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언덕'에서 무슨 죄를 고할까나 [은퇴하고 산티아고]
2025년 4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산티아고 길 걷기를 다녀왔습니다. 중년 한국인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산티아고 길은 열풍을 넘어 '산티아고 현상'이 되었음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그 길 위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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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도 없고 그늘도 없는 길에 언덕이 줄지어 있다. 이 언덕의 최고봉이 페르돈 언덕(790m) |
| ⓒ 김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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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의 언덕은 산티아고길 최고의 전망대 중 하나다. |
| ⓒ 김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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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의 언덕 오르기 전에 만난 밀밭과 유채, 그리고 하얀 바람개비 |
| ⓒ 김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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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의 언덕 위의 순례자 조형물과 함께. 나바라 지역의 조각가 빈센테 갈베테(Vincent Galbete)의 작품 |
| ⓒ 김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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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의 돌무더기 |
| ⓒ 김상희 |
침대 위칸만 남았네
우리가 예약한 알베르게(Albergue Padres Reparadores)는 레파라도레스 신부회에서 운영하는 수도원 숙소라고 한다. 공공 숙소라 그런지 숙박비가 저렴했다(1인당 9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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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엔테 라 레이나의 알베르게, 침대 4개씩 나눠져 있다. 한정된 공간에 침대 수를 가장 많이 배치할 수 있는 구조다. |
| ⓒ 김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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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침대 2층에서 자게 되었다. |
| ⓒ 김상희 |
차분히 가이드북을 보면서 여행을 정리하고 있는 홍콩 아저씨에 비해 뉴욕 아저씨는 유쾌한 분이었다. 스몰 토크의 달인이었고 내게 '와이즈 필그림(Wisepilgrim)'이란 앱을 소개해주었다. 알베르게 정보가 비교적 최신이었고 숙소 후기가 있어 도움이 되었다.
생장에서 출발해 세 도시를 거쳐 이곳까지 왔다. 푸엔테 라 레이나에 오니 이제부터 한 달 넘게 숙박해야 할 알베르게의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론세스바예스와 수비리는 수재민 처지라 잠만 재워주면 '감사'했고 초반이라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호사롭게도 조석식을 모두 숙소에서 사 먹었다. 이곳 숙소에서는 당장 저녁 식사를 해결해야 하고 내일 아침 먹을 것과 비상식량도 챙겨야 한다.
야외에서 종일 마른 빵과 과일로만 끼니를 때우다가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모처럼 온기 있는 음식을 먹으니 숙소의 불편한 점이 다 보상된다. 오늘은 29.5킬로, 약 4만보를 걸었다. 늘 공식 거리보다 3~4킬로는 더 나온다. 어제 팜플로나에서 하루 쉬었는데도 몸이 고되기는 마찬가지다.
밤 10시, 자리에 몸을 눕히자마자 침대 속으로 몸이 빨려 들어간다. 침대와 한 덩어리로 화석이 되어 굳어질 것만 같다. 어김없이 알베르게의 자장가가 들린다. 코골이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이어진다. 몸을 몇 차례 뒤집으며 오늘 밤도 나의 주문을 외운다. '지구상에 잠들지 않는 생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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