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까지 20분대…지금 그곳은 축제

불로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 1월 입주한 후 한동안 분양권 매매가 활발했지만 예타 발표 이후에는 집주인이 매물을 모두 거둬들인 상태”라고 전했다. 검단신도시 주민 이유리 씨는 “2021년 입주 당시만 해도 어수선하던 곳이 이제는 제법 신도시 모양새를 갖춰 간다”며 “비싼 서울 집값을 피해 저렴한 가격을 보고 들어온 아파트인데, 서울로 가는 노선이 개통된다면 집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좋아했다.
경기 김포와 부천을 철도로 연결해 일명 ‘김부선’으로 불리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가 GTX-B노선 일부를 공유해 청량리까지 운행하는 내용으로 예타를 통과했다. 광역급행철도가 뚫리면 김포에서 서울까지 소요 시간이 최대 80분대에서 20~30분대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GTX-D노선 예정지 부동산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경기도는 지난 7월 10일,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열린 제7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GTX-D노선 건설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2023년 6월부터 진행해온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과 정책적 추진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GTX-D노선은 총사업비 2조6710억원을 들여 김포 장기에서 인천 검단·계양, 부천 대장·부천종합운동장을 거쳐 서울 청량리역까지 총 49㎞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김포 장기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는 철로 21㎞를 신설하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청량리역까지는 GTX-B노선(인천대입구~마석 구간)과 선로 28㎞를 함께 이용해 서울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 등 서울 도심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당초에는 지역 주민의 반발을 무마하는 차원에서 서울역이나 용산역까지만 연결하려다, 회차 공간 부족 탓에 청량리까지 운행 범위를 늘리게 됐다.
이에 따라 GTX-D노선은 현재 추진 중인 GTX-B노선 개통 시점에 맞춰 2030년을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돌입하게 된다. 국토부는 김포에서 출발한 GTX-D노선 열차가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환승 없이 B노선의 선로를 이용해 서울 청량리역까지 운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역·용산역까지 20분대
GTX-D노선 예타 통과 소식을 가장 반기는 지역은 수도권 서부 지역 교통 불모지로 통하던 김포 장기지구(장기동)다. 장기지구는 2019년 서울 김포공항역까지 연결하는 ‘김포골드라인’이 개통하기는 했지만 2량짜리 협소한 열차라 ‘김포골병라인’이라는 오명이 생겼을 정도로 출퇴근 시간대마다 혼잡도가 극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나마도 장기역에서 노량진까지 이동하는 데만 50분 이상 걸리고, 여기서 1호선으로 환승한 뒤 10~20분을 더 이동해야 용산역, 서울역, 시청역 등에 도착한다. 청량리역까지 가려면 역시 두 번 환승을 거쳐 총 85분가량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GTX-D노선이 개통하면 김포 장기역에서 서울 청량리역까지 환승 없이 33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장기역에서 여의도까지 24분, 용산역까지는 28분 만에 주파 가능해진다. 아울러 9호선과 함께 ‘지옥철’로 꼽히던 김포골드라인뿐 아니라 올림픽대로 등 서울로 가는 길목 역시 상당 수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GTX-D노선이 개통할 경우 출발역인 장기역 인근을 포함해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가 직접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역 인근 ‘KCC스위첸(1090가구)’ 전용 59㎡는 지난 6월 3억7000만~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장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실거래 가격이 4억원을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아파트값은 다소 약세지만 최근 예타 통과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도 GTX-D노선 수혜지로 꼽힌다. 입주 4년 차에 접어든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당하동, 마전동, 불로동, 원당동 일대에 조성된 수도권의 마지막 2기 신도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 덕분에 서울 집값 급등기에 내집마련의 부담을 느낀 20~30대 실수요자 관심이 집중됐다.
GTX-D노선 개통 시 검단신도시 주민도 서울 도심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다만 GTX-D노선이 어느 역에 정차하느냐에 따라 수혜 단지가 다소 달라질 전망이다. GTX-D노선은 검단신도시를 경유하는 것은 확정됐지만 구체적인 정차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후보로 꼽히는 2개 역은 지난 6월 인천1호선이 개통된 신검단중앙역과 검단호수공원역이다. 두 곳 역 모두 장점은 있다.
우선 신검단중앙역은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계획에 포함돼 있다. 5호선이 연장되면 신검단중앙역은 인천1호선, 5호선, GTX-D가 만나는 트리플 환승역이 된다. 검단신도시 중심부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다. 만약 GTX-D노선이 신검단중앙역에 정차하고 5호선도 연장되면, 신검단중앙역은 서부권 교통의 허브로 부상할 전망이다. 검단호수공원역은 현재 논의 중인 인천2호선 연장선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는 2단계 개발 지역에 위치해 주변이 허허벌판이다.
아직 조성 중인 3기 신도시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도 GTX-D노선이 들어설 때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3기 신도시는 문재인정부 시절 발표된 총 32만8000가구 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다. 이 중 인천 계양이 1만7000가구, 부천 대장이 1만9000가구 조성을 목표로 조성 중이고 2021년 사전청약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본청약에 들어갔다. 이중 부천 대장은 지난 5월 A7블록과 A8블록 본청약을 진행한 결과 사전청약 당첨자(369가구)의 78%(286가구)가 본청약에 접수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GTX-B노선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 이들 지역 부동산이 한 번 더 재평가받을 것으로 본다. 다만 철도 사업은 예타가 통과되더라도 기본계획 수립(통상 1~2년), 실시설계와 각종 인허가(2~3년), 사업시행자 선정과 재원 조달 방식 확정, 보상과 착공 등을 거쳐 준공하려면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TX-A노선은 수서~동탄,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만 부분 개통했고 지난해 1월, 3월 각각 착공식을 연 GTX-C·B노선도 아직까지 실질적으로 삽을 뜨지 못한 상태”라며 “GTX-D노선은 더더욱 착공 일자를 확정할 수 없는 만큼 단기간 내 집값 상승까지 기대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귀띔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0호 (2025.07.30~08.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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