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맛있어서 기절한다고? 여름에 먹으면 끝내주는 이것
[여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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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마트에서 제철을 맞은 가지를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
| ⓒ 여운규 |
여름이 제철인 가지
가지는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였다. 옛날부터 가지는 삶아서 무친 나물의 형태로 주로 먹었고, 그 가지나물이라고 하는 게 그렇게 호감 가는 음식이라 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식감은 흐물흐물하고 색깔도 그렇게 먹음직스럽진 않다. 이따금 톡 쏘는듯한 특유의 아린 맛도 선뜻 젓가락을 가져가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어른들이야 그래도 식탁에 오르면 한두 번 집어먹지만, 아이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우리는 가지를 오해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가지는 기름과 만났을 때 자신의 매력을 가장 잘 발산하는 채소였다. 가지를 튀기거나 볶아 먹으면 삶거나 찔 때보다 훨씬 더 맛있다. 튀겨서 맛없는 게 뭐가 있겠냐만, 가지 속살은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속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해지는 이른바 '겉바속촉'이 정말 제대로 일어난다. 또 기름과 만난 가지는 아린 맛도 사라지고 특유의 풍미가 극대화돼서 삶거나 찔 때보다 훨씬 풍부한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 먹는 다양한 가지 요리를 살펴보면 주로 오일을 뿌려 굽거나 튀기는 방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튀르키예의 전통 가지 요리인 '이맘 바이을드(Imam Bayıldı)'는 '이맘(이슬람 성직자)이 기절했다'라는 뜻인데, 속을 파낸 가지를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르고 구운 다음 그 속에 양파, 마늘, 토마토 등을 볶아 양념과 함께 넣고 그 위에 다시 올리브 오일을 뿌려 오븐에 구워낸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에 구운 가지가 얼마나 맛나면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싶다.
가지요리라고 하면 중국식 가지튀김을 빼놓을 수 없다. 이건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먹게 된 음식이다. 대략 10년쯤 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 음식점 '하하(哈哈)'에서 대표 메뉴인 가지튀김을 처음 먹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큼직하게 썬 가지를 튀겨내서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렸는데, 바삭한 외피와 크리미한 속살의 조화에 그야말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었다.
정말로 가지가 이런 맛이었다고? 이 달콤함은 뭐지? 가지 자체도 맛있었지만 매콤새콤한 소스와 어울리니 더 기가 막혔다. 탕수육 양장피만 알던 중국요리 리스트에 가지튀김이 새롭게 등재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 주변에 많이 생기기 시작한 양꼬치 집에 갈 때면 '어향가지'를 빼놓지 않고 주문해서 먹기 시작했다. 물론 어디를 가더라도 첫 만남의 감동을 다시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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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지는 숨이 죽을때까지 볶아준다. |
| ⓒ 여운규 |
- 팬을 잘 달궈서 기름을 두르고 잘게 썬 파를 넣고 볶아 파기름을 낸다. 거기에 돼지고기 간 것 300그램 정도를 넣고 같이 볶는다. 여기까진 중불.
- 센불로 올려 간장 두 스푼에 굴 소스 한 스푼 정도를 넣고 섞어서 향을 입힌 다음, 썰어둔 가지를 넣고 숨이 죽을 때까지만 볶는다.
- 전기밥솥에 쌀을 씻어 넣고 물을 평소보다 적게 잡는다. 볶은 가지와 고기를 쌀 위에 얹어서 취사한다. 평소 밥 짓는 거랑 다르지 않은데, 가지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물의 양을 적게 잡는 게 중요하다.
- 밥이 되는 동안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다진 파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 다 된 밥을 잘 저어서 섞으면 완성. 여기에 계란 프라이를 따로 해서 올리고, 양념장을 얹어서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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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된 가지밥 양념장을 얹어서 먹으면 된다. |
| ⓒ 여운규 |
평소 가지를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도 이 가지밥만은 맛있게 잘 먹는다. 요즘같이 높은 물가에 이렇게 저렴하고 맛있는 식재료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제철 가지 먹으며 건강한 여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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