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서 날 잡아간단다... 국힘 해체쇼가 문제란다
[송경동 기자]
"똑, 똑, 똑"
"누구세요."
"경찰입니다. 송경동씨 잡으러 왔습니다."
어제(24일) 늦은 밤 9시경 집으로 경찰들이 쳐들어왔다고 한다.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고 귀가했다면 어제 끌려갔을 터였다. 의미는 없다.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다시 경찰서 신세를 져야 하려나 보다. 고단하다. 늘 반복되는 일. 지난 20여 년 경찰서 가고 법원가는 게 일상이었으니 특별한 감흥이 생기지도 않는다.
1주일 단위로 소환장이 날아왔다. 이번 주 월요일(21일)이 3차 소환이었는데 3일 만에 강제수사로 전환해 집으로까지 모시러 와주다니 참 감동이다. 계속해서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윤석열보다 내가 더 위험하고 중한 범법자라도 된 듯해 뿌듯하다. 하여튼 이렇게 신속하게 법질서 확립을 위해 애쓰는 국가수사본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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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비상행동 공동대표로서 광화문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송경동 시인 |
| ⓒ 송경동 |
당시 내란 공모·동조·부역·옹호·선전·선동의 너무도 명백한 헌정 파괴 행위들에 이어, 한남동 윤석열 공관 앞에서 내란수괴 체포를 물리적으로까지 막은 국민의힘 해체는 헌정 회복을 위한 전국가적 과제였고, 대다수 주권자들의 요구였다.
물론 우리는 서부지법을 유린한 극우시위대들처럼 무례하지도 않았고 어떤 폭력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다. 내란세력에게 어떤 빌미도 주지 않기 위한 너무도 평화로운 문화제 방식이었다. 그날 문화예술인들의 '해체쇼'가 있기 전주에 열렸던 '비정규직 이제 그만' 주최의 1박2일 규탄 문화제에도 나는 함께 했는데 이때 역시 어떤 문제도 없었다. 나와 있던 일선 경찰들에게도 덩달아 수고했다며 인사하고 헤어졌던 날들이었다.
한겨울 한파 속에서 2주에 걸쳐 길거리에서 꼬박 날을 새는 것이 무척이나 힘겨운 일이었지만 친위 쿠데타 세력이 무너뜨린 이 땅의 헌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주권자의 당연한 의무라는 생각으로 그 새벽들을 깡으로 버텼다. 그런데 수개월이 지나 간신히 헌정을 회복하고 있는 이때 소환이라니. 도저히 내 발로는 갈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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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현수막 |
| ⓒ 송경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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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수사본부에서 온 카카오톡 메시지 |
| ⓒ 송경동 |
정히 조사하고 싶으면 체포하라고 했다. 내란수괴 윤석열과 김건희는 지금도 특검의 출두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내란수괴와 그 일당을 보호하고 끝까지 헌정 회복을 막으려 한 국민의힘은 여전히 합법정당 행세를 하고 있다. 어떤 헌법적 책임도 물어지지 않은 가운데 지난 조기 대선에 대통령 후보를 내는 등 여전히 헌정을 유린하며 주권자를 농락하고 있다.
지난 윤석열 내란 정부 국무위원들부터 전광훈 등 내란수괴를 보호하고 내란을 옹호하며 헌정 회복을 막았던 무수한 이들 중 누구도 아직 소환장을 받았다는 얘기도 못 들었다. 이런 적반하장의 지연되고 전도된 정치 상황만으로도 쓴 물이 나오는 판인데 얌전히 조사나 받으러 오라니 어떻게 내 발로 갈 수 있는가? 헌정 파괴의 국가 위기 상황에서 주권자로서의 당연한 헌법적 책무에 누구보다 충실히 나선 이들이 사법처리의 대상자가 되는 난센스를 나부터 순순히 인정해 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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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5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체포를 요구했던 시민들의 모습. |
| ⓒ 송경동 |
지난 내란 정국에서 윤석열 체포·구속을 위한 사회적 행동으로 한강진 윤석열 공관에서 눈비 맞으며 3박 4일을 꼬박 지새기도 했고, 위의 국민의힘 해체를 위한 사회적 행동으로 며칠을 다시 날밤을 새우고, 광화문에서는 비상행동 공동대표단의 일원으로 16일에 이르는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의 자신을 반추해 보건대 최선이 아니었다. 더 나를 밀어 넣어야 할 때마다 나는 계속 주춤했다. 부끄러웠다.
