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부터 층간 소음까지... 첨예한 사회 문제 다루고도 호불호 갈리는 이유
[김형욱 기자]
도시건축가 김진애 박사가 말하길, 아파트는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 해도 무방하고 그 어느 것도 아파트만큼 우리들의 삶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수치로 봤을 때도 아파트와 연립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의 거주비율이 80%에 육박하니 말이다. 여전히 아파트는 공급과 수요의 비율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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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84제곱미터> 포스터. |
| ⓒ 넷플릭스 |
김태준 감독은 전작이자 데뷔작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도 넷플릭스와 협업했는데, 첨예한 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는 젊은 층 위주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다뤘다. 두 번째 작품도 그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심리적인 면을 건드리기에 자못 피로도가 있지만 끝까지 보게 되는 힘이 있다. 그런가 하면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릴 게 분명하다.
영끌 내 집 마련, 집값 폭락, 층간 소음까지
2021년, 30대 직장인 노우성은 대출은 물론 적금과 주식, 심지어 엄마의 마늘밭까지 판 돈을 끌어모아 꿈에 그리던 서울 '내 집' 마련에 성공한다. 고공행진 중이던 집값 앞에서 '더 이상 늦으면 안 된다', '서울 집값은 무조건 우상향이니 일단 사놓으면 장땡이다'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런데 2024년, 집값은 거듭 내려가고 금리는 거듭 올라간다. 월급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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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84제곱미터>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결국 우성은 회사 동료의 솔깃한 제안을 듣고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층간 소음 문제는 잘 해결할 수 있을까?
나름의 미덕, 붕괴되는 영화, 끌리는 스타일까지
84제곱미터는 이른바 국민 평형으로 불린다. 대한민국의 아파트 거주민 중 대다수가 살고 있다. 하여 이 작품의 지향점을 손쉽게 캐치할 수 있다. 한국 평균에 도달하기 위한 한 젊은이의 눈물겨운 사투랄까. 그런데 정작 집을 장만하고 나서 문제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그로선 뭘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일방적으로 피해만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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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84제곱미터>의 한 장면. |
| ⓒ 넷플릭스 |
와중에 끝까지 배신하지(?) 않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강하늘, 염혜란, 서현우 삼각 편대가 영화를 공고히 지탱하고 또 이끈다. 특히 시청하고 있기가 힘든 후반부는 오롯이 그들의 몫이다. 아이러니하게 영화가 무너질수록 그들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감독으로선 넷플릭스 월드와이드 순위에서 높이 위치하며 흥행에 나름 성공했다는 것에서 충분히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왠지 김태준 감독의 다음 작품도 볼 것 같다. 끌리니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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