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고위급 평화회담 개시…미·중 중재 본격화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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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오다르 민체이 주에서 태국군이 쏜 포에 맞아 파손된 탑 |
| ⓒ 연합뉴스=AFP |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27일, 현지시각) X(구 트위터)를 통해 "양국이 즉각적인 휴전을 위한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아세안(ASEAN) 의장국 말레이시아가 중재자로 나서고, 미국과 중국이 공식 참여하는 국제 공동 중재 형식으로 진행된다.
트럼프 카드, 양국 종전 명분 제공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트루스소셜에 태국과 캄보디아 정상과 각각 통화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교전이 계속되면 미국은 양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양측 모두 전투를 멈추고 싶다는 태도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정전 협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앞으로의 평화 협상도 주선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 역시 태국·캄보디아 외교장관들과의 통화에서
"즉각적인 긴장 완화와 정전 합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전문가는 "미국의 무역 협상 중단 카드는 단순한 압박 그 이상이었다"고 평가한다. 양국 정부는 이미 전쟁을 멈추고자 했지만, 국내 정치적 부담과 체면 문제로 스스로 물러설 명분이 부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겉으로는 강력한 제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측이 체면을 유지하며 휴전할 수 있도록 '외부 명분'을 제공한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캄보디아는 군사적 열세와 심각한 인명 피해 때문에 빠른 휴전을 원했고, 태국도 국제사회 이미지와 장기전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전쟁 지속에 신중했다"며 "미국의 압박은 양국 모두가 물러날 타이밍과 명분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무조건 정전'… 태국은 '조건부' 입장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 회담은 말레이시아가 주최하고 미국과 중국도 공동 참여했다"며 외교 무대에서 중국의 역할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그는 "캄보디아는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정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푸탐 태국 총리 권한대행은 "원칙적으로 정전에 동의하지만, 이는 캄보디아가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태국은 군 철수와 치명적 무기 사용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외부 중재보다는 양자 간 해결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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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2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협상을 앞두고, '조건 없는 정전' 수용 입장을 밝혔다. |
| ⓒ 훈 마넷 총리 페이스북 |
중국, 아세안 내 영향력 확대 위한 '건설적 역할' 천명
한편, 중국 역시 이번 회담에 공식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태국과 캄보디아는 중국의 우호적인 이웃국가로서, 우리는 휴전과 분쟁 완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 조속히 정전하고, 평화적 대화를 통해 국경 분쟁을 해결하길 바란다"라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의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중국은 앞으로도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며 양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번 협상에 개입한 배경에는 자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모두 중국의 일대일로(BRI) 핵심 협력국이며, 국경 충돌로 인한 물류 차질과 투자 위험 증가는 중국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동시에 미국 주도의 압박 외교 속에서 중국은 아세안 내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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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를 향해 포를 쏘는 태국군 모습. 격화된 국경 충돌로 양국에선 사망자 35명, 피란민 약 21만 명이 발생했다. |
| ⓒ 태국 왕립군 동영상 캡처 |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민간인을 포함해 35명, 부상자는 130여 명에 달한다. 피란민 수도 21만 명을 넘어섰다. 태국 남부 꼼산의 한 주민은 "아내와 딸이 간식 사러 밖에 나갔다가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양국 모두 오는 8월 1일부터 미국과의 상호 관세를 인상할 예정이었으며, 현재는 무역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 평화회담은 단순한 군사적 휴전에 그치지 않고, 경제와 안보를 포함한 전방위적 갈등 해결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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