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20년, '특례'라는 이름으로...규제 완화의 함정

김평선 2025. 7.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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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선 시론-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의 미래] (7) 제주특별자치도 20년 : 규제 완화 함정과 딜레마

1990년대 제주개발특별법 시대가 2001년 제주도가 제주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90년 이래 제주개발 문제와 제주의 미래를 위한 논쟁과 토론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의 미래, 공동체의 미래, 제주 환경 파괴를 걱정하는 제주도민도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논의는 개발 vs 보전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개발과 환경 파괴 문제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도 중요하다. 도민의 삶도 중요하다. 그래서 현 제도를 만들어 낸 과거를 바로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겪는 다양한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즉, 현재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작동시키는 논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현실과 제도를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보이는 현실로서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런 바탕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논의를 다른 차원으로 이어갈 수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의 미래]를 주제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탄생하게 된 맥락을 긴 역사적 흐름 속에서 되짚어 보고, 제도가 어떤 논리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지, 그 속에 오류는 없는지 검토하려 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역사 속에서 경제와 사회가 혼란하고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미래의 모습을 모색해 왔다. 지금이 바로 '그때'일 수 있다. 그래서 도민 각자가 원하는 세상을 상상하는 힘을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미래를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감각과 이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7) 제주특별자치도 20년 : 규제 완화 함정과 딜레마

제주도개발특별법(10년 한시법)과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은 70년대 이후 중앙의 소수 엘리트가 주도한 개발 방향과 정책을 도민의 동의 절차가 생략되어 이식된 '민주공화국'에 반하는 결과물이다. 그리고 2006년 지방분권의 선도 모델로 제주특별자치도 모델이 추가되었다. 이후 중앙정부의 권한이 이양되기 시작했다. 도지사의 권한이 증대되면서 '제왕적 도지사'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문제를 단순히 '제왕적 도지사의 탄생'으로 귀결시켜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해답으로 제시하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인지 의문이다.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한다고 제주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갈 수 있을까? 무엇이 문제였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분권과 권한이양 흐름

분권과 권한이양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서구의 경우, 2차 대전 직후 일부 국가에서 분권화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70년대 이후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다. 서구의 분권화는 연방주의 방식의 분권화, 그리고 주(state) 정부 관할 지방정부, 커뮤니티까지 분권화가 진행되었다. 미국의 경우, 빈곤 극복을 위한 '위대한 사회' 프로그램(사회복지, 슬럼 지역 커뮤니티의 도시계획 참여 등) 집행과 주 정부 예산 분배 등을 통해 행정 분권화와 재정 분권화가 80년대 레이건 정부까지 이어졌다. 70년대 이후 근린 커뮤니티 수준까지 경제계획 수립 권한이 주어졌다. 

90년대 이후 분권화 경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영국은 90년대 중반 이후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에 자치권(의회 설치)을 부여하고 권한을 이양하기 시작했다. 자율성을 확보한 스코틀랜드는 토지 소유 불평등 등 사회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여 토지 분배를 진행하고, 마을 단위의 커먼즈 토지 소유 권한을 부여했다. 2000년 이후 영국 중앙정부는 중앙정부 중심의 지역개발 정책을 폐기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권한을 이양하고 또한 2017년 기존 개발 지역에 대한 부분적인 개발 권한을 허용하는 근린계획 수립 권한을 지역 주민에게 부여하고 있다. 독일은 60년대 이후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관계, 주 정부 사이의 불평등 문제를 논쟁해 왔고, 2006년 헌법(기본법)을 개정했다. 독일은 새로운 헌법 체계에 맞게 권한을 분배하는 과정을 거쳐 2009년 이후 상호 의존성, 책임성 공유, 주 정부의 자율성 강화를 중심으로 연방정부-주 정부-하위 지방정부의 협력적 의사결정 시스템(정치적 거버넌스)으로 전환하여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분권과 권한이양 현상은 근본적으로 국내외 정치·경제·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중앙정부의 역량의 한계에 대한 대응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실이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중앙정부 중심의 통치(government)에서 거버넌스(governance)로 시스템의 전환이 이루어져 왔다. 

