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봉 1억' 이젠 상위 5%에도 못낀다…10년새 3배↑

한국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젠 연간 급여를 1억원 넘게 받아도 상위 5% 안에 못 들 수 있다. 고액 연봉자의 수도권 쏠림과 성별 격차는 여전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억대 연봉자는 2014년 52만6000명에서 2023년 139만3000명으로 86만7000명 늘었다. 10년 새 2.6배로 급증(164.8%)했다. 같은 기간 전체 근로소득자 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근로소득자는 1668만7000명에서 2085만2000명으로 1.2배(416만5000명)로 늘었다.
지난 10년 동안 전체 근로자의 평균 급여는 3168만원에서 4332만원으로 36.7% 올랐다. 이처럼 평균 급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과급 등을 많이 주면서 고액 연봉자가 증가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인해 1억원의 실제 가치가 하락한 요인도 있다.

전체 근로소득자 중 억대 연봉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3.2%에서 2023년 6.7%로 커졌다. 2017년~2020년까진 4%대에 머물렀는데 2021년 이후 해마다 5.6%→6.4%→6.7%로 빠르게 증가했다.
억대 연봉자는 수도권에 많았다. 2023년 기준 억대 연봉자 10명 중 6명이 서울·경기에 거주지를 두고 있다. 경기도 42만7000명(30.7%), 서울 41만6000명(29.9%) 등 84만3000명으로, 억대 연봉자의 60.6%가 수도권 두 지역에 집중돼 있다. 높은 급여를 주는 직장이 수도권에 그만큼 많이 몰려있다는 의미도 된다.

성별 격차도 여전히 뚜렷했다. 2023년 기준 연 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는 남성은 115만7000명으로 여성(23만6000명)의 약 5배다. 2014년에는 남성 47만8000명, 여성 4만8000명으로 10배 차이였다. 여전히 남성 고소득자가 훨씬 더 많지만,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면서 격차가 줄었다. 최근 10년간은 여성 고소득자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 기간 1억원 연봉 근로자 증가율로 보면 남성이 142%, 여성이 389%다.
최은석 의원은 “고소득 근로자의 증가 자체는 한국 경제의 외형적 성장과 고부가가치 일자리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이들이 특정 지역과 일자리, 성별에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소득 양극화 심화와 계층 간 이동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과 임금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지방 중소기업에도 인재가 유입되도록 세제 인센티브, 기술 혁신 지원,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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