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에게 '기도해준 죄'밖에 없다? 목사들에게 묻고 싶은 것
[정병진 기자]
|
|
| ▲ 김장환 목사가 지난 정권 때 김건희·윤석열씨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 |
| ⓒ 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
두 사람의 말이 사실이라면 억울할 수 있다. 목사가 누군가의 기도 요청을 받고 기도해주는 일은 목회자의 본연의 사역이다. 그 상대가 중범죄자라고 해도 그 자체로 법적·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만일 실제로 공직자에게 어떠한 청탁이나 언급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압수수색을 당했다면, 이는 '표적 수사'나 '종교 탄압'처럼 느껴질 수 있다. 더욱이 두 사람은 보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원로이자 초대형 교회의 담임목사가 아닌가.
실제로 일부 교계 언론과 단체는 '종교 탄압'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마저 20일 "엄중하게 보고 있다. 이 사건이 천주교나 불교계 인사였다면 어땠을까"라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0일 방송된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김장환 목사는 채해병 순직 이후 임성근 전 사단장이 수사 대상에 오르자 조태용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실장에게 전화하기 전, 일선 부대 군종 목사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아울러 김 목사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격노'했던 날인 2023년 7월 31일에도 친윤계 핵심 인사 이철규 의원과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은 김 목사가 윤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고석 변호사(윤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 전 군사고등법원장)와 만난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
|
| ▲ 이영훈 목사와 면담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난 2021년 10월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이영훈 목사를 만나 면담하는 중이다. |
| ⓒ 유튜브 '윤석열 채널' 영상 갈무리 |
특검은 2023년 채해병 순직 사건 이후 임 전 사단장 부부가 군종 목사 등과 연락한 뒤 최종적으로 이영훈 목사에게 구명을 부탁했다고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주요 시점마다 관련자들 간에 통화와 접촉이 있었고, 그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했다. 또 "임성근 전 사단장과 그 주변 인물에서 시작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까지 구명 로비가 연결된 정황이 복수 경로에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아무런 단서나 정황도 없이 특검이 개신교계 거물 두 명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감행했을 리 없다. 더구나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로 미뤄 최소한의 소명이 법리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19일은 채해병이 순직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특검의 수사는 개신교계 주요 인사들이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에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들이 한 병사의 억울한 죽음에 공감하거나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기보다는, 되레 핵심 피의자를 비호하고 구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예수께서는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마태복음 25:45)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마치 자신처럼 돌보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두 목사는 권력자와의 친분 쌓기에 급급하며, 한 무고한 해병의 죽음에 대해선 무관심하거나 침묵하였다.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이제, 그 책임과 대가를 묻는 과정이 시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음 울리는 이 대통령의 3가지 장면...그럼에도 걱정되는 이유
- "우리 언제 또 보는 거야?" 호주식 '워라밸'의 독특한 풍경
- '내란 옹호' 강준욱 비서관, 과거 강연에서 "음주운전 처벌하면 안 돼"
- 어느날 우편함에 붙은 쪽지... '악몽의 시간'이 시작됐다
- "삼부 체크" 이종호, 취재진 따돌리고 비공식 출입구로 특검 출석
- '60년 역사' 극장 사라진 자리, 지붕 없는 허술한 공연장뿐
- 여행지도 안 정했는데 가이드북부터 사겠다는 직장인들
- 김상환 헌재소장 후보자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 늘 의식"
- '마른장마'라더니 물폭탄... 왜 이런 혼란이 생겼냐면
- [오마이포토2025] 민주노총,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국회 농성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