분권은 단순한 중앙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분산시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분권은 중앙의 지방에 대한 자의적인 지배를 억지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리고 분권은 자율성과 책임성을 분산하는 시스템으로, 제도와 정책을 민주적으로 개발하고 이행을 위한 지원에 대한 책임성을 포함한다. 

권한이양은 분권화의 과정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시민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둠으로써 권력을 민주화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권한이양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되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어디로, 누구에게 분산 혹은 공유할지, 즉 민주적 거버넌스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래서 권한이양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민주성의 원칙이 중요하다.

그러나 분권과 권한이양이 이루어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분권과 권한이양으로 구질서의 통치 방식을 반복하면 분권과 권한이양의 효과(혁신과 거버넌스)가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이 반복된다. 사회·경제·정치 영역이 후퇴하여 경쟁력도 생겨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80년대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산업과 국가 혁신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1)했고, 국가 혁신 지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90년대부터 혁신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의제 21(agenda 21)'과 같은 국제 수준의 거버넌스에서 도시와 지방 수준의 책임성에 기반한 거버넌스가 강조되었다. 농업-환경 거버넌스 제도로 농업 직불제,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등의 제도가 고안되었으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거버넌스로 재생 농업과 탄소 농업이 실천되고 있다. 

규제 완화 함정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는 '규제 완화 함정'에 빠졌다. '특례'라는 이름의 많은 규제 완화가 진행되었다. 일반법률이 제주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육지를 기준으로 제정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제주에 적합한 법 적용이 필요한 경우 특례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자치와 관련된 분권과 권한이양이 혁신과 거버넌스를 목적 도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주도 실정에 맞는 법체계와 혁신과 거버넌스를 위한 권한이양은 찾기 쉽지 않다. 대부분 규제 완화를 위한 분권과 권한이양이 이루어졌다. 반면에 산업 생태계 혁신과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지 않았다. 규제 완화 함정에 빠진 결과이다. 

'선보전 후개발' 원칙을 두고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제4차 국토종합계획의 '선계획 후개발'의 다른 표현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서 절대보전지역과 유네스코 자연유산 지역을 제외한 토지에 개발 계획이 수립되면 개발이 가능해지는 구조가 유지되었다. 이런 규제 완화 환경에서 혁신이 발생할 수 없다. 투자금 회수가 빠른 시장(숙박 시장)에 안주하는 투자기업에 혁신적인 관광 상품 개발을 기대할 수 없다. 대규모 리조트 개발사업이 숙박 사업에 매진한 것도 합리적이다. 오히려 환경규제는 관광산업과 기업 혁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2) 

그리고 대규모 개발 기업은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기 위해 숙박 가격을 낮추어 도민의 자유를 침해해 왔다. 도민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제주도는 규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도와 의회는 맹목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에 매진했다. 도지사와 의회, 그리고 행정은 투자를 유치하면 되기 때문에 혁신할 이유가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비리가 발생하기도 했다. 'Daum'의 투자 유치와 철수를 두고 제주 사회는 '먹튀' 딱지를 붙였지만, 반대로 제주도와 의회는 IT 생태계 조성과 지역 경제의 혁신에 관심이 없었다. 이런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 환경에서 기업들이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은 후 철수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이다. 애초에 제주도와 의회가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규제 완화의 딜레마 : 기초자치단체 폐지와 자유의 축소

