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장애인에겐 먼 꿈, 자기 집에서 돌봄받기

2025. 7. 22.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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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의 장애인 돌봄 이야기] ⑬ 시설 생활 장애인들과 집


우리에게 집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안전한 곳이다. 튼튼한 벽과 지붕은 추위와 더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현관문을 닫으면 시끄러운 바깥세상이 스르르 사라져 버리는 안락함을 준다. 이 편안한 집에서 우리는 먹고 쉬고 즐기며 가족과 살아간다. 아이는 자라고 부모는 늙어간다. 그래서 집은 갖가지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집이 모든 사람에게 다 포근한 것은 아니다. 어떤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집은 어둡고 우울한 곳이다. 찾아올 사람이 없는 고립의 장소이자 문밖에 나갈 생각을 접어둔 칩거의 둥지일 수 있다. 혼자서 앓아눕는 병상이기도 하고 외롭게 생을 마치는 마지막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집은 불편하고 위험한 곳이다. 휠체어나 보행기에 의지한 몸은 집안에서 움직이기 어려워 팔 힘으로 바닥을 쓸며 다닌다. 이들에게 화장실은 매일 넘어야 하는 고갯길이다. 보행기라도 짚으면 문이 너무 좁고 물기 젖은 바닥에서 꽈당 미끄러지기도 한다.


지역사회 돌봄은 이런 집들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만들려는 노력이다. 활동지원사든 단골의사든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일단 반갑다. 장애인과 노인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데 방문 만한 보약은 없다. 지역사회 돌봄은 안전한 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집을 개조해 주고 복지 주택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집이 지역사회 돌봄을 도와 주기도 한다. 방문 간 영양사가 냉장고를 열어 보면 영양 지도의 방향이 잡힌다. 환자의 상태와 행동을 집의 구조, 가구와 함께 관찰하면 재활 치료의 방향도 잡힌다. 집은 수많은 정보를 담은 빅데이터의 보고다.

그런데 상당수의 장애인은 애당초 집이 없다. 집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초다. 삶의 뿌리인 집을 떠나 병원, 시설로 옮겨간 노인들이 거기서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는 어렵다. 하물며 어려서 시설에 들어가 평생을 살아온 중증 장애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장애인 시설에는 2023년 기준 2만6000여명이 들어가 있다. 이들도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내 집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러나 집을 준다고 해도 촘촘한 생활 지원, 건강 돌봄이 따라주지 않으면 탈시설화는 현실적 제약에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애인 돌봄의 노력을 더 서둘러야 한다. 집이 없는 장애인들도 인간답게 살아야 하고, ‘돌봄이 붙어 있는 집’이 그 바탕이다.

(재)돌봄과 미래,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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