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에 빠져산 세월이 20여년인데 또 벌인 연구

박성호 2025. 7.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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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매미를 찾아서 1] 역사생태학을 통한 조선 매미 탐구

[박성호 기자]

조선의 매미, 그 이름과 의미를 찾다

한여름, 서울 반포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울리는 매미 합창은 20년 넘게 나를 매료시켰다.

2002년 여름, 도심 매미 생태를 탐구한 호기심이 2002년 다큐멘터리 '한 여름의 기록, 반포매미'(30분)를 낳았고, SBS VJ영상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04년 생태동화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저자 박성호, 사계절출판사)가 12쇄까지 인쇄되었다.

이후 9년간 촬영한 영상은 2011년 독립다큐멘터리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98분)로 완성되어 IPTV, 케이블TV, PC, 모바일 OTT로 공개되었다. 지금은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지만, 매미 생태 공유 노력은 계속되었고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생태동화 표지와 다큐멘터리 포스터 매미에 대한 관찰기록이 2004년 생태동화와 2016년 다큐멘터리 영화로 완성되었다
ⓒ 사계절출판사, 박성호
지금 내가 듣는 매미 소리가 조선의 여름에도 똑같이 울렸을까? 아니면 그들은 전혀 다른 매미, 전혀 다른 여름을 만났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과거 생물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역사 속 문헌과 그림을 씨실과 날실 삼아 조선시대 매미의 생태와 한 곤충과 인간의 관계를 복원하는 작업의 시작점이다.

가장 앞선 호기심은 매미를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불렀을까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매미는 주로 '선(蟬)' 또는 '조(蜩)'로 기록되었다. 유일하게 15세기 후반 편찬된 한자 및 한글 언해본 의서 <구급간이방>에는 한자 '蟬'과 함께 한글로 'ᄆᆡ〮야ᄆᆡ〮'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이는 접미사 '의'가 붙은 형태다.

중세 한국어에서 원래 매미는 'ᄆᆡ〮야미'로 불린 것으로 보이며, 이는 울음소리 'ᄆᆡ〮얌'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음운학적 분석에 따르면, 'ᄆᆡ〮얌'은 매미 울음소리의 원형 의성어로, 현대의 '맴'으로 요약된다. 이 울음소리 리듬은 참매미의 단속적 소리와 부합한다. 참매미는 "맴맴맴맴" 형태의 단음을 같은 리듬으로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괴성을 지르다가 마무리한다.

반면, 애매미는 "스삐오스 스삐오스 치르르르", 말매미는 "차르르르르르" 쓰름매미는 "쓰르람 쓰르람"과 같은 금속성의 소리를 연속적으로 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맴맴맴'이 조선시대 매미의 대표적인 울음소리로 인식되었다면, 이는 참매미가 당시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 구급간이방에 매미 표기 한문에 한글 언해를 곁들인 의학서 <구급간이방>에는 매미의 조선시대 표기가 실려 있다
ⓒ 국가유산정보
문헌으로 생태를 복원하다 : 역사생태학과 문화생태학의 여정

이 기사는 조선의 여름을 채웠던 매미의 실체를 추적하는 역사생태학적, 문화생태학적 모험이다. 단순히 곤충의 생태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 사람들이 매미에 대한 인식을 탐구한다. 당시에는 현대 생물학이나 생태학은 없었지만, 선조들은 나름의 관찰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을 읽고 기록했다.

비록 어류를 관찰하여 기록한 정약용의 <자산어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매미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지식을 남긴 이들이 있어 한 시대의 자연 인식과 생존 양식을 해독하는 단서가 된다. 역사생태학(Historical Ecology)은 고문헌, 회화, 지도 같은 역사적 자료를 통해 최근 수백 년간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풀어낸다.
▲ 조선의 생태환경사(저자 김동진, 2017) 국내에서 이루어진 역사생태학적인 연구결과의 대표적인 저작물 '조서생태환경사'의 표지
ⓒ 푸른역사
역사생태학의 최근 연구들은 고문헌, 고서화, 사찰 기록, 약초서, 시가집 등 비과학적 자료에서 생태적 신호를 찾아내고 있다. 국내에서 김동진 박사는 2017년 <조선생태환경사>로 조선 시대 생태 변동을 역사생태학적으로 분석했다. 이 책은 사냥, 개간, 물관리(방조제, 배수로)로 인한 호랑이 감소, 삼림 파괴, 농경지 변화를 다뤘다.