규제 완화, 즉 정부가 시장과 사회 대상에 대한 감시를 축소하면서 세계적으로 다양한 딜레마가 발생해 왔다. 전기 시장 진입 규제 완화로 인한 가격 상승 등 물가 상승 등 매우 다양한 딜레마가 발생해 왔다. 제주도의 경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무비자 입국 제도(탈규제) 시행으로 불법 체류, 불법 취업, 강력 범죄가 발생하는 딜레마가 발생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위한 규제 완화로 인한 딜레마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1999년 건설교통부는 부동산 개발 컨설팅 회사인 존스 랑 라살(Jones and LaSalle)에 국제자유도시 개발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고, 2000년 6월 연구진은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국제자유도시 추진과 투자 자본 유치를 위해 '새롭고 단순한 행정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3) 2006년 행정체제 개편 방향으로 혁신안과 점진안으로 압축되었고, 주민투표 결과 혁신안이 선호되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혁신안과 점진안으로 시야를 좁히지 말고, 혁신안보다 선호가 많은 제3의 대안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상황에서 '혁신안'은 사회적으로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2개 대안으로 압축하여 결정하는 방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선택지가 제시되어야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지만, 2006년 주민투표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이처럼 다수의 선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혁신안과 점진안이 추구하는 공동선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자 유치를 위한 단순한 의사결정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었는데,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다양한 기준에 따른 모형이 제시되기보다 편협한 기준에 따라 단순한 모형이 제시되면서 도민에게 선택을 강요했을 뿐이다. 당시 '올바른 제주도 행정계층구조 개편을 위한 도민연대'는 "오답을 내놓고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제주도정이 찬성 반대를 유도하면서 도민에게 항상 양자(찬성 vs 반대) 선택압력을 가했다.

2006년 기초자치단체 폐지 논의 과정에서 거론된 영국의 단층제 행정체제 개편 사례는 제주도 상황과 달랐다. 영국은 재정 위기 상황에서 자치단체의 영토 규모화와 재정 규모화를 통해 공공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권한이양이 이루어졌다. 당시 제주도가 제시한 점진안 역시 문제가 있었다. 공공의료와 사회복지는 중앙정부와의 거버넌스 속에서 도 단위의 광역단체가 담당해야 사회 경제 변화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점진안에서 기초자치단체가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현재의 행정체계 개편 논의에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영토와 재정 규모가 작은 기초자치단체가 사회복지를 담당하면 복지 서비스 전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기초자치단체 부활 논의는 다양한 공동선을 위한 기초자치단체를 어떻게 규모화(영토와 재정)해야 하며 그 규모에 맞는 기능을 분산 배치해야 하는지 이런 관점이 배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읍면동에서 발생하는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이며, 이 전략 집행 체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고민되지 않았다. 현재 진행되는 행정체제 개편안이 다양한 제주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기능할지 의문이다. 행정 편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중앙이 제주 발전 전략(투자 유치)을 지휘 통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의 단순화 방향으로 혁신안 vs 점진안이 제시되었다. 현재 행정체제 개편안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어느 범위까지 설정할 것이냐가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광역과 기초가 어떤 권력과 권한을 분산하고 공유할 것인지 등 의사결정의 민주성 거버넌스가 빠져 있다. 현재와 같은 단순화되고 집중화된 의사결정 거버넌스는 문제를 불가역적인 상황으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권력 분립 원리는 견제를 통해 개인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인정되어 근대 민주공화국에서 수용되었다. 국제자유도시 추진과 기초자치단체 폐지로 권한이 집중되면서 도민의 자유가 침해될 소지가 커졌다. 그리고 도민의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기회도 감소했다. 정치적 자유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직업이 다양하지 않으면서 '자연적 자유'도 축소되었다. 

규제 완화의 딜레마 : 사회적 자유의 희생과 혁신·거버넌스 부재

인간은 지배되지 않고 사회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참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자유'가 있다. 따라서 주권자 스스로 사회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주민자치, 직접 민주주의 제도, 분권과 권한이양은 사회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사회적 자유를 위한 제도가 얼마나 잘 구축되었는지 의문이다. 

사회적 자유는 거의 모든 영역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대중교통도 사회적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중요하다. 도시계획에서 시민의 공적 공간 창출을 계획하는 것도 사회적 자유를 위해 중요하다. 관광도 마찬가지이다. 관광은 제주가 섬이라는 영토 한계에서 발생하는 협소한 인간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능을 할 수 있다. 관광객을 소비자로 보는 시각(양적 vs 질적 관광)에서 벗어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회적 존재로 보면, 관광은 사회적 자유를 증진하는 장(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민의 인간관계 영토가 확장될 수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도민의 관계 영토가 늘어날수록 자치단체의 대내·외 협력 기회도 증가하게 된다.

