사와 고민까지 믿고 털어놓았던 친구들에게 도리어 따돌림을 당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부부의 첫째 아들도 특별히 솔루션에 참여했다. 남편과 아들은 결정적으로 부자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사건에 대하여 회상했다. 아내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시기에, 부자는 아내가 아프게 된 이유를 놓고 서로를 탓하여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 아들은 "아빠 때문"이라고 비난했고, 분노한 남편은 아내의 사진을 보여주며 "너 때문"이라고 폭언을 내뱉었다.

아버지의 거친 행동에 두려움을 느낀 아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지나가던 행인에게 "살려달라, 112에 신고해달라"고 구원을 요청했을 만큼 심각한 사건으로 번졌다. 또한 엄마의 병마가 모두 자신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듯한 아빠의 폭언은, 아들에게 그 사건 이후로도 오랫동안 깊은 충격과 상처로 남았다.

양측의 입장을 들어본 오은영은 "남편에게 안타까운게 '아들의 마음이 그랬구나'라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들은 가정의 문제로 인하여 따돌림까지 당하고 큰 상처를 받았다. 그럼에도 지금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용기를 내어 이 자리까지 나온 것이다. 남편은 그만 이야기하고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고 당부했다.

남편은 아들에게 부탁과 훈육을 하던 상황에서 벌어진 오해였다면서 "아들에게 상처를 준 게 미안하다"며 결국 사과했다.하지만 오은영은 계속 상황과 주변 탓을 하는 남편의 표현방식을 지적하며 "남편은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을 담아서 말하지 않는다. 본인의 입장과 감정에 대해서만 합리화하는 것처럼 표현한다. 죄송하지만 그래서 뻔뻔해 보인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어 "남편이 계속 지금과 같은 표현방식에서 변하지 않는다면 가족 사이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아들과의 대화에 서툰 것은 아빠만이 아니라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청소년기인 아들은 감수성이 한창 민감할 시기임에도 아빠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로하기 위하여 장문의 응원 문자까지 보낼 만큼 다정하고 성숙한 면이 있었다. 다만 아내는 아들과의 대화에서 정작 공감과 감사의 반응은 빠져 있거나, 주제에서 벗어나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가 잦았다. 오은영은 아내에게도 "아내는 원리와 원칙만 강조하며 대화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는 내용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아들은 어렵게 상담을 받으러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하여 "저의 나쁜 생각과 행동이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이어서인 건지, 가정 환경으로 인하여 나쁜 행동과 생각을 갖게 된 것인지 알고 싶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잠시 신중하게 숙고하던 오은영은 아들을 위하여 답을 들려줬다.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없다. 아들의 잘못이 아니라도 부모의 갈등은 자녀에게 영향을 준다. 그건 아들이 못나서가 아니라 그런 마음(원망, 분노)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거다. 네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단다."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오은영의 따뜻한 위로에,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죄책감을 덜게 된 아들은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가족을 위한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먼저 남편의 도박 문제에 대하여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권했다. 아내에게는 '건조하고 정서가 빠져있는 대화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은영은 부부가 앞으로 모두 휴대폰으로 자신의 발언을 녹음해 놓고 들어보면서 문제가 있는 표현 방식을 깨닫고 고쳐나갈 것을 조언했다.

부부는 놀랍게도 따로 진행한 심리검사에서 미리 약속한 것처럼 똑같은 상황의 가족화를 그린 것이 공개됐다. 부부 역시 신기해하며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이에 대하여 오은영은 "사람은 살아가면서 힘들 때마다 행복했던 순간들을 붙잡고 헤쳐나간다. 그만큼 부부도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성한 남편은 "앞으로 도박을 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내 마음대로 행동했던 부분에 대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아내는 "힘든 선택이었을 텐데 이런 마음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화답하며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 미소를 되찾은 아들 역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한번 더 마음을 열어보겠다"며 부모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든 솔루션을 마치고 세 가족은 대기실로 모여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후일담에서는 현재 남편이 도박 치료 센터를 다니며 도박과 인터넷 게임을 모두 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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