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 '디지털 대전환' 본격화..."과학영농 시대 연다"

제주시 조천읍 김제주 씨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최근 강우로 감귤원 주변 습도가 높아졌습니다. 검은점무늬병 발생 가능성이 경계단계입니다"
'제주DA' 앱이 보내온 경고에 즉시 감귤원으로 향했다.
인공지능(AI)은 검은점무늬병 초기 감염 징후를 감지하고 3일 내 방제 필요성을 알렸다. 앱은 현재 날씨에 가장 효과적인 방제 약제와 도내 판매 여부 등 정보를 제공했다.
김씨가 방제작업을 마친 후 "3구역 방제 완료"라고 말하자, 앱이 자동으로 영농일지에 기록했다.
같은 날 오후, 제주감귤협동조합 박미래 실장은 '제주DA 플랫폼'으로 지역별 병해충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했다. 북부지역에 검은점무늬병 발생을 확인했다.
플랫폼은 또한 올해 감귤 생산량이 작년보다 15%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데이터를 보여줬다. 이에 박 실장은 전략회의를 소집해 풍년에 대비한 해외 수출량 증대와 가공용 수매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제주도 친환경농업정책과 이민생 주무관은 같은 시스템으로 전체 농가의 생산 현황과 작황을 분석했다. 북부지역 병해충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검토했다.
또 실시간 감귤 가격 동향과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을 확인한 그는 풍작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에 대비해 가공산업 지원과 해외 수출 물류비 지원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 달 후, 농가는 초기에 병해충을 잡아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고 기뻐했고, 박 실장은 해외 수출과 가공용 수매를 늘려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이 주무관은 정확한 생산량 예측으로 선제적 정책을 펼쳐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5일 전국 최초로 농업 통합 플랫폼 '제주DA(Digital Agriculture, 디지털 농업)'를 공개했다.
'제주DA'는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전통 농업을 과학적 예측과 정밀 분석의 영역으로 전환한 플랫폼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은 이날 '디지털 전환 플랫폼 시연회'를 열고 제주농업 디지털 전환기반 구축사업 1단계 성과물인 통합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8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제주DA'는 34종의 농업 데이터를 수집·정제해 정책 수립과 농업인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농업인들은 병해충 예찰 및 예보, 스마트 영농일지, 경영분석 리포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77개 지점에 설치된 디지털 해충감지기(디지털 트랩)가 해충을 자동으로 감지해 병해충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위치기반․음성인식 기술로 영농일지가 자동 기록된다. 주변 농가와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하는 기능도 갖췄다.
생산자 조직은 인공지능 기반 감귤 생산량·가격 예측 기능을 통해 출하량 조절 등 자율적 수급관리가 가능해진다. 정책실무자들은 작물 재배현황, 농가 고령화, 재해 현황 등 정밀 데이터를 시각화해 과학적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통합 서비스를 통해 생산량과 가격 예측 정보는 수급관리센터와 행정기관에 제공되고, 농업인에게는 20종의 영농정보가 통합 제공돼 농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미래 농업 기반 인프라 조성 및 단계적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 농업기술원에 농업디지털센터를 설립하고, 농업 데이터 수집·분석과 디지털 기술 연구개발을 통한 제주 농업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제주농업 디지털 전환기반 구축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4-2025년)에서는 기본 정보 체계와 데이터베이스(정보 저장소) 구축, 2단계(2025-2026년)는 서비스 고도화와 기능 확장, 3단계(2027-2029년)는 인공지능(AI) 확대 도입과 고정밀 관측체계 구축으로 현장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시연회에는 오영훈 도지사를 비롯해 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수급관리센터, 농업인단체, 유관기관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과학농업으로 전환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민선 8기에서는 수급관리연합회를 중심으로 생산자 단체가 직접 농정을 이끄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수급관리센터, 디지털센터, '제주DA 플랫폼'을 통해 그 약속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엔 하늘에 감사하며 농사를 지었지만, 이제는 과학에 감사하며 농업을 이어가는 시대가 왔다"며 "최근 감귤과 월동채소 가격 안정은 수급관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이 시스템은 농업인과 단체가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고 활용할 때 진정한 의미가 있으며, 농업정보가 '모아진 정보'에서 '내 정보'가 되려면 모든 농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제주DA'는 과학적 기반 위에서 생산자가 주체가 되는 농정 방향을 구체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과학영농 정착과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시연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가뭄 대비 지하수 정보 및 관리 현황 공유 △감귤 품종 자동 식별 기능 △농약 가격 정보 제공을 통한 영농비 절감 △축산 분야 데이터 통합 △농협·품관원 등 유관기관과의 정보 연계 및 검증 등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 기능 추가를 요청했다.
특히 제주 스마트팜 시스템과 연계한 지역별 농업 환경 분석, 열과 피해를 겪지 않은 농가 데이터 활용을 통한 피해 예방 등 플랫폼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제안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시연회에서 수렴된 농업인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2단계 사업에 적극 반영해 '제주DA'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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