과잉 관광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제주도와 도의회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10년 전부터 관광객 증가로 인한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과 젠트리피케이션이 사회 이슈로 대두되었다. 과잉 관광 이슈가 5년 전 도의회에서 거론되었지만, 관료와 도의회는 조사와 근거도 없이 과잉 관광에 문제가 없다고 쉽게 결론지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 이주민이나 제주 원주민이나 고통을 겪었고, 늘어난 임대료로 쫓겨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제주 전출 인구 중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라 정착하지 못하는 이주민들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 제주도의 무대응은 제주도민이 '사회적 자유'를 보장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일부 국가 기능을 포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대응으로 일관한 제주도와 도의회와 달리 유럽은 세입자 보호, 전략적 관광 관리, 거주민 중심의 거버넌스 등을 추진했다. 

지난 20년 동안 중앙정부 혹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사업에 주민들이 반발하면 이를 님비현상, 공공 갈등 혹은 개발 갈등 문제로 치부했다. 갈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현상으로 갈등의 부정적 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갈등을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갈등관리 자문단이 꾸려지고, 매뉴얼이 제작되면서 소통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갈등은 중앙정부와 제주도정의 혁신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갈등 상황을 일으킬 정도로 문제를 누적시켜 왔을 뿐, 제도와 정책을 혁신하려고 하지 않는 중앙정부와 제주도가 문제이다. 예를 들어, 쓰레기가 넘치기 때문에 매립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정책은 그동안 제주도가 사회 변화를 위해 제도와 정책을 혁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쓰레기까지 몰래 수출하기도 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중앙-제주도의 관계, 혹은 제주도-주민의 관계를 재구성하거나, 제주의 사회·경제·정치 혁신을 추구해야 했지만, 지금까지 방치했다. 

제주도는 개발 프레임에 갇혀 아무런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 특별자치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제주 사회와 경제가 혁신과 거버넌스를 재구축하지 못하고 규제 완화(탈규제)를 고집하며 구질서의 관료 중심의 운영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많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많은 문제를 혁신과 거버넌스 재구조화 관점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완화와 인구 증가 중심의 외생적 성장전략은 심각한 부작용(사회 경제적 딜레마)을 일으킨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출산율이 감소하게 되며, 심지어 경제 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다(다음 기고에 계속).

글쓴이 김평선은 제주4.3유족으로 정치학을 전공하고 제주4.3에서 서북청년단의 폭력행위 동기를, 미군정의 제주도제 실시 사례에서 영토와 권력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근대국가가 형성되고 운영되어 온 과정을 정치철학, 권한 이양과 분권화 등 국가 운영을 위한 기술(statecraft)를 중심으로 공부해 오면서, 국가를 '권력과 지배', 그리고 '자유'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참고문헌

1) Zoltan J. Acs and David B. Audretsch, 1988. "Innovation in Large and Small Firms: An Empirical Analysis",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Vol.78, No.4, pp.678-690. ; Suarez-Villa, L. 1993, "The Dynamics of Regional Invention and Innovation: Innovative Capacity and Regional Change in the Twentieth Century", Geographical Analysis, 25: pp.147-164. ; M. E. Porter and S. Stern, 2002. "National Innovative Capacity," In M. E. Porter, et al., Eds., The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 2001-2002, Oxford University Press, New York, pp.102-118.
2) Anne-Mette Hjalager, 1999. "Environmental regulation of tourism: impact on business innovation",  ; Qadar Bakhsh Baloch et al, 2023. "Impact of tourism development upon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a suggested framework for sustainable ecotourism"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 30 pp.5917–5930. ; Yujuan Wu, Jacquline Tham, 2023. "The impact of environmental regulation, Environment, Social and Government Performance, and technological innovation on enterprise resilience under a green recovery, Heliyon, Vol 9(10), pp.2405-8440.

3) Jones Lang LaSalle, 2000.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개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p.17.

글쓴이 김평선은...

제주4.3유족으로 정치학을 전공하고 제주4.3에서 서북청년단의 폭력행위 동기를, 미군정의 제주도제 실시 사례에서 영토와 권력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근대국가가 형성되고 운영되어 온 과정을 정치철학, 권한 이양과 분권화 등 국가 운영을 위한 기술(statecraft)를 중심으로 공부해 오면서, 국가를 '권력과 지배', 그리고 '자유'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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