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홀, 계산까지 혼자 다 챙겨야 하는 총체적 난국입니다"
본 기사는 송파구의회 의정연구회(회장: 배신정 의원)와 함께 송파구내 소상공인들의 노동 및 영업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돕고, 응원하는 목적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단순히 송파구 상황이 아니라 국내 소상공인들 대부분이 직면한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4회 연재할 예정입니다. <기자말>
[전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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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와 인터뷰 하는 '대산계' 사장님 |
| ⓒ 전진한 |
고객의 처지에서 어깨 너머로 그 실태를 짐작했지만, 식당 속내를 꼼꼼히 관찰한 기사는 거의 없는 듯하다. 한마디로 방치된 곳이다. 소상공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귀를 열어야 할 때다. 동네 골목길을 지키며, 휴식처를 제공하는 귀한 분들이다.
지난 22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대산계'는 숯불 향 가득한 닭구이 한 상으로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이다. 실제 닭구이 맛은 놀랍도록 부드럽고, 향긋했다. 주인이 초벌구이를 해줘 손님들은 조금만 익혀서 먹으면 된다. 가게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가게 주인 김중곤(35)씨는 30대 초에 가게를 개업했고, 그전에는 10년 넘게 요식 업계에서 실력을 키웠다고 한다. 재야의 고수가 이런 맛을 낸다면 당연히 일정 정도의 매출은 유지되는 것이 상식이다.
주인은 말하는 순간부터 한숨을 쉬었다. 작년 연말부터 회식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12·3 계엄사태가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이 된 것이다. 실제 매출은 30% 이상 줄었다. 매출이 줄어들자, 같이 일하던 직원도 그만두고 혼자서 영업하고 있다.
"주방, 홀, 계산까지 다 챙겨야 합니다. 주방을 신경 쓰면 홀에 서비스가 부족할까 봐 걱정되고요. 홀에 집중하면 음식 맛이 떨어질까 봐 신경 쓰입니다. 총체적 난국입니다."
혼자서 일하는 걸 보니, 능숙했지만 바빠 보였다. 이날은 알바도 없어 음식이 늦게 나왔다. 하지만 일의 강도는 높아 보였다. 아프면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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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산계 사장님이 서빙을 하고 있다. |
| ⓒ 전진한 |
"건물 주인들이 함께 산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장사가 조금만 잘되면 임대료를 너무 많이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건비도 비싸잖아요. 그러니 가족 위주의 사업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창업할 때 투자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은행이 투자를 해야죠. 나중에 안 되면 도와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창업 단계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35살의 자영업 사장님은 보통 청년의 삶과 무엇이 다를까?
"휴가를 간 적 없고요. 보통 12시에 끝나니까 저녁에 친구를 만날 수 없습니다. 직장인은 퇴직금도 있고, 육아 휴직도 있지만 자영업자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혼할 사람을 만날 기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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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차시대 전경 |
| ⓒ 전진한 |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때, 술 서빙 같은 건 어떻게 할까?
"단골손님들이 오셔서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세요. 술 서빙 같은 건 손님들이 대부분 가져다 드십니다."
방문한 날, 다섯 테이블에 손님들이 가득했다. 동네 주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주방은 쉴 새 없이 음식을 만들고 있었고, 손님들은 각자 술과 음식을 직접 가져가 먹고 있었다. 어릴 적 경험했던 동네 잔치를 보는 느낌이었다. 술집 벽 한 곳에는 조기축구회 모집 안내문이 있었다. 축구 회원들도 구석진 테이블에 모여 있었다.
대화하면서도 요리를 하는 손은 계속 분주하게 움직였다. 혹시나 아프거나 몸이 힘들 때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았다.
"다행스럽게 2년 동안 아픈 적은 없었어요. 솔직히 아플 자유도 없는 거 같아요(웃음)"
2~3시간을 관찰하니, 실제 노동량은 어마어마했다. 요리하고, 닦고, 치우고, 계산, 서빙까지 모든 일을 직접 해야했다. 단 1분도 앉아서 쉴 수 없었다.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점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소상공인들도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최소매출 보험 같은 거 생기면 좋겠어요. 저희는 쉬면 하루 매출액이 다 없어지잖아요. 최소 매출액을 며칠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동네 사랑방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가게 주인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다면, 사랑방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매출 걱정이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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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차시대 사장님이 요리를 하고 있다 |
| ⓒ 전진한 |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제반 시설들을 많이 지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공영주차장 같은 경우 식당들을 위해서 얼마든지 싸게 공급할 수 있거든요. 또한 자영업자들은 근무 일수나 휴일 일수 보장 자체가 없습니다. 이것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1인 식당. 하루하루 겨우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다. 하루하루 엄청난 노동량과 줄어드는 매출액으로 걱정이 한시름이다. 정부는 이들의 삶을 외면하지 말고,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들도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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