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따라잡겠다던 ‘중국판 스타링크’…로켓 부족에 빨간불

중국 저궤도 위성 인터넷 시스템 ‘첸판(千帆·천개의 돛)’의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5년 안에 1만5000개 이상의 위성을 우주에 띄우겠다는 야심 찬 포부가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중국판 스타링크’를 꿈꾸지만, 정작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비해 위성을 쏘아 올릴 로켓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저궤도 위성 시스템은 지구 상공 200∼2000㎞에 대규모 위성을 배치해 세계 전역을 연결하는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첸판은 상하이시의 지원을 받는 상하이위안신위성과학기술공사(SSST)가 추진하는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1만 5000개의 위성을 띄우는 게 목표다. 지난해 8월 첫 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5차례에 걸쳐 90개 위성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이는 올해 말 까지 목표인 648개, 2027년 목표인 1296개에 턱없이 부족하다. 5년 뒤 1만5000개 위성을 배치하려면 산술적으로도 매달 30개 이상의 위성을 띄워야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저궤도 위성망의 경우 운영자가 궤도와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국제 규정에 따라 정해진 기한 내에 일정 규모의 위성을 배치해야 한다. 특정 주체가 주파수를 무기한 독점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현재로썬 SSST가 기한을 지키기 어려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로켓 관련 엔지니어는 SCMP에 “위성 배치 지연의 핵심 원인은 운반 로켓의 부족”이라며 “중국의 로켓 제조 및 발사 능력이 폭발적인 위성 배치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첸판 외에도 스타링크를 따라잡으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중국 정부가 설립한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NG)이 추진하는 ‘궈왕(國網) 프로젝트’는 2035년까지 1만 3000개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민영 위성기업인 란젠훙칭(藍箭鴻擊)도 1만개의 위성을 띄우는 훙구(鴻鵠)-3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올해 말 첫 위성을 발사하기로 했다.

다양한 프로젝트가 난립하지만, 위성을 띄우는 운반 로켓은 중국에선 국영 제조업체가 만든 창정(長征) 계열 만을 사용할 수 있다. 제한된 발사 역량을 다양한 프로젝트가 나눠서 이용해야 한다. SCMP는 로켓 관련 엔지니어를 인용해 “첸판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중국 로켓 발사 횟수의 약 절반을 써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로켓 부족 현상은 최소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이 따라잡겠다는 스타링크는 로켓 공급에 어려움이 없다. 운영사인 스페이스X가 위성 발사와 우주선 운송에 사용되는 로켓인 ‘팰컨9’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특히 발사시 분리된 1단 추진체를 다시 쓰기에 발사 주기와 비용을 기존 로켓보다 크게 줄였다. 팰컨9은 일주일에 두 차례 발사하고, 한 번에 24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1단부만이 아니라 기체 전체를 모두 재사용하는 발사체 ‘스타십’을 개발 중인데 상용화될 경우 로켓 발사 역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우주 기업 오렐리아 연구소의 아리엘 에크블로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스타십이 상용화되면 로켓 발사 비용은 1㎏당 200달러 이하로 낮아질 것이다. 택배 요금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이스X, 트럼프도 못 말린다

하지만 미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 등은 최근 계약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냈다. 대부분의 계약이 국방부와 NASA의 주요 임무에 핵심적이라고 판단했다. WSJ은 “대체 가능한 로켓이나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가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 스페이스X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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