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급식은 남기고 집에 가서 라면 먹는 요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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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요즘 초중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다. 급식은 거의 무상이다. 교사로 퇴직한 요즘 가끔 시간 강사로 초등학교에 나간다. 점심시간이면 대부분 학교는 급식실에서 식사하지만, 급식실이 없는 학교는 교실에서 급식 당번이 배식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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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급식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을 식판에 담아 먹는다. 다 먹으면 좋은데 먹는 것보다 남기는 것이 많은 학생이 많아서 안타깝다. |
| ⓒ 유영숙 |
급식에 따라서 점심시간 전에 급식 메뉴를 보고 약속하기도 한다.
"얘들아, 오늘은 시금치는 남기지 말고 다 먹어보자."
"우리, 오늘은 밥은 다 먹어볼까?"
이렇게 지도하기도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 학생이 많지 않다.
요즘 맛있는 음식이 넘쳐난다.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핸드폰 몇 번으로 집까지 배달해 준다. 요리도 온라인에서 검색하면 영상으로 만드는 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이렇게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이라서 학교 급식에서 나오는 나물류나 국 등은 거의 먹지 않고 잔반으로 나온다.
쌍둥이 손자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저녁마다 영상 통화를 하는데 급식 맛있게 먹었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말한다.
"할머니, 저는 국물에 밥만 말아서 먹었어요."
"매운 음식이라서 밥만 먹었어요."
젓가락은 사용하지 않고 숟가락으로만 먹었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안타깝다. 손자를 주중에 돌봐주시는 외할머니가 손목을 다치는 사고로 입원하는 일이 있었다. 학교 앞에서 하교하는 손자를 데리고 집에서 돌봐주었다. 집에 오자마자 손자가 부탁했다.
"할머니, 첵스(시리얼 종류) 많이 주세요."
"학교에서 급식 안 먹었니?"
"조금밖에 안 먹어서 배고파요."
급식 먹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배고프다고 하는 손자를 보며 '급식을 거의 안 먹고 남겼구나' 생각했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노력해야 잔반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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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케냐 오실리기 마을의 소년 소녀 가장 지금도 나무를 잘라 숯을 만들어 팔아서 하루 한 끼를 먹고, 냄새나는 물을 길어 마시고 있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 |
| ⓒ 유영숙 |
학교에서 급식을 거의 먹지 않고 남기는 학생에게 학원에도 가고 저녁 먹으려면 오래 있어야 하는데 배고프지 않냐고 물어보았더니 집에 가서 라면을 먹는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데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학교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교육은 한계가 있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식사 예절을 가르치고 음식도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내가 먹어야 할 양은 깨끗하게 먹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건 어떨까. 물론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
급식을 잘 먹는 아이도 있고 정말 거의 안 먹는 아이도 있다. 잘 먹는 아이는 칭찬해 주고 안 먹는 아이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먹는 양을 늘려주면 좋겠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식사 교육을 하면 잔반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 집부터 올해 입학한 쌍둥이 손자가 급식을 잘 먹도록 꾸준하게 지도해야겠다. 물론 영양교사도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도록 조리 방법에 신경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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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둥이 손자 식사 지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편식하는 쌍둥이 손자 식사 지도를 하고 있다. 2학기에는 학교에서 급식을 남기지 않고 잘 먹기를 기대해본다. |
| ⓒ 유영숙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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