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잔치 중 나가서 총 만들어 왔다"…아버지는 왜 아들 쐈을까
인천 송도에서 사제 산탄총을 쏴 아들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 A씨가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주민은 21일 “최근 A씨가 통 같은 것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본 이웃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쯤 A씨의 집에선 14통의 시너와 타이머가 달린 점화장치 등으로 만들어진 사제 폭탄이 발견돼 경찰이 급히 제거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 프로파일러를 긴급 투입했다.
쌍문동 자택선 ‘21일 정오’ 맞춘 사제 시한폭탄 발견·제거

경찰에 따르면 사건 신고자인 B씨의 부인은 “시아버지가 남편을 쐈다”며 “시아버지가 생일잔치 중에 잠깐 나가서 총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사건 당일은 A씨의 생일로, B씨 부부와 아이 2명 등이 집에서 축하를 하려던 상황이었다.

총기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단지 주민 박순식(58)씨는 “오후 11시 30분경에 관리실에서 ‘아파트 내에 총기 사고가 났으니 나오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고, 방송도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범행 이후 도주한 A씨를 추격해 이날 오전 0시 20분경 서울 서초구에서 검거한 뒤 인천으로 압송했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던 중 그가 주거지인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어 아파트 주민 105명을 모두 대피시킨 뒤 오전 3시54분쯤 A씨 자택을 수색해 약 20여분 만에 사제 폭발물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폭발물 타이머는 ‘21일 정오’로 시간이 설정돼 있었는데 경찰이 약 7시간 40분 앞서 제거하면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쌍문동 아파트 50대 주민은 “최근 다른 이웃이 피의자가 통 같은 것을 들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오래 여기서 살아서 인사는 나눴는데, 몇 해 전부터 인사도 안 받아주더라”라며 “6~7년 전부터 피의자 가족도 안 보였다”고 했다. 이어 “주민과의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반상회비는 꼬박꼬박 냈다”고 말했다.
이날 연수경찰서는 A씨를 상대로 사제 총기와 폭발물을 제작한 경위와 아들을 쏜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프로파일러를 투입해서 의혹이 없도록 범행 동기부터 과정을 충분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가 사용한 총기에 대해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매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오소영·김정재·김창용·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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