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15년 걸려… ‘지금 당장’ 인력 지원을” [지역의료, 해법을 묻다]

◇‘코로나 병원’ 인식에 환자들 발길 뚝, 병상가동률 50% 의료원도
코로나 팬데믹 당시 공공의료기관은 민간 병원이 수용을 꺼린 코로나19 환자를 입원시키고, 일반 환자에 대한 입원, 수술 등을 중단시켰다. 전국 의료기관 병상 수의 9%에 불과한 이들 병원이 전체 코로나 환자의 약 70%를 담당했다. 그러나 펜데믹 이후 ‘코로나 병원’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환자들의 방문은 끊겼다.
설상가상 의정갈등으로 의료 인력을 구할 수 없게 되자 경영난을 겪는 병원들이 늘어났다. 권태형 원장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3분의 2이상이 필수의료 인력을 구하지 못해 치료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며 “일부 지방의료원은 최근 병상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고, 임금 체불 직전까지 몰린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2019년 292억원 흑자를 냈던 35개 지방의료원은 지난해 1600억의 당기순손실액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추세로 적자가 쌓이면 폐업하는 곳도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필수 의료 인력이라도 정부 지원을
정부는 공공의료 분야의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는 실현되더라도 현장에 인력이 도달하기까지는 1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인 정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립대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하고 지역에서 수련 및 근무하도록 제도적으로 유인하는 게 단기적인 인력 공급 방책이 될 수 있다는 게 권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국립대는 사실상 공공의대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라며 “20년간 공공의료분야에 종사하면서 보니 지역인재 전형으로 뽑힌 의사들이 해당 지역에 정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방의료원에 대한 정부 지원은 시설·장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응급실·중환자실 등을 운영할 의료진 확보는 병원 자생력에 맡기고 있는 구조다. 권 원장은 “수익이 나지 않는 악순환 구조에서 인건비까지 병원이 책임지는 건 무리”라며 “의료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필수의료 분야라도 정부가 인건비를 보전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특색 고려한 역할 설정도 필요
지방의료원의 차별화와 전문성 강화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의료원은 비급여 중심의 민간 병원과 달리, 수익은 낮지만 위험성이 높은 진료를 맡고 있다. 공공의료에 맞는 역할 설정 없이 민간과 동일한 기준으로 경쟁하라고 하면 버티기 어렵다.
이에 지방의료원들은 전문 진료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2008년 충북 중·북부권 최초로 문을 연 충주의료원은 최근 심·뇌혈관 질환자의 골든타임 내 치료를 통한 생존율을 높이고 전문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심혈관센터를 증축했다.
원주의료원 역시 최근 응급실을 두 배로 확장하고 야간 소아 진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년 전부터 지역에 부족했던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최근엔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원장은 “기본적인 필수 의료 서비스는 제공해야겠지만 지역 여건에 맞는 특화 진료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특히 응급실, 감염병, 재난, 재활, 호스피스, 등 민간이 기피하는 분야에서 공공병원이 담당하게 하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권 원장은 지방의료원이 지역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필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이 없어서 지역을 떠나 입원해야 했던 코로나 시기, 낯선 도시에 강제로 끌려가 입원했던 시민들이 느낀 불안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라며 “지역에, 늘 보던 병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주민들에게 큰 심리적 안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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