중국 송대 화조도 연구는 새 부리와 깃털로 화북 조류 분포를 복원한 사례이며, 한국에서는 <대우치수도>와 <준천계첩> 분석으로 조선 후기 치수 사업에서 버드나무 역할이 드러났다(서윤정, 2024). 이는 고문헌과 생물학 결합으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문헌은 과학적 관찰과 달리 편향될 수 있지만, 매미 언급 맥락과 특징 추적은 생태 단서를 준다.

조선 매미의 다층적 복원

조선 매미에 대한 역사 생태학적 탐구 결과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는 매미 '오덕'을 삶의 덕목으로 비유하고, 정약용의 <선음삼십절구>는 매미 울음소리를 계절과 철학적으로 표현하며, 박지원과 유한준의 '고선포목(枯蟬抱木)'은 매미를 빈곤 상징으로 묘사해 조선 선비들의 다양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규경은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매미 우화와 허물 벗기, 날개 소리 기관을 기록하며 감탄했다. 그는 아이들이 매미와 여치를 구워 먹고, 호남에서 매미를 일상 음식으로, 기생이 목소리 맑음에 사용했다는 풍습을 전한다. 이는 중국 문헌을 넘어선 생태 지식을 시사한다. 임성주의 <녹문집>은 매미 울음소리 원리를 언급하며 학자들의 지식을 보여준다. 약재로는 매미와 선퇴가 신경 안정과 피부 치료에 사용되었다는 것을 여러 문헌에서 확인하였다.
▲ 이규경이 저술한 '오주연문장전산고' 1800년대 초 헌종 시기에 저술한 우리나라 전통 백과사전인 유서(類書)
ⓒ 서울대 규장각
회화에서도 매미의 흔적은 생생하다. 신사임당의 초충도에는 매미가 대나무 잎이나 식물 위에 앉아 섬세한 날개를 펼친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정선의 홍료추선과 송림한선, 월봉 김인관과 심사정의 화조도에는 매미가 나뭇가지에 조용히 앉아 여름의 정취를 더한다. 이는 당시 매미의 종과 서식지를 짐작하게 하는 귀중한 단서로, 역사생태학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 조선 시대 직업화가였던 현재 심사정 선생의 '유선도' 조선시대 화가 중에 그림 속에 매미를 가장 많이 그려낸 화가 심사정의 대표적인 매미 그림
ⓒ 간송미술관
오늘날 매미 소리 속 여름 정취는 조선 사람들과 얼마나 다를까? 그들의 기록과 그림에 여름이 여전히 살아 숨 쉰다. 이 기사는 조선 매미 이야기의 시작일 뿐이다. 연속 기사에서는 매미를 변화와 여름의 상징으로 본 철학적 인식, 이규경 같은 학자의 생태 지식, 매미를 음식과 약재로 쓴 생활상, 조선 회화로 추정한 매미 종을 탐구하며, 탐구의 결과는 유튜브 '드가의 다큐멘터리 이야기'에서 영상으로 제작되어 공개되고 있다.

<참고문헌>
김동진. (2017). 『조선의 생태환경사』. 푸른역사.
조현제 외. (2016). 『해제로 보는 조선시대 생물자원 1』. 국립생물자원관.
서윤정. (2024) "생태환경의 시각에서 본 조선 시대의 미술" 『대동문화연구』
Wang, Y. (2008). Avian fauna and habitat reconstruction from Song Dynasty bird-and-flower paintings. Journal of Chinese Art History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맨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맨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맨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맨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드가의 다큐멘터리 이야기'에도 실립니다.2025년 여름 총 4-5편의 조선 매미에 대한 심층 기사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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