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남편 두고 25년 살던 미국 떠난 한국 여성… 충격적 이유 [이게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민낯을 비판하는 기사를 미국 영주권자인 시민기자의 신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미현'(이것이 미국의 현실)이라는 가명으로 싣습니다. <편집자말>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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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민권센터, 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버지니아 함께센터 등 한인 단체들이 출생 시민권 폐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
| ⓒ 민권센터 |
오늘도 한국 여성 한 명이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여성은 체류 기간을 넘은 소위 '오버 스테이'로 25년 가까이 미국에 살았고 놀랍게도 미국인 남편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 통상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신분과 관계없이 결혼 2년 미만이면 위장결혼을 감별하기 위한 2년짜리 임시영주권이, 2년 이상이면 10년짜리 정식 영주권이 발급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나 봅니다. 이 여성은 불법체류 기록이 있으면 영주권 신청이 불가능한 데다 이제는 병원에 갈 때도 신분을 밝혀야 해서 어디 가서 마음 편히 치료도 받지 못하게 생겼다고 겁을 냅니다.
이 여성의 친구는 미국인 남편 사이에서 아이까지 낳았는데 같은 이유로 함께 귀국 비행기에 오른답니다. 남편과 생이별하게 생겼으니 마음이 헛헛해서 자기가 쓰던 침구를 고스란히 한국에 가져갈 것이라고도 합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어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해서 트럼프 이전에 미리 영주권을 신청하지 않고 헛되이 보낸 날들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시민권자도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최근 트럼프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사람에게도 국적 박탈을 운운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설전을 벌여온 미국 코미디언 로지 오도넬에게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녀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까지 언급합니다. 트럼프가 재선된 이후 아예 아일랜드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시민권 취득 과정을 밟고 있는 오도넬은 즉각 트럼프를 향해 "아름다운 미국이 상징하는 모든 것에 대한 수치"라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가 미국 시민권 박탈을 입에서 꺼낸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일 <알자지라>는 트럼프가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의 시민권 박탈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간다에서 태어나 2018년에 미국인이 된 맘다니의 배경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맘다니가 이곳에서 불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모든 걸 좀 봐야겠다"는 트럼프의 언급에 맘다니는 "미국 대통령이 나를 체포하고 시민권을 박탈한 후 추방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응수했습니다. 같은 날, 트럼프는 미국 시민 일론 머스크를 추방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 좀 봐야 되겠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시민권 박탈을 운운하다가도 나중에 가서는 "좀 봐야겠다"며 슬그머니 말꼬리를 흐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미국 시민을 추방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일이라고 법률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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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연방 수사관들에 의해 체포된 사람들의 사진이 이민 법원이 있는 연방 건물 외부에 붙어 있다. |
| ⓒ AFP 연합뉴스 |
<타임스>에 따르면 실제로 1967년 이전에는 대략 2만 2천 건의 국적 박탈이 발생했으며 1990년과 2017년 사이에는 305건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사기나 신분 위조 등이 확인되거나 시민권 취득 후 심각한 테러활동에 연루되면 시민권 박탈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아주 드문 사례로, 과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문 기록을 통해 허위 시민권을 찾아내는 '야누스 작전'에 박차를 가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민법자원센터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7년까지 국적 박탈 사례는 연평균 11건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국토안보부가 법무부로 이관한 사례는 95건으로 늘었습니다. 사례가 급증하면서 2018년 1월 이민국이 1600명의 시민권자를 추가로 기소해 법무부로 이관했으며 2019년 예산안에 이민국이 무려 70만 명이나 되는 시민권자의 서류를 검토해 귀화를 취소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미국인 수천 명의 시민권을 박탈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라는 이름의 이 보고서는 이전 정부의 시민권 박탈이 나치와 같은 전범을 표적으로 삼았다면 현 트럼프 행정부는 신청자가 출석하지 않았을 때 내려진 이전 추방 명령, 신청서의 불일치, 귀화 당시 기소되지도 않았던 범죄 혐의를 근거로 시민권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적 박탈' 절차는 미국 정부가 시작해야 하는데 반드시 연방법원에서만 이루어집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민사나 형사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은 시민권 취소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형사의 경우 불법으로 시민권을 취득한 사례이고 민사의 경우 시민권 취득 절차에 허위가 있었거나 전복단체에 소속되는 경우 등입니다.
하지만 미국이민법자원센터는 미국 시민권자가 범죄 혐의로 기소될 경우 조사 절차를 밟을 권리가 있다고 언급합니다.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민으로 태어나지 않고 귀화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권을 박탈할 위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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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 서명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3.4조 달러 규모의 예산 법안에 서명해 세금 감면 연장, 불법 이민 단속을 위한 자금 지원 등을 법제화했다. |
| ⓒ UPI 연합뉴스 |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행정명령에서처럼 "그 사법권에 속하는 자"가 가지고 있는 해석상의 빈틈을 노립니다. 불법체류자나 임시방문객의 아이는 미국에서 출생하였더라도 본국에 충성할 것이므로 출생시민권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입니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내 몇 개의 주와 이민자권리집단, 출산을 앞둔 엄마들로부터 여러 소송을 당해 법정투쟁을 진행하는 상태입니다. 이들은 이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제14조뿐만 아니라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지난 6월 27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는 보수 판사들이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면서 28개 주에서 출생시민권 금지명령이 시행될 수 있도록 6:3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판결 이후 이민권익 단체들은 다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7월 10일 뉴햄프셔 연방지방법원은 행정명령의 위헌 가능성과 신생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행정명령의 효력을 전국적으로 일시 중지시키는 예비 가처분 명령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항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그의 임기 내에 태어나는 아이의 국적이 미국 역사상 최초로 부모를 따라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정작 트럼프는 자기 아내의 신분 문제에 대해서는 관대합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2001년에 취득한 취업 이민 1순위는 흔히 노벨상 수상 정도의 경력은 되어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패션쇼 런웨이 몇 차례의 경험과 타임스퀘어 담배 광고를 찍은 무명 모델에게 해당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있어 왔습니다.
더군다나 트럼프는 외국인이 미국인으로 귀화한 후 본국에 있는 남은 가족을 데려오는 '연쇄 이민'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멜라니아의 부모 모두 딸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것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도 지적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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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트럼프 미국의 처참한 현실... 영주권자인 저도 무섭습니다https://omn.kr/2e91n
트럼프는 원칙대로 지지자들의 사업장도 털어댈까https://omn.kr/2eb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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