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가 APEC 점검회의서 말한 '한글', 왜?

김슬옹 2025. 7. 2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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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대표 유산으로 언급, 디지털 친화성으로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

[김슬옹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주재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종합점검 회의에서 주목한 핵심 단어는 다름 아닌 '한글'이었다. 김 총리는 이날 기조 발제에서 "신라의 미소와 한글은 경주 APEC 기간 특별히 부각할 만한 빛나는 대표 유산"이라며 한글을 APEC의 핵심 문화 상징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총리가 "전국 각지에선 세계적 한류의 상징적 플랫폼인 한글을 대표적인 문화적 상징으로 함께 마케팅하는 방식"을 언급한 것은 단순한 문화 홍보를 넘어선 전략적 접근임을 보여준다. 필자는 <한글혁명> <한글학> <세종학> 등을 펴낸 한글학자로, 김 총리의 발언과 이를 지지한 고도원 아침문화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토대로 심층 분석을 해 보았다. 마침 회의 전 과정이 생중계되었고 유튜브에 영상이 게재되어 있어 쉽게 분석할 수 있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종합점검회의에서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의 보고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K컬처의 뿌리

회의 중 김 총리는 "세계에서 지금 한글을 공부하려고 하는 수요 인구를 잠정 최소 1억이다"라며 한글의 글로벌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는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확산과 함께 한글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88올림픽 때 굴렁쇠가 전 세계 스토리텔링의 시작점이 됐는데, 이번 APEC의 상징은 한글이어야 한다"라며 김 총리의 구상에 힘을 실었다. 고 이사장은 "한글이 어떻게 세계화하고 과학화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산업화돼서 한글이 돈이 되는 것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APEC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모든 세계인에게 한글과 한국 노래를 배울 수 있는 기념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 기념품을 넘어 한글 교육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경주를 찾는 모든 관광객에게 보편적이고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된 대표적 유물 해설을 제공"하는 과정에서도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함께 알리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이번 APEC에서 한글이 주목받는 이유는 개최지인 경주의 특성과도 연결된다. 김 총리는 "천년 왕국 신라는 가야를 통합하고 삼국을 통합하고 백성을 아껴 고려로의 평화적 왕조 교체를 이룬 통합·평화·문화·애민의 나라"였다며 신라 정신과 한글의 정신적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K컬처의 뿌리가 1500년 전 신라 문화에 있을 수 있다"라며 "날갯짓의 시작이 신라 문화"라고 말했다. 이는 한글을 중심으로 한 K컬처가 단순히 현대적 현상이 아니라 깊은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주에서 펼쳐질 한글의 새 장

메가존클라우드 이주완 이사회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APEC 참가자들을 위한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다국 국가에서 참가하는 만큼 다양한 번역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서 최대한 편의성에 도움을 주겠다"리며 한글과 첨단 기술의 결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AI 시대에 한글이 가진 과학적 체계와 디지털 친화성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김 총리가 이날 강조한 '초격차 K-APEC'에서도 한글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리는 "APEC의 역사에도 없고 대한민국의 국제 행사 역사에도 없는 역사적 초격차의 K-APEC을 목표로 해야 한다"리며 한글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시사했다. 특히 "한류의 뿌리는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한글을 민주주의와 연결하여 설명한 것은 단순한 문화 홍보를 넘어 가치 외교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는 10월 31일 경주에서 진행되는 APEC 정상회의에는 전 세계 21개국 정상들과 2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몰릴 예정이다. 이들이 경주에서 마주하게 될 한글 중심의 문화 체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총리는 "국민이 함께하는 APEC의 준비와 성공은 새 판을 여는 매우 중요한 국민적 인식과 각성과 참여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글을 통한 국민 참여를 당부했다. 세계 1억 명이 배우고 싶어하는 한글이 천년 고도 경주에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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