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기성용 장학생'에서 기성용과 함께 데뷔하기까지…18세 홍성민의 기쁨과 슬픔

김희준 기자 2025. 7. 2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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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포항스틸러스).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포항] 김희준 기자= 홍성민이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을 포항스틸러스 데뷔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를 치른 포항이 전북현대에 2-3으로 역전패했다. 포항은 22라운드 종료 기준 승점 32점으로 리그 5위가 됐다.


이번 경기는 기성용의 포항 데뷔전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이토록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에 포항에서 데뷔한 또 다른 선수가 있었다. 바로 홍성민이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나는 기성용 선수 이슈보다 골키퍼 기용에 고심을 많이 했다"라고 할 정도로 전북전을 앞두고 골키퍼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번 경기에는 최근 경기력이 아쉬웠던 황인재나 윤평국이 아닌 2006년생 홍성민을 과감히 기용했다. 그가 훈련에서 보인 좋은 모습을 믿었고, 포항이 오랫동안 공들인 자원인 만큼 선방과 빌드업 능력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


홍성민은 자신의 데뷔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전반 14분 콤파뇨와 1대1 상황에서 각도를 잘 좁히고 나와 일차적인 선방에 성공한 장면이나 전반 40분 전진우의 헤더를 옆으로 쳐낸 장면, 후반 30분 이영재의 왼발 프리킥을 선방해낸 장면 등 전북 공격을 잘 방어해냈다. 패스 선택도 대체로 훌륭했다. 비록 후반에만 3실점을 하긴 했지만 홍성민 개인의 실책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후반에는 집중력 부재가 있긴 했지만 선수들이 못했던 것보다 전북이 잘했다"라며 "실점 상황을 보면 (홍)성민 선수의 판단 미스나 실수로 실점한 게 아니다. 첫경기, 큰 경기에 출전이 전무한 선수가 나와서 이 정도까지 했다는 것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실점은 했지만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홍성민을 위로했다.


홍성민(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성민은 자신의 데뷔전에 대해 기쁨과 슬픔을 모두 느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기회를 주신 감독님이랑 김이섭 (골키퍼) 코치님에게, 그리고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데뷔전에 이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라면서도 "마지막 실점에서 내가 반응했으면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순간 집중력이 떨어졌다. 아무 생각이 안 들었고 허탈했다"라고 자책했다.


또한 "확실히 고등학교, U17 대표팀, U20 대표팀 무대보다 템포도 두세 배 빠르고 훈련에서 연습한 것도 잘 되지 않았다"라며 "공에 반응하는 걸 더 높여야 한다. U17이나 U20보다 공이 훨씬 빨랐기 때문에 몸의 반응이나 동체 시력을 높여야 할 것 같다"라며 프로의 높은 수준을 체감했다.


박 감독은 이번 경기를 위해 전술적으로 오랫동안 대비한 흔적이 엿보였다. 홍성민의 출전 역시 2주 전부터 정해져있었다. 홍성민은 "감독님이 2주 전에 미리 알려주셨다. 원래 긴장이 안 됐는데 경기장에 오니까 긴장이 많이 되더라. 김이섭 코치님, (황)인재형, 키트 매니저 형이 옆에서 장난을 많이 쳐줘서 괜찮게 잘했던 것 같다"라며 "상대 전북이 1등 팀이고 공격력도 강한 팀이지만 편하게 뛰려고 했다. 국제 무대도 몇 번 뛰어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살려서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재밌게 하자 생각했다"라고 2주 동안 자신을 단련해왔다고 밝혔다.


홍성민(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성용(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나란히 포항 데뷔전을 치른 홍성민과 기성용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과거 홍성민은 기성용이 운영하는 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으로 축구용품 등을 지원받았다. 홍성민이 축구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 전설적인 선수와 한 팀에서 같이 데뷔하는 건 웬만한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꿈같은 일이다.


관련해 홍성민은 "(기)성용이 형과 어제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내가 성용이 형 장학재단 장학생인데 성용이 형이 나와 같이 데뷔하는 게 신기하고 좋다고, 즐겁게 하라고 하셨다. 경기 끝나고는 데뷔 축하하고 수고했다고 하셨다"라며 기성용이 경기 전후로 자신에게 의욕과 자신감을 줬다고 전했다.


키가 184cm로 골키퍼치고는 작은 홍성민이 더욱 성장해 포항 주전을 차지한다면 신화용, 강현무에 이은 단신 골키퍼 계보를 이을 수도 있다. 첫경기에서 충분한 매력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주어질 기회를 잘 잡는 게 중요하다.


홍성민은 "감독님이 날 쓰시는 건 양발로 하는 킥과 패스가 정확하다고 선택하신 거다. 발밑과 반응속도를 발전시키겠다"라며 "위에 (윤)평국이 형이랑 인재 형이랑 (권)능이 형이 있다. 주어진 위치에서 계속 준비하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아직까지는 주전 경쟁에 대한 진지한 생각은 없다"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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