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코틀랜드 순방 취재에 WSJ 제외…‘외설편지 보도’ 뒤끝 논란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할 취재 기자단에 월스트리트저널(WSJ) 백악관 출입기자를 제외시켰다. WSJ이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50세 생일 축하 편지와 함께 외설적인 그림을 보냈다고 보도한 이후 내려진 조치다. 미국의 헤지펀드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을 동원해 정ㆍ재계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로 2019년 기소돼 수감 중이던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물이다.
21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오는 25~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을 취재하는 기자단에서 WSJ의 백악관 출입 기자 타리니 파르티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당초 파르티 기자는 나흘간에 걸쳐 턴베리와 애버딘 골프장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가운데 3일차와 4일차 취재를 맡는 인쇄매체 풀 기자로 배정돼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출입 기자단으로부터 풀 취재 배정 권한을 넘겨받은 백악관이 최근 파르티 기자를 이번 스코틀랜드 취재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파르티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엡스타인에게 외설적인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보도한 WSJ 기자 2명과는 다른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 보도를 부인하며 해당 WSJ 기자와 WSJ 모기업 뉴스코퍼레이션그룹, 이 그룹을 소유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명예회장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명예훼손 소송을 낸 상태다.
레빗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서에서 “WSJ이나 그 외 어떤 언론 매체도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 집무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대통령 개인 업무 공간에서 특별히 취재할 권한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며 “WSJ의 허위이자 명예훼손 행위 때문에 WSJ 기자는 이번 방문 일정에 동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WSJ이 향후 백악관 경내 및 대통령 순방 취재에 다시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한다. 폴리티코는 “WSJ 측도 코멘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이 비우호적인 언론 보도를 이유로 백악관 취재 권한을 배제시킨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은 ‘멕시코만’(Gulf of Mexico) 이름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바꿔 부르기로 한 결정에도 AP통신이 기존대로 ‘멕시코만’으로 표기하는 기사를 내보내자 지난 2월 11일 AP통신의 백악관 출입 기자를 취재단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백악관에 “AP 기자들의 풀 기자단 자격을 복원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백악관은 AP통신 기자의 백악관 취재를 허용하는 대신 기존의 풀 기자단 규정을 개정해 통신사 전용 좌석을 폐지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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