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뷰 웹소설이 영화로? '전지적 독자 시점'의 새로운 시도와 한계

김건의 2025. 7. 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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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김건의 기자]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은 태생적으로 딜레마를 안고 있다.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기록한 웹소설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어떻게 2시간 안에 담을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RPG 게임 메커니즘을 현실에 이식한 장르적인 표현을 기존 영화 관객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김병우 감독과 제작진은 이 두 난제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지만, 그 결과물은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산업적 계산이 더 눈에 띄는 선택처럼 보인다.

흥행의 가장 큰 허들, 생경한 장르

영화의 가장 큰 고민은 '현실 세계에 RPG 시스템이 적용된다'는 기본 설정 자체에 있다. 퀘스트 클리어, 레벨업, 코인 획득, 스킬 트리, 아이템 소환 등 게임에서나 가능한 개념들이 지하철과 한강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진다. 물론 영화 속 세계관이 소설의 현실화, 나아가 신의 개입이라는 점에서 게임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자연스러운 설정이지만, 중장년층 관객에게는 상당한 진입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독자(안효섭)의 내레이션과 게임 UI를 시각적으로 계속 노출시키면서 이러한 설정들을 설명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설명이 많아질수록 영화의 속도감은 떨어지고 관객은 방대한 정보를 이해하려는 피로감을 느낀다. 배후성이라는 개념, 캐릭터 각각의 능력 체계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복잡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2시간 남짓한 영화로 표현하기 위해 플롯을 직선적으로 재구성한 것은 영민한 선택이었다. 물론 속편을 예고한 영화이기는 하나 551화에 달하는 원작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김병우 감독은 과감하게 핵심 서사만을 추려내어 동호대교에서 충무로역까지의 서사만 선택했고 6개의 시나리오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런 단순화는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 있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판단인 셈이다. 복잡한 설정이나 부차적인 캐릭터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김독자와 유중혁(이민호)의 관계, 그리고 '함께 살아남기'라는 핵심 메시지에 집중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킬링타임의 노선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알고 있는 영화다. 원작 웹소설이 독자들의 '킬링타임'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였듯, 영화 역시 깊은 사유나 복잡한 감정 없이 보기 무난한 오락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2시간 동안 관객은 김독자 일행이 6개의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광경을 마치 유튜브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처럼 감상할 수 있다. 화려하고 과장된 액션 시퀀스는 마치 영화 속 인물들이 게임 캐릭터인 것처럼 관찰하면 된다. 각자도생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함께 살아남기'라는 메시지는 도식적이나 킬링타임 무비에서는 지켜야 할 미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원작 독자들을 제외한다면 영화를 처음 조우한 관객들에게는 <전지적 독자 시점>이 크게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지점은 많이 없을 것만 같다. 작품 자체보다는 한국 영화 산업에 미칠 영향이 더 눈에 띈다. 이는 역설적으로 영화 내적으로는 특별히 이야기할 거리가 없는 무난한 작품임을 방증한다. 독창적인 연출이나 깊이 있는 서사, 혁신적인 캐릭터 구축보다는 흥행 IP를 영화화한 선택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캐스팅이 더 눈에 간다는 건 이 영화의 한계이기도 하다.

300억 원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의 성패는 향후 웹소설·웹툰 원작 영화들의 제작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만약 흥행에 성공한다면, 원작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서 글로벌 시장에 맞춰 재구성하는 방식이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물론 드라마 <알함브라의 궁전>에서 먼저 게임적인 요소를 차용했던 적이 있어 신선한 도전까지는 아닐 수 있지만 <전지적 독자 시점>은 게임적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영화 전면에 내세웠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영화적 완성도 면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지점이 없는 무난한 작품이다. 독창적인 연출, 심도 깊은 주제 의식, 혁신적인 서사 구조는 엿보이지 않을 만큼 순수하게 영화적인 관점에서 논할 거리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영화의 흥행 성과가 더욱 궁금해진다. 영화 자체의 힘보다는 인기 IP의 파워를 등에 업은 영화화 전략,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문화 코드가 기존 영화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가 관건이다. 웹소설에서 출발한 킬링타임의 미학이 극장가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결국 이 영화의 진정한 평가는 박스오피스 성과와 그것이 가져올 산업적 파급효과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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