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사게 하고 나 몰라라? 증권사 리포트 93%가 “매수”
2020∼24년 매도 의견 0.1% 불과
“이해상충·애널리스트 감소가 주원인”

자본시장연구원이 22일 공개한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 보고서를 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발표된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투자의견에서 ‘매수’와 ‘적극매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3.1%에 이르렀다. 반면 ‘매도’ 의견은 0.1%에 불과했다. 한번 제시한 투자의견을 바꾸는 데도 소극적이어서 투자의견 변경 건수는 전체의 2.5%에 그쳤다.
2000~2009년에는 투자의견에서 ‘매수’와 ‘적극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67.3% 수준이었는데, 2010∼2019년 사이에는 89.6%로 치솟았고, 급기야 2020년대부터는 90% 초반대로 올라섰다.
투자의견이 ‘매수 일색’이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자본시장연구원은 이해상충 가능성을 지목했다. 증권사 직원으로서 수익 창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까닭에 투자은행(IB) 업무 고객이 될 수 있는 상장사 및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에 부정적 의견을 내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선 이런 이해상충 요소 중 중개업무와 관련된 요소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에 대한 보상 대부분은 기관투자자 대상 세미나 등 중개업무 지원활동에서 나오고,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도 기관투자자 평가에 좌우되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은 목표주가를 토대로 계산한 예상수익률과 실현수익률과의 차이로도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가 현실화했을 때 예상수익률은 36.1%로 집계됐지만, 실제 실현된 수익률은 11.5%에 그쳤다. 그나마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주가가 급등한 2020년을 제외한다면 실현수익률이 -2.9%로 떨어지고 예측오차는 39.7%로 치솟았다.
이 밖에 애널리스트 업무 과중도 낙관적 편향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담당 종목이 많을수록 매수 의견을 제시하는 확률이 높아지고, 목표주가 예측 오차가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보다 엄밀한 분석을 필요로 하기에 업무 부담이 크면 낙관적 편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애널리스트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900조원 이상 증가하고 상장기업 수가 700개 이상 늘어났지만, 상장사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는 증권사는 36개에서 30개로, 주식 애널리스트는 약 600명에서 400명으로 줄었다.
김 연구위원은 “자본시장 인프라의 한 축으로서 기업성과를 분석·예측하고 기업경영을 감시하는 애널리스트의 신뢰성 저하와 영향력 감소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며 “중개수수료와 리서치 수수료를 분리하는 등 정책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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