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본과 3·4학년, 8월 졸업하되 추가 국시" 특혜 논란 불가피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7개월간 이어진 의대생 수업거부 사태도 마무리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복귀 후 ‘8월 졸업’하는 본과 3·4학년에 대한 의사 국가시험(국시) 추가 시행을 검토하면서 특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의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개별 대학 학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인정하고,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가 전달한 입장을 사실상 수용했다.
본과 3학년 '2월 또는 8월' 졸업
이날 교육부가 공개한 의총협 입장문에 따르면 대학들은 의대 교육 과정을 감축하지 않는 걸 전제로 유급 대상이 된 학교 밖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제적 대상자는 46명, 유급 대상자는 8305여명이다(5월 9일 기준).
대부분의 의대는 1년 단위로 학사 과정을 운영한다. 현행 학칙대로면 유급 확정 후 2학기 복귀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학칙상 학년제를 학기제로 변경, 유급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미복귀 의대생이 2학기부터 수업을 들을 경우, 학년별로 나눠 교육하고 방학 등을 활용해 1학기 미이수 학점을 이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예과 1·2학년은 내년 3월 정상 진급한다. 본과 1·2학년은 각각 2029년 2월, 2028년 2월에 졸업한다.
논의 과정서 대학 간 의견 차가 컸던 본과 3학년의 졸업 시기는 ‘2027년 2월 또는 8월’로 학교가 자율 결정하기로 했다. 이 중 2월에 졸업하는 본과 3학년들은 6년 교육과정을 5년 반 만에 끝내야 하는 셈이다. 임상실습 위주로 수업을 받는 본과 4학년은 예정보다 한 학기 늦은 내년 8월 졸업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8월 졸업이 예정된 본과 3·4학년이다. 의사 면허를 따기 위해선 매년 9월부터 이뤄지는 국시 실기·필기 등을 통과해야 한다. 국시 응시 자격은 의대 졸업자나 6개월 이내 졸업예정자에게 주어진다. 원칙적으로 8월 졸업생들은 2월 졸업생과 달리 해당 연도 국시에 응시할 수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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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적 사실상 무력화…"대학 재량"
수업거부에 따른 제적 대상자들에 대한 조치도 사실상 무력화됐다. 의총협 결정 사항에 '1학기 수업 불참자에 대한 학사행정처리는 각 대학교 학칙에 따른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 거부 학생들은) 이미 유급 요건이 충족돼 기존 학칙에 따라 처분을 내릴 것"이라면서도 "제적은 대부분 학교 재량이어서 제적 (학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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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엇갈린 반응…"과도한 특혜" vs "고육지책"
이번 발표를 두고 의료계·대학가에선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돌아올 기회가 수차례 있었는데도 오지 않은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건 큰 문제"라면서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학사 운영, 국시 시행 등을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복귀한 전공의 A씨도 "정부가 나서서 '의사불패' 공식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대 교육의 질, 먼저 복귀한 학생 보호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도권 B 의대 교수는 "한 학기에 사실상 두 개 학기 수업을 운영해야 하는데, 제대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의대 재학생인 C씨는 "주변에 먼저 돌아간 학생들이 앞으로 학교를 어떻게 다녀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국회 전자 청원에 올라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엔 이날 오전까지 6만4000여명이 동의했다. 반면 서울시의사회는 "의대생 복귀는 특혜가 아닌 의료 정상화를 위한 피해 복구이자 고육지책"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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