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정복'에 사활 건 바이오 기업들…'레켐비' 넘는 신약 나올까
제형 및 효과 차별화, 아리바이오 글로벌 3상 진행
알츠하이머 치료제 2033년 45조원으로 고성장 예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른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레켐비’가 지난해 5월 한국에 상륙한 이후 암과 자가면역질환 중심이었던 국내 신약 개발 흐름이 알츠하이머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대중에게 ‘치매’로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는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이다. 알츠하이머는 뇌 속 신경세포와 시냅스가 점진적으로 파괴돼 인지기능과 기억력, 언어, 판단력 등이 서서히 저하되는 병으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일시적으로 늦추는 증상 완화에만 머물렀다. 알츠하이머 발병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직 축적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은 오랜 시간 제약·바이오 업계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레켐비’를 개발하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레켐비는 초기 환자들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며 2023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한계도 있다. 2주 간격의 정맥주사 투여 방식, 연간 2600만원에 달하는 높은 비용, 비용 대비 낮은 치료 효과, 뇌부종과 같은 부작용으로 영국 보건임상연구소(NICE)는 레켐비의 비급여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레켐비의 빈틈을 파고들며 알츠하이머 시장에서 독자적인 영역 구축에 나섰다.
알약 제형, 높은 효과…레켐비와 ‘차별화’
27일 업계에 따르면 큐라클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CU71’ 전임상 결과를 오는 ‘AAIC 2025’서 최초 공개한다. CU71은 뇌혈관장벽(BBB) 자체를 타깃으로 삼아 뇌혈관 기능을 회복시키는 스테빌라이저(Stabilizer) 개념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BBB는 뇌혈관 내피세포, 기저막, 성상세포 등으로 구성된 생물학적 방어막으로 뇌를 외부 유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환자는 질환 초기부터 이 BBB가 붕괴되면서 혈관 누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뇌 내 독성물질 유입,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신경세포 손상 등 병태생리적 연쇄 반응이 유발된다.
CU71은 이러한 BBB 기능장애와 혈관 누수를 정상화하며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네페질’ 대비 장기 기억력 회복 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CU71은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현재 국제 특허를 출원하며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권리 확보에 나섰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곳은 아리바이오다. 아리바이오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다중 작용기전을 바탕으로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진행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2021년 미국 임상 2상에서 AR1001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억제하는 동시에 인지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AR1001은 경구용 치료제로 BBB를 통과해 세포 내부 병리까지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약물과 차별화된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6월 UAE 국부펀드 계열사 등과 8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상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AR1001이 효능과 안전성, 복용 편의성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주사제를 뛰어넘는다는 평가에서 기반됐다.
현재 아리바이오는 1150명을 대상으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올해 말까지 글로벌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내년 FDA에 신약 허가 신청(NDA)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4조원 규모의 ‘빅딜’을 성사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약물을 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플랫폼 ‘그랩바디-B’를 앞세우고 있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하는 BBB 셔틀 플랫폼으로 부작용 없이 약물의 뇌 투과율을 높여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서 혁신으로 꼽힌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높은 시장성에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22년 1000만 달러(약 6조원)에서 오는 2033년 308억 달러(약 45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 사이에 7배 이상 시장 규모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국내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전”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근원적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을 치료하는 후보물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이전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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