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력한 우승후보, 6연패 수렁 KIA... 반등 가능할까
[이준목 기자]
프로야구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거듭된 부진 속에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KIA는 7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대5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지난주 열린 LG-롯데와의 주중 6연전을 모두 스윕당했다.
시즌 성적 46승46패3무를 기록한 KIA는 삼성 라이온즈(47승47패1무), SSG 랜더스(46승46패3무)와 공동 5위를 기록했다. 8위 NC 다이노스가 43승44패5무를 기록, 5위권을 반게임 차까지 추락하면서 KIA는 당장 다음 경기에서 패하면 5강권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KIA의 예상치 못한 추락이 역대급 중위권 전쟁을 혼돈으로 몰아넣는 '설계자'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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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8회초에 마운드로 향해 전상현ㆍ한준수 배터리에게 조언하고 있다. 2025.7.23 |
| ⓒ 연합뉴스 |
다행히 마운드에서도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의 원투펀치가 분전하는 가운데, 전상현-조상우-정해영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의 호투, 해결사 역할을 책임져준 불혹의 노장 최형우의 분전, 주전들의 공백을 잘 메워준 오선우와 김호령, 김도현의 성장 등이 더해지며 '잇몸만으로도 강한 호랑이'의 저력을 발휘했다.
KIA는 6월에만 15승2무7패로 10개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7월 첫주까지도 4승2패로 위닝시리즈 행진을 이어갔다. 이러한 뒷심을 바탕으로 전반기를 가을야구 진출권인 4위( 45승40패3무)로 그럭저럭 마감할 수 있었다.
후반기를 앞두고 KIA는 나성범, 김선빈, 이의리 등이 차례로 복귀하며 김도영을 제외하면 거의 완전체에 가까워진 전력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4위이기는 했지만 2·3위권과는 불과 2.5게임차 이내로 아직 상위권 진입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였다.
하지만 7월 들어 KIA는 6일 롯데전(2-5) 패배를 시작으로 올스타 휴식기 직전 마지막 3연전이던 한화전 스윕패로 전반기를 아쉽게 마무리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후 올스타 휴식기와 3일 연속 우천취소를 거쳐 20일 NC를 상대로 후반기 첫 승을 거두며 연패를 탈출했지만, 지난주 6연패의 수렁에 다시 빠지며 최근 11경기에서만 무려 10패를 당했다.
하필이면 상대가 리그 1, 2, 3위팀에게 이달에만 모조리 스윕패를 당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뼈아프다. KIA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1위 한화에 3승 8패, 2위 LG에 4승 7패로 열세를 기록 중이며 어느덧 3위 롯데에도 6승 6패로 대등하게 따라잡혔다. 지난 시즌 LG(13승 3패)와 한화(11승 5패)에 극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다.
KIA에게 7월의 부진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필승조의 붕괴였다. 한화-LG-롯데에 당한 10패 중 7패가 3점차 이내 승부였을 만큼 내용상 일방적으로 밀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해영, 조상우, 성영탁 등 믿었던 불펜투수가 차례로 무너지며 중반 이후 승부처에서 경기 흐름을 내주는 양상이 반복됐다. 타선과 수비 역시 주전들의 복귀에도 오히려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마운드를 전혀 받쳐주지 못했다.
특히 KIA의 에이스인 네일은 올시즌 20경기에 등판하여 자책점 2.50, QS 15회로 호투하고 있음에도 승수가 고작 5승(2패)에 불과하다. 6월 15일 NC전 승리를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승리가 없다.
공교롭게도 KIA는 리그 최다우승팀(12회)이지만, 80-90년대 KBO리그 '왕조'를 호령하던 전신 해태 시절과는 달리, 21세기 이후로는 연속 우승이 아직 한 번도 없다. 특히 우승을 차지하고 난 다음 시즌에는 성적이 크게 하락한다는 묘한 징크스까지 생겼다.
2009년 통합 우승 직후 이듬해인 2010년에는 구단 역사상 최다연패인 16연패를 당하는 등, 8개구단 중 5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조차 실패했다. 2017년 우승 직후에도 이듬해인 2018년에는 역시 5위에 그쳤다. 이때는 10개 구단 체제에서 와일드카드 제도로 가을야구 막차티켓을 따내기는 했지만 한 경기만에 광속탈락하며 역시 우승 시즌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현재 KIA의 상황도 묘하게 2010년-2018년의 데자뷔를 느끼게 한다. 이미 선두 한화와 경기 차는 10.5경기까지 벌어져 이제 정규시즌 2연패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2위 LG와도 7.5경기, 3위 롯데와도 5.5경기 차이로 상위권 진입도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지난해 통합 우승 팀이, 이제는 포스트시즌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락하면서 사령탑 2년 차가 된 이범호 감독 역시 전임자인 조범현-김기태 전 감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누가 봐도 잘해야 할 상황에서는 못하고, 못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다시 잘하는 KIA의 이른바 '롤러코스터 야구'가 과연 올 시즌 어떤 종착역을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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