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만난 용역 직원들 "핸드폰 뺏고는... 나갈 땐 도망치듯 갔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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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인으로 출석한 고동희 정보사령부 계획처장(왼쪽)은 계엄 선포 후 선관위 장악 작전을 현장 지휘했습니다. 출처 : 중앙선관위 CCTV 화면 갈무리 |
|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납치됐을 때처럼 '무릎 꿇고 손 들어'는 아니었지만, 통제가 계속되는 상태였습니다. 좀 놀랐습니다." - 박아무개씨
12.3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실에서 야간근무를 서다 계엄군을 맞닥뜨린 보안 용역업체 직원들이 21일 법정에서 한 증언이다. 직무 경력 2~3년차 사회 초년생 젊은이들은 그날 밤 세 시간 동안 허리춤에 권총을 찬 계엄군에게 핸드폰을 빼앗겼고, 화장실 갈 때조차 군인들의 감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김용현 전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에는 보안관제 용역업체 소속 이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업체 소속 직원 10여명은 2명씩 돌아가면서 선관위 과천청사 통합관제실에서 24시간 교대 근무를 서고 있다고 한다. 계엄이 선포된 날 밤, 선관위 서버실에 난입한 정보사령부 군인들을 마주한 사람 역시 선관위 소속 공무원이 아닌 이 용역업체 직원들이었다.
이씨는 군인들이 선관위 서버로 통하는 관제실 문을 두드린 후 "강압적으로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군인들이 서버실 문을 열고 안에 사람이 있는지 수색을 하고, 이상 없는 걸 확인하더니 무전으로 '장악 완료했다'고 했다"면서 "그 후 한 명이 제 핸드폰을 가져갔다"고 기억했다. 그는 계엄군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않습니다'면서 거절했다"고 했다.
당시 함께 당직을 서고 있던 박씨 역시 "군인이 서버실이 있는 2층 밖으로 못 나가게 했다"면서 화장실을 가거나 흡연을 할 때도 계엄군이 동행했다고 증언했다.
군인들은 두 사람에게 왜 선관위 서버실에 들이닥쳤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씨는 "핸드폰을 빼앗고 인터넷을 통제하는 상황에 대해 알려주지 않아 여러 번 물어보니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뉴스 헤드라인 하나만 보여줬고,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일축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께 계엄 선포 직후 선관위에 침입한 군인들이 다음날 새벽 1시 30분께 선관위를 떠났다고 말했다. 박씨는 군인들이 압수해 간 핸드폰 두 대를 그대로 둔 채 "도망치듯 가는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당시 선관위 서버실에 갔던 김아무개 정보사 소령 역시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소령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대령)에게 전화로 '중앙선관위 청사로 들어가 서버를 확보하고 청사 출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하는 소리를 옆에서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전에 계엄을 알지 못한 채 명령을 받고 선관위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그는 "(문 전 사령관이 고 전 처장에게) '밤 10시경 TV 속보를 보면 (선관위 침투) 임무 개시 시점과 합법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정보사에서 선관위에 간 인원은 10명으로, 권총을 차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특검 측은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 등이 선관위를 확보한 뒤 불법적인 부정선거 수사를 통해 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현 측 "특검이 지귀연 사건도 수사… 재판관 압박하는 것" 주장
한편, 내란 특검 측과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재판에서도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검 측은 지난 기일에 이어 다시 신속한 재판을 강조하며 하계 휴정기에도 재판을 이어가자고 주장했다. 장우성 특검보는 "변호인들이 출석할 수 없다면 국선 변호인 선정을 통해서라도 기일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은 "국선 변호인을 강제 지정하자는 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특히 특검의 수사 범위 안에 지귀연 재판장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관련 고발 사건이 있다는 점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유승수 변호사는 "특검에 재판장님 관련 사건도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면서 "재판관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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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정기에도 공판" 요청한 특검... 김용현 측 "이재명도 휴가" https://omn.kr/2ei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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