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알고듣는 클래식](40)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클래식 음악 중에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어느 연령대든지 듣기에 편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작곡가의 곡이 있을까, 있다. 모차르트의 곡이 바로 그렇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클래식을 꽤 많이 들어 온 클래식 매니아 들에게도 듣기에 좀 부담스럽고 그래서 선뜻 타인에게 제대로 권하지 못하는 곡들이 있다. 물론 이는 잘못된 관행이고 그 곡을 작곡한 작곡가에게는 무척 실례되는 일일 수 있다. 그러면 누가 그런 작곡가의 반열에 속하는가, 필자의 경우 다섯 손가락으로 꼽는 어렵고 난해한(?)작곡가의 반열 중 수위로 꼽을 수 있는 작곡가는 아무래도 바그너가 아닐가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그너를 얼마나 알고 있을가, 잘 알지도 못하고 가타부타 하는 것 부터 잘못이라는 생각에 오늘은 바그너의 잘 알려진 곡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그너는 첫째, 히틀러가 좋아했던 인물이라는 점, 그래서 유대인들은 바그너의 곡을 연주하지도 잘 듣지도 않느다고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내노라 하는 유대인 명연주자나 지휘자들 중에 바그너 곡을 연주한 사람도 많으니까. 둘째, 뮤직 드라마의 창시자라는 점, 바그너의 둘째 부인 코지마가 리스트의 딸(리스트와 다구백작부인)이라는 점, 등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바그너의 곡이 일반인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작곡한 곡의 종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일반인들이 즐겨듣는 교향곡이나 협주곡 또는 실내악곡들을 작곡하지 않고 오로지 오페라에만 심혈을 기울였다. 교향곡을 1악장만 작곡하다 미완상으로 끝난 파우스트 교향곡은 지금도 파우스트 서곡이란 이름으로 연주되고 있고 그,외, 잘 알려지지 않은 합창음악과 약간의 피아노 소품이 있을 뿐이다. 그 중에는 지그프리트 목가란 작품으로 둘째 부인 코지마의 생일 축하곡으로 작곡한 곡이 있고 미국 건국 100주년을 기해서 필라델피아에서 바그너에게 요청해서 작곡한 미국 100주년 기념 행진곡(1876, America Centennial March)이 있다. 바그너는 70평생(1813~1883)을 살면서 십대 말, 이십대 초 부터 시작해 오십 여년을 오페라만 작곡했고 오페라의 내용도 보통 이태리 오페라와는 다른 종교, 철학, 역사 민담 등 심오한 내용이다보니 일반인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바그너의 작품에 친숙해지려면 어떤 곡부터 들어야할까, 먼저 서곡이나 전주곡 또는 간주곡부터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많은 서곡이나 간주곡들은 오페라와는 별도로 단독 작품으로 취급되어 자주 연주되곤 한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 그리고 '탄호이저' 서곡 등이 바로 그 좋은 예다. 특히 '탄호이저 서곡'은 앞으로 전개될 오페라의 분위기를 예고해 줄 뿐 아니라 내용에서 보여주듯이 육체적이고 환락적인 사랑과 순결하고 지고지순한 희생을 대비시켜 낭만과 숭고함을 관현악으로 표현한 곡이다.
탄호이저 서곡은 모두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에 관능적인 베누스베르크의 세계를 배치하고 앞뒤로 경건한 순례자들의 합창 음악을 배치해 놓았다 '순례자의 합창'은 나치 시절에 독일 국가로까지 사용되었다고 알려진 음악으로 가끔 영화에서도 보여주듯이 가스실로 끌려가던 유태인들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들어야 했던 선율이었다. 바그너가 선한 목적으로 만든 선율을 히틀러는 악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게르만 민족주의의 부활을 꿈꾸어 온 히틀러가 게르만의 신화와 민속 전설을 극화한 바그너의 음악에 몰입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기사이면서 가수인 탄호이저라는 남자가 여신 베누스베르크의 요염한 아름다움에 탐닉해 방탕하다가 순결한 여인 엘리자베스의 희생으로 구원되는 내용이다. 음악의 시작은 뒤부분에도 나오는 '순례자의 합창'을 관악기가 주선율로 연주한다. 그리고 알레그로로 바뀌면서 여신 베누스베르크의 유혹이 나오고 서곡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다시 순례자의 합창이 흐르면서 숭고하고 장엄하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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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컬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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