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의 자연과 유산, 동백과 소나무 그리고 갈대밭
[이병록 기자]
서천에 오기 전에는 이 지역에 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서해에 접해 있다는 서산이나 서천이라는 이름 때문에 서쪽의 산이나 내를 의미할 줄 알았지만, 막상 의미를 풀어보니 서산(瑞山)은 '상서로운 산'이라는 뜻이었고 서천(舒川)은 '내가 펼쳐진다는 의미'였다.
또 모시로 이름난 한산이라는 지명 역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주둔했던 한산과 같은 줄 알았는데, 여기가 모시로 유명한 한산(韓山)이었다. 여기에 오기 전에 김제를 보고 여기서 느낀 점은 '시외버스정류장 하나에도 동네의 규모나 특색이 그대로 드러난다'라는 사실이다.
서천 시외버스정류장은 서울에 운항하는 버스가 멀리 남도의 시군처럼 하루에 3대밖에 없다. 시외버스정류장도 몇 평밖에 되지 않은 조그만 사무실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여기는 기차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서천은 장항과 서천 두 개의 읍과 한산, 비인을 포함한 11개 면으로 이뤄져 있으며, 서천군, 한산군(韓山郡), 비인군(庇仁郡) 세 개의 옛 고장이 1914년에 서천군으로 합쳐져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서해랑길을 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내려오다가, 이번에는 위로 올라가면서 완주하는 지점이 서천이다. 동서남해의 모든 길을 완주하는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더욱 특별하다.
우선 군산에서 장항읍으로 넘어왔다. 이 장항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백제 멸망 때 당나라의 대군이 이 땅을 짓밟아서 지나갔고, 또 한동안 왜구의 침입이 심했기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군영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이 더욱 의미가 있는 이유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는 때 이 앞바다, 곧 장항 앞바다 기벌포(伎伐浦)에서 나당전쟁의 마지막 결전이 벌어졌다. 이때 신라의 사령관 시득(施得)과 당의 설인귀(薛仁貴)에게 승리해서 당이 물러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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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림자연휴양림과 서천 갯벌 농고생들이 심은 소나무가 휴양림이 되었다. 바로 옆에는 갯벌이 있다. |
| ⓒ 이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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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천 갯벌 소나무 숲은 갯벌과 붙어 있다. 갯벌을 즐기는 시민들 |
| ⓒ 이병록 |
식당을 찾는데, '서천 향교' 표지판이 보여서 점심을 먹고 가보기로 했다. 식당에서 "서천에 왔다가 이거 하나는 봐야 후회하지 않는 곳이 어디입니까"라고 묻자, 동백정과 죽도를 추천했다. 죽도는 '그 섬에 가고 싶다' 목록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곳이고, 서천 향교를 먼저 보고 동백정으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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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정 동백나무는 여수 오동도와 선운사가 유명한데, 여기는 두 가지 전설이 내려오는 얘깃거리가 있는 동백숲이다. |
| ⓒ 이병록 |
다른 하나는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한 노인이 동백정 앞 바다에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용왕을 잘 모셔야 화를 면하리라 생각했다. 어느 날 꿈에 신령이 나타나 해안 백사장에 몰려오는 널판 상자를 열어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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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나무 동백정에 있는 오래된 동백나무 |
| ⓒ 이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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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천읍성 옛날 판자촌이었을 동네를 깨끗하게 만들어 놓았다. 서천 읍성은 이 마을 옆에 있다. 읍성 망루에 버려진 개로 보이는 개 한 마리가 쓸쓸하게 있다. |
| ⓒ 이병록 |
덧붙이는 글 | 다음 이야기에서는 한산면에 있는 문헌서원, 모시전시관과 한산읍성, 그리고 신성리 갈대밭 등을 풀어나 갈 예정이다. 내용상으로는 갈대밭을 여기에 올려야 하나, 여행 마지막과 관련이 있어 다른 편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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