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학회들의 '방통위 독임제 제안', 혹평 받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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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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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방송3법(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처리를 지켜보고 있다. |
| ⓒ 유성호 |
지난 24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최한 '방송통신위원회 개편의 원칙과 방향' 토론회의 주요 안건은 미디어3학회가 제안한 방통위 독임제 구상이었다. 미디어3학회는 현재 여야 추천위원 5인의 합의제 기구로 운영되는 방통위를 장관 1인이 의사결정하는 '독임제' 구조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가칭 미디어콘텐츠부라는 독임제 부처를 신설하고, 공영방송의 경우, 이를 별도로 관리하는 합의제 형태의 공영방송위원회를 만들자는 내용이다.
독임제 제안에 대한 토론회 패널들의 평가는 '혹평'이었다. 방통위가 그동안 2인 체제에서도 YTN 민영화 등 주요 안건을 강행하면서 문제가 생겼는데, 이런 상황에서 독임제 전환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란 지적이었다.
방통위 국장 출신인 양한열 오픈미디어연구소장은 "미디어업계에서 정책과 현안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많다, 언론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야 하고 공공성·공익성 확보라는 특성이 있다"라면서 "독임제라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장관 혼자 섣불리 결정할 수 있겠나. 그렇게 되면 정부 정책이 실패로 이어지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더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도 "합의제를 보완해 장점을 관철해야 할 때 아닌가"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위원회 기구를 통해 여론과 사회적 패러다임을 장악하려다 실패했는데 어떻게 보면 합의제 기구였기 때문에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합의제의 장점을 포기하긴 쉽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국정기획위원으로 활동하는 박선아 한양대 교수도 "방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구인데도 2인 체제로 운영(강행)됐고, 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를 생각할 때 시민 참여를 강화하는 방식의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독임제는) 과방위원 다수도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국민주권정부는 (언론과 관련한 정부 기득권을) 다 내려놓겠다고 하는데, 독임제로 간다는 것은 다 내려놓겠다는 그 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3학회의 독임제 제안은 언론공공성에 대한 학회 구성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들 학회의 과거 행적도 이같은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볼 여지가 충분하다. 한국언론학회와 한국방송학회는 윤석열 정부에서 자행됐던 언론 탄압에 침묵했던 단체들이다. 한국언론정보학회만 간혹 목소리를 냈을 뿐이다. 물론 학회는 언론단체나 시민단체와는 성격이 다르고, 사안마다 매번 성명과 기자회견을 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정권 비판 언론사와 언론인, 언론학자들에 대한 무차별 수사, 정권 검증 보도 방송사에 대한 무더기 법정 제재, YTN 불법 민영화와 TBS 탄압 등 윤석열 정부가 해온 일은 단순히 정치적 논쟁으로 치부될 수 없는 문제였다. 언론 학회가 연구하는 학문의 근간이 되던 '언론'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었던 심각한 사안이었다.
언론과 방송 연구를 하는 학회라면, 윤석열 정부가 자행한 일에 대해 원칙적 수준에서의 우려 정도는 표명해야 했지만, 두 학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박선아 한양대 교수가 "학회 의견을 저희에게 가져오시려면 지난 시절 공영방송이 힘겹게 싸우고 있을 때 함께 싸워주셨어야 한다고 얘기를 드렸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학회의 '무대응'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윤석열 정부 당시 언론 장악과 관련해 비판 목소리를 꾸준해 내왔던 한 교수는 주변으로부터 '조심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들었다고 하는데, 정권의 칼을 피해 몸사리는 분위기가 학회 전반에 퍼졌던 것으로 해석해 볼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들 학회는 언론 공공성에 대한 인식 혹은 언론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행동 의지가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독임제 제안도 이같은 학회의 부족한 공공성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설익은 안'이라는 혹평까지 나오는 이유다.
김성순 변호사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방통위 체제에서 밀어붙였던 여러 사안들은 언론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었고, 독임제로 간다면 합의제의 견제 기능마저 상실되는 것"이라며 "현재 제도적 미비점으로 공공성 확보를 위한 개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인데 독임제 구상은 이런 인식이 부족한 안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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