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적에 왜 '2024' 낙서가... 피라미드 관광의 현실
[백진우 기자]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쿠푸의 피라미드 앞에 관광객들이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 서있다. |
| ⓒ 백진우 |
검정 티셔츠에 선글라스를 낀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 거칠게 말했다. 지난 12일 낮 (현지 시각) 이집트 기자지구, 그는 호객에 반응하지 않는 기자를 따라왔다. 일방적 대화는 1분 넘게 지속됐다. 그를 만난 건 피라미드 단지 입구 앞 거리와 연결된 대로변이었다. 입구 앞 거리는 현지 경찰이 이중으로 통제선을 설치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는 통제선 안쪽까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관광 자원이 풍부한 이집트 기자지구가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상업화와 문화재 훼손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시설을 정비하고 통제를 강화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12일부터 3일간 해당 지역을 방문했을 땐 여전히 부족함이 드러났다.
모하메드 카테르(Mohamed Khater) 등은 올해 연구에서 "오버 투어리즘은 인기 있는 관광지에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방문객이 몰리는 현상"이라며 이집트에서는 "고대 유적의 물리적 훼손, 지역 자원의 과도한 부담, 과밀화, 방문객 만족도 저하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인근 거리 모습 |
| ⓒ 백진우 |
거리에는 호객꾼이 많았다. 낙타를 타는 가격이 궁금하지 않느냐는 질문부터 기념품을 구경하라는 제안까지 내용은 다양했지만 대부분 중국어로 인사했다. 한 청년은 팁을 받기 위해 묻지 않았는데도 피라미드 입장권을 사는 곳을 안내하겠다며 길을 앞장서기도 했다.
인근 식당은 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불법도 감행했다. 이집트 소비자보호법 제7조는 공급자가 모든 세금 및 부과금이 포함된 가격을 공개적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메뉴판에는 서비스 값이 12% 별도라고 적혀 있었고 계산 땐 세금도 따로 청구했다.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간)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내 관광객들이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뒤로 손님을 기다리는 마차와 낙타가 보인다. |
| ⓒ 백진우 |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내 관광객들이 관광하고 있다. 우측에 ‘낙타 타기’ 등 서비스 가격 안내 표시판이 있다. |
| ⓒ 백진우 |
상인들의 판매 장소도 한정적이었다. 단지 내 가장 큰 두 피라미드 인근에는 낙타나 자리를 잡고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이 없었다. 관련해 운영팀원 이야드(20)는 "상인은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내에서 상인이 관광객에게 기념품을 팔고 있다. 뒤로 스카프를 팔고 있는 상인도 보인다. |
| ⓒ 백진우 |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카프레의 피라미드에 영어 낙서가 있다. |
| ⓒ 백진우 |
관광객 뿐 아니었다. 관리 직원도 문화재를 함부로 다루는 모습이 보였다. 한 관계자는 쿠푸의 대피라미드 중심부에 있는 '왕의 방'에서 화강암 석관에 기댔다. 팁을 받기 위해 관광객 사진을 찍어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해당 피라미드 입구에는 석관에 눕거나 석관을 만지는 것을 금지한다는 안내가 있다.
피라미드 외부에선 두 직원이 피라미드 돌에 함께 앉아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인근에 낙타가 묶여있다. |
| ⓒ 백진우 |
페타는 현장 조사를 통해 지친 말들이 마차를 끌다 채찍에 맞고, 낙타들이 적절한 그늘이나 먹이 없이 방치됐으며, 다친 동물들은 죽으라고 산 채로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 사체 옆으로 굶주린 말이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말에게 채찍질하는 상인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먹이를 찾는 말도 있었다. 그리고 많은 낙타가 무거운 돌에 묶여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장시간 방치됐다.
|
|
| ▲ 2025년 7월 14일 오전 7시 40분 (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단지 문 앞에서 낙타와 마차 상인들이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
| ⓒ 백진우 |
고용 효과도 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관광 산업은 270만 개의 직업을 창출했다. 이는 빈곤에 시달리는 이집트에서 중요한 문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집트의 2019년 국가 빈곤선 기준 빈곤율은 29.7%에 달했다. 2023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460달러(약 500만 원)이다.
일부 관광업 종사자들 때문에 기자 피라미드 단지 개선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교통 혼잡이 심했던 기존 입구 대신 새 진입로를 시범으로 운영하자, 말과 낙타 투어 상인들이 차량 진입을 막는 시위를 벌였다. 새 입구가 그들의 구역과 멀어 생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
|
| ▲ 2025년 7월 13일(현지시각) 이집트 기자 쿠푸의 피라미드에 들어가기 위해 관광객들이 줄 서있다. |
| ⓒ 백진우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들의 마지막 경고장 받은 일본...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 이응노미술관 입구 소나무에 담긴 특별한 사연
- 3선 진보교육감이 밝힌 교육부 장관의 자격 "또 지역안배? 분노한다"
- "안 부끄럽나"... 인권위원에 '내란 옹호자' 밀던 국힘, 거센 반대에 주춤
- 애 둘인데 갑자기 생긴 대출금... 소비쿠폰 덕에 여름휴가 갑니다
- 이 정도면 신이 물감통을 떨어뜨린 게 분명하다
- "불교 목조각 전문 교육 없어... 환갑 넘은 내가 거의 막내"
- [오마이포토2025] "넷플릭스는 드라마 '참교육' 제작 중단하라!"
- 당 대표 출마 장동혁 "계엄 민주당 책임, 탄핵 찬성 의원 당 떠나라"
- 강남 한복판서 밥 퍼주는 편의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