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5만원 더 받는데, 웃지 못하는 이유
이재명 정부의 첫 경기 부양책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2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우고 팍팍한 가계 살림에 단비가 될 지원금과 관련해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말>
[최육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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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창농협 유등지점 하나로마트. 슈퍼가 한 곳도 없는 유등면에서는 농협이 문을 닫으면 주민들 생활시계도 함께 멈춘다. 주말에는 농협 직원이 출근하지 않아, 하나로마트마저 문을 닫는다. 7월 20일 일요일 오후 사진이다. |
| ⓒ 최육상 |
"어르신들은 소비쿠폰 쓰려면 읍내 나가야 하는데..."
전북 순창군은 지원금이 추가로 지급되는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이다. 1개 읍(순창읍)과 10개 면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40%가 순창읍에 거주하고 있다. 순창읍에는 군청과 의회, 교육청, 경찰서, 소방서, 우체국, 도서관, 은행 등 공공기관과 다양한 요식업소가 밀집해 있다.
반면 10개 면 지역의 경우, 행정복지센터가 있는 면 소재지에 농협 하나로마트와 몇몇 식당, 카페, 구멍가게가 있을 뿐이다. 면 소재지를 벗어나면 식료품점이나 약국 일상생활에 필요한 업소를 찾기 어렵다. 면 단위에 사는 한 주민은 "돈(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쓰려고 해도, 정작 사는 지역에 사용할 곳이 없다"라며 "물건을 사고 음식을 사 먹으려면 버스 타고 읍내(순창읍)에 가야 하는데, 버스도 하루 네다섯 번밖에 없어 그마저도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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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순창군은 1개 읍(순창읍)과 10개 면으로 이뤄져 있다. 복흥면과 쌍치면 주민들의 생활권은 순창읍이 아니라 정읍시다. |
| ⓒ 순창군 |
금과면의 한 주민은 "금과면 소재지에 조그마한 슈퍼가 있어서 금과(농협) 하나로마트에선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라며 "차량 없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왔을 때 한 번씩 순창읍에 나가서 사용하거나, 젊은 사람이 읍내에 갈 때 물건을 사다 달라고 부탁해야지 안 그러면 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 지역의 주민은 "민간 식료품점과 농재자판매소가 있더라도 갖춘 물건이 별로 없어 농협을 제외하면 쓸 데가 정말 마땅치 않다"라며 "차를 몰고 읍내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소비쿠폰을 다 쓰지도 못하고 날릴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순창읍내보다 정읍시내가 훨씬 가까운 복흥면 주민은 "소비쿠폰은 순창군내에서 사용해야 하는데, 10분이면 갈 정읍시내를 놔 두고 40분가량 걸리는 순창읍내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이 있다"라며 "지역 경기 활성화라는 데는 100번 동의하지만, 우리 복흥면민의 경우에는 생활권이라는 걸 고려해서 순창군내 대신 전북권내로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025년 4월 말 기준, 순창군 10개 면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은 987명인 유등면이다. 한 주민은 "유등면에는 슈퍼가 한 곳도 없어서 농협이 문을 닫으면 주민들 생활 시계도 함께 멈춘다"라며 "도시 주민들이야 문밖만 나가도 돈을 쓸 곳이 천지에 널렸겠지만, 우리 유등면민들은 농협이 아니고서는 돈을 쓰려야 쓸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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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날인 21일 광주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한 직원이 현물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이어 "농자재마트 같은 경우도 동계면·구림면·쌍치면·복흥면은 민간이 운영하는 곳이 있다"라며 "확인하러 가봤더니 '농협 농자재마트 풀어주면 우리는 망한다', '농협 허용해주면 다 농협으로 가버린다'고 하는 등 민감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순창군 소비쿠폰 지급 대상은 2025년 6월 18일 기준으로 군에 주민등록을 둔 군민 2만6792명이다. 지급액은 ▲일반군민 1인당 20만 원▲차상위·한부모가족 35만 원 ▲기초수급자 45만 원이다.
순창군 기획예산실 관계자는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군민이 많을 것으로 보고, 무기명 선불카드를 사전 제작해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려 "부군수를 단장으로 한 전담 TF팀을 구성해 대상자 자격 검토, 지급 결정, 콜센터 운영 등 전반적인 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령자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군민을 위해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도 운영한다"라며 "해당 군민이 읍·면 행정복지센터에 전화로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방문해 선불카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어떻게 쓸 것인가] 다른 기사 보기
애 둘인데 갑자기 생긴 대출금... 소비쿠폰 덕에 여름휴가 갑니다 https://omn.kr/2el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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