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김지섭 지사 묘터를 발견하다
[김명희 기자]
지난 19일 안동시 풍산면 오미리에 갔다. 비가 와서 망설여졌지만 동행을 약속한 벗들이 '이왕 가기로 했으니 가자!' 해서 따랐다. 폭우가 쏟아져 전국 각지 많은 분들이 고생 중이라는 뉴스가 전파를 타고 있는 상황에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현지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위안할 수 있는 계기와 만났다.
결론을 말하면, 김지섭 독립지사의 묘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지섭 지사는 1924년 1월 5일 일본 왕궁 정문 앞과 다리에 폭탄을 던지고 순국해 우리 독립운동사에 큰 이름을 남긴 분이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묘소가 대전현충원에 있다. 그러므로 오미리에 당도했을 때 김지섭 지사의 묘터와 묘비를 볼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마을 입구에 홍살문이 세워져 있는 오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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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섭 독립운동가 3형제의 생가 '안동 김씨영감 고택'은 김지섭 지사가 어릴 때 그들의 아버지에게 공부를 배운 곳이다. |
| ⓒ 김명희 |
이 집은 임시정부 법무장관을 역임한 김응섭 지사의 생가이다. 김응섭의 두 형 김정섭과 김이섭도 독립운동가이다. 뿐만 아니라 안동김씨영감댁은 김지섭 지사가 어릴 때 그 3형제의 아버지에게 한학을 배운 곳이다. 3형제의 아버지는 김병황으로, 안동에서 의병이 일어났을 때 풍산김씨 문중을 대표해 창의군을 지원했던 인물이다.
안동김씨영감댁 바로 오른쪽 고택은 독립운동가 김재봉 지사 생가이다. 대구 계성학교를 다닌 김재봉 지사도 김지섭 지사와 마찬가지로 김병황 선비에게 배웠다. 집 앞에 김재봉 지사 어록비도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끌지만 대문이 굳게 닫혀 있어 안을 볼 수는 없었다.
김지섭 지사 생가를 찾아가는 길목의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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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섭 지사 묘터(안동 오미리) |
| ⓒ 김명희 |
김지섭 지사의 묘비 아닌가! 대전현충원에 안장되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째서 이곳에 묘비가 있을까? 너무나 궁금하여 단숨에 위로 올라갔다. 안내 표석이 있고, 이곳이 원래 김지섭 지사 묘가 있던 곳인데 대전현충원으로 이장되었다는 설명이 쓰여 있다.
묘비 뒤에 부부를 기려 설치된 단소가 있다. 일행이 모두 묵념을 했다. 일제와 맞서 싸우다가 순국을 하신 독립지사의 묘소가 있었던 곳이고, 지금도 단소와 묘비가 있으니 충분히 현충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대전현충원에 가지 못해 아쉬움이 컸는데 그 마음도 위로가 된다.
생가터를 확인하고 발길을 돌리다
500미터쯤 걸어서 생가터로 갔다. 이층 양옥집이니 당연히 김지섭 지사가 태어나고 거주했던 본래 그 집은 아니다. 대문이 없으므로 곧장 마당과 본채까지 갈 수 있지만 자동차, 경운기 등이 놓여 있는 일반인의 집을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게다가 인기척이 없어 '들어가도 될까요?' 하고 허락을 구할 수도 없다. 아쉽지만 '여기가 김지섭 지사 생가로구나!' 하면서, 사진을 몇 장 찍고 발길을 돌린다. 오늘도 보람있게 보낸 하루였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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