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의 놀라운 방문, 그러나 우리는 아직 천막에 있다
[이경호 기자]
|
|
| ▲ 입장을 밝히는 김성환 환경부장관 |
|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
김성환 장관의 방문, 그 자체로 '전환'이었다
지난 23일 밤 늦게 들려온 소식.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농성장을 찾는다는 뜻밖의 알림이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윤석열 정부는 단 한 차례도 이 농성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환경부의 누구도, 이 강 위에서 이어지는 450일 넘는 싸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김 장관의 방문은 그 자체로 전환이었다. 동지들은 조용히, 그러나 누구보다 빠르게 이곳에 도착했다. 언제나 농성에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슈퍼맨들이다.
|
|
| ▲ 김성환 장관에서 설명중인 활동가 |
| ⓒ 환경부 |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그 물은 특성상 흘러야 합니다."
"세종보 재가동은 지금의 개방 상태를 유지하면 되는 문제고, 보 처리 여부는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대통령과 상의해 빠르게 판단하겠습니다. 가급적 시간을 길게 끌지 않겠습니다."
너무도 오랜만에 듣는 상식이었다. 지난 윤석열 정부 때 한화진 전 환경부 장관은 세종보 재가동을 위한 공사 현장 방문을 확인하고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활동가들을 보고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지켜보고 떠났었다. 김완섭 전 장관은 공무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활동가들과 대치했다. 그런 모습들을 겪었던 상황에서 김성환 장관의 태도는 상식적이었다.
|
|
| ▲ 한화진 장관이 현장에 왔을 때 항의하며 의견서를 전달하려는 활동가들 |
| ⓒ 대전환경운동연합 |
|
|
| ▲ 현장에서 설명을 듣는 김완섭 전 환경부 장관과 항의하는 활동가 |
| ⓒ 대전환경운동연합 |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알고 있다. 상식적인 말 한 마디가 곧 믿음을 주진 않는다는 것을.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여전히 이 싸움은 진행 중이다. 그래서 우리는 흔들림 없이 내일을 준비한다.
김성환 장관의 방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이 있다. 4대강 재자연화의 실행은 단지 보를 열어두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2021년 1월 18일, 민주적 숙의 과정을 거쳐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확정한 보 처리 방안의 이행이다.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한 처리 방향은 수년간 논의 끝에 과학적으로 결정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 결정을 단 15일, 단 2차례의 서면 심의로 무효로 했다. 서면심의 과정조차 비공개되어 어떻게 결정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밀실 행정이었다. 그 후 30일도 채 지나지 않아,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졸속으로 바꾸고 재자연화 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그리고 세종보 재가동, 14개 신규 댐 계획, 대규모 하천 준설로 상징되는 윤석열 정부의 물관리 정책은 과거 구태한 토목 사회로 회귀했다. 이것이 우리가 싸우는 또 다른 이유다.
우리는 단지 세종보 재가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하고, 시민들과 전문가, 지역이 함께 결정했지만 완수하지 못한 4대강 재자연화의 연속 추진을 요구한다. 강의 자연성 회복이라는 기조를 이어야 하고, 이것이 진정한 물정책의 정상화다.
최근 연이은 집중 호우로 전국이 신음하고 있다. 사망자까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와중에도, 일부 보수 언론은 4대강 사업을 미화하고, 보 철거가 농업용수를 위협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세종보 개방 이후 수년간, 농업 용수 부족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가 살아났다는 과학적 지표가 축적되었을 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왜곡된 여론에 기대 환경부 내부가 4대강 옹호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한승 차관을 비롯해 물관리 핵심 보직에는 다시 과거 4대강 사업 옹호 인사들이 앉아 있다(관련 기사 : "4대강 '곡학아세 부역자' 금한승 차관 임명 철회하라" https://omn.kr/2ee11).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민과 한 약속까지 폐기되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숙고의 시간이 아닌 실행의 시간이다.
|
|
| ▲ 피켓을 든 활동가와 시민들과 함께 사진찍는 김성환 환경부 장관 |
|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
장관은 떠났고, 현장은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천막 아래에 있다. 강은 아직 완전히 흐르지 않았고, 정책은 아직도 유보 상태다. 오늘은 단지 짧은 소강기일 뿐이다. 강을 살리는 일, 다시 흐르게 하는 일은 선언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결단과 실행, 그리고 책임의 문제다.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강이 흐르는 그날까지, 우리는 여기 있을 것이다. 흐름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다시금 세상에 증명해 보일 것이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원도지사 핵심 참모의 수상한 이력...그는 왜 기사 삭제를 요구할까
- "관세협상, 한국은 기자들 때문에 이미 패배했다" 경제전문가의 탄식
- 산사태 비교사진에 담긴 진실...이재명 대통령, 꼭 보십시오
- 농성장 찾아가 사과한 환경부장관 "세종보 완전 개방"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오래된 내란
- 샤넬백 바꾼 '김건희 문고리', 마스크 쓴 채 입 닫고 특검 출석
- 개도 보호자도 힘든 여름, 산책 꼭 해야할까요?
- [오마이포토2025] 김건희 특검, 윤석열 자택·코바나컨테츠 압수수색
- 국정위, 정권 통제 논란 '경찰국 폐지' 신속추진과제 선정
- 정동영 통일부 장관, 취임식 앞서 판문점 방문해 남북 채널 점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