지난 대선 시기에 몇 차례의 글 청탁이 왔지만 받지 않았던 것은 위의 반성 이외에 어떤 분노와 무력감 때문이기도 했다. 조기 대선은 정치적 측면에서는 국민의힘과 내란 옹호 세력들의 정치적 복권 프로그램일 수 있는데, 막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대선 결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도합 5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었다. 이러한 구도의 복원은 문재인 정부 때와 비슷하게 새로운 정부의 개혁을 힘들게 하고, 모든 광장의 요구를 뒤로 밀치며 새 정부로 하여금 우클릭에 나서게 하는 정치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광장의 요구는 지워진 채 기업가들과 김앤장 세력들이 내각과 대통령실에 대거 유입되고, 노조법2·3조 개정안이 내용적으로 후퇴하고, 사회대개혁·대전환으로 가는 길에서 가장 상징적인 광장의 1번 요구였던 차별금지법이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것에 대한 명분은 '조기 대선을 통한 내란 세력들의 합법적 복원'이라는 환상적인 프로그램 안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래된 양당 정치의 요술을 깨고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로 건너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새 정부가 안정된 후 광장의 요구이기도 했던 '헌법개정'을 통해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 결선투표제 등 총체적인 정치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1987년 헌법의 절차적 민주주의 요건들이 좀 더 심화 확장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떤 까닭과 명분으로도 미루어져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새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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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24일 <국민의힘 해체쇼>의 모습. |
| ⓒ 송경동 |
그래서 '광장'이 정부나 여의도 정치의 2중대 정도로 위치 설정되면 안 될 거라는 우려를 가져 왔다. 비상행동의 일부 정치 그룹이 작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앞세우거나, 또는 '무능함'을 통해 이 거대한 광장의 정치의 물결을 거스르거나 정체 내지 거세시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 역시 가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 혐의가 실제가 되는 것을 지난 대선 과정을 통해 확인하게 되면서 쓴 물을 삼켜야 하기도 했다.
내가 반성한다는 것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비난하기보다 그럼 그런 흐름을 돌이키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얼마나 했는가' 부분에 대한 자괴감과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물론 아직 모든 건 끝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도 열을 내고 있고, 내란 세력들도 '수성'을 위해 열을 내고 있다. 안타깝지만 해체되고 분열된 광장의 세력만 그 열성이 보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지만, 이 역시 복원시켜야 할 것 아닌가.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극우세력 청산, 새로운 사회대개혁의 완성을 위해 '광장의 정치', '주권자 직접민주주의 정치' 역시 힘 있게 복원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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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경동 시인의 모습. |
| ⓒ 송경동 |
하여튼 나도 이젠 집에서 편히 자고 싶은데 잘 안된다. 내일도 경남 창녕에서 열리는 경남문학인대회에 참석하는 약속된 역할이 있어 잡혀가면 안 되는데 오늘은 어디에서 잠을 청해야 할까. 모두 이해해 줄테니 그냥 빨리 와서 잡아가던가. 일하는 사무실이 어딘지도 알텐데 아직도 안 온다. 공교롭게 근래 일하고 있는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사무실이 민변 4층에 있다. 이렇게 알려줘도 되나.
참, 경찰들이 집으로 잡으러 왔던 어제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었다. 송미령(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그대로 보고 있어야 하는 농민들 마음과 비슷한 마음이었다. 지난 이명박 정권 시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이 있는 유인촌이 내란까지 겪으면서도 아직도 문체부 장관인 것도 견딜 수 없는 일인데, 갑자기 놀유니버스(구 야놀자 합병) 사장인 최휘영씨를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자산만 수백억 원인 기업인을 갑자기 문체부 장관이라니. 지난 윤석열 정부하에서도 자행되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실행 등에 대한 특별법 요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단 한 번의 내부 항명이나 고발도 없이, 내란 세력과 유인촌에게 충성해왔던 문체부 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도 없이, 문화예술을 상품화해서 돈벌이를 하라는 건가.
그냥 문체부를 '플랫폼 기업부'로 바꾸면 될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재고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접수하고 왔다. 이런 우리의 간곡한 요청에도 국가수사본부가 빠르게 움직이듯이 빠른 답을 내주기를 기대해 본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국가수사본부는 힘없는 문화예술인, 주권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시민들을 말도 안 되는 법꼬투리를 빌미로 때려잡을 생각 말고, 헌법을 유린하고도 버젓이 활개 치고 다니는 저 내란수괴나 내란 종사·동조·옹호자들, 그 내란 연장 지속의 몸통 역할로 여전히 기능하고 있는 이들부터 조속히 잡기 바란다.
※ 다음은 앞서 이야기한 '국민의힘 해체쇼' 관련 <오마이뉴스> 기사 내용이다.
(관련 기사: "예술인이 요구한다,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 수많은 예술인과 시민들이 모여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윤석열퇴진예술행동과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쇼'를 열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행사는 뜨거운 열기 속에 다음 날 새벽 5시가 돼서야 막을 내렸다.
오후 6시 45분경 국민의힘 당사 벽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쏜 '국민의힘 해체' 글씨가 떴고, 시민들의 환호는 극에 달했다. 이들은 "예술인이 요구한다 국민의힘 해체하라", "윤석열을 파면하고 국민의힘 박살내자", "내란몸통 국민의힘 정당해산 심판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국민의힘 해체를 기원했다.
예술인들은 노래, 춤, 마임, 오카리나 연주, 디제잉, 샌드아트, 막춤 워크샵, 시낭송, 풍물공연, 합창, 국민의힘 장례굿 등으로 시민들과 함께했다. 한쪽에서는 타로, 캐리커처, 실크스크린 깃발꾸미기 등 예술부스가 꾸려져 참가자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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