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협상단, 美측 유럽 이동에 '밀착 대응'…최종 관세율 결판 임박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협상단이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인 8월1일을 앞두고 미국 협상 대표단의 동선을 따라 유럽을 오가며 총력 협상을 펼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협상 인사들이 스코틀랜드 등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한국 측이 미국 협상단을 따라잡아 추가 협상 기회를 잡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29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뉴욕에서 한미 협상이 종료되던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이 확정되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흘러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방문 일정에 맞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측 협상 대표들이 연쇄적으로 유럽으로 이동한 탓이다. 이에 따라 한국 협상단만 미국에 남아있는 상황이 벌어졌고, 급기야 우리 협상단도 협상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유럽으로의 이동을 결심하게 됐다.
협상 종료 시한을 앞두고 협상단이 유럽까지 이동하는 이례적 상황은 한국 정부의 다급함과 절박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협상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미국 측에 강력히 어필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러트닉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까지 날아왔다"면서 "그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언급된 '한국인들'은 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협상의 핵심 인물인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방문 일정에 맞춰 27일부터 스코틀랜드에 체류 중이며, 한국 협상단이 26~27일 사이 현지를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지난 27일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무역회담에도 배석했지만, 28일 열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볼 때 한국 협상단이 러트닉 장관과 별도의 비공개 협상 기회를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 장관은 뉴욕 협상에서 논의된 한국 측의 '재수정 제안'을 바탕으로 러트닉 장관과 최종 담판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단은 한국 본국과 긴밀히 연락을 유지하며, 특히 조선, 자동차 및 배터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투자 약속과 시장 개방을 통한 관세율 인하를 제안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관세 협상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최종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스코틀랜드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협상단은 유럽에서의 장관급 합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러트닉 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운전석에 앉아 있다. 그는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으며, 그가 말했듯이 관세율을 결정하고 국가들이 시장을 얼마나 개방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리고 이는 이번 주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1일 전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 여부에 대해선 "모두 준비가 돼 있다. 내 역할은 대통령을 위해 테이블을 준비하는 것이고, 그가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며 "우리에게 완전히 시장을 개방한 국가들이 있고, 일부는 조금 덜 제안했다. 대통령은 '이게 내가 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하며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안한 수십조 원 규모의 한미 조선업 협력 구상, 이른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막판에 중요한 카드로 떠올랐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낙후된 조선 산업을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투자를 통해 되살리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산업 활성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목표를 충족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리 협상단은 이 같은 대규모 조선업 협력 방안을 통해 미국 측의 관세 인하를 설득하고 있으며, 미국도 이 방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일본과 EU 등으로부터 막대한 투자 약속을 이끌어낸 만큼, 한국이 제시한 '마스가' 프로젝트를 포함한 추가 투자와 시장 개방 제안이 미국의 기대에 부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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