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섭식 장애, 왜 치료 잘 안되냐면요..."

이영광 2025. 7. 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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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온에어' 364 ] KBS 1TV < 추적60분 > 김민회 PD

[이영광 기자]

섭식 장애로 진단받은 사람이 2019~2023년 사이 60% 증가했다. 이들 중 절반은 30대 이하라고 한다. 섭식 장애란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의미한다. 사실 섭식 장애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 왜 이럴까?

지난 11일 방송된 KBS 1TV < 추적60분 >에서는 '섭식장애,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 편이 전파를 탔다. 10대 여고생의 이야기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섭식 장애를 겪는 여성 청소년들의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섭식 장애에 대한 치료 센터가 있는 일본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담았다. 18일 해당 회차 취재한 김민회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음식 섭취 거부감 느끼는 섭식 장애"
 <추적60분>의 한 장면
ⓒ KBS
- 섭식 장애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됐나요?
"올해 3~4월쯤에 섭식장애 인식 주간이라고 그 행사가 있었어요. 제가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다가 방학쯤 부모님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청소년 얘기를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 섭식 장애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가요?
"방송에서 나오는데 음식 먹는 행동이나 심리 관련해서 보통과는 다른 행동이나 생각을 하면 거의 다 섭식 장애라고 통칭해요. 그 안에 거식증, 폭식증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음식에 관해 전반적으로 겪는 건 다 아울러서 얘기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더라고요."

- 취재하면서 새롭게 알 거냐 생각이 달라진 부분 있나요.
"생각보다 이런 장애를 앓고 있는 애들이 엄청 많아요. 이런 게 또래 문화에서는 엄청 일반적이고 특이한 일이 아니에요."

- 아이템 결정하고 처음에 한 건 뭔가요?
"방송 마지막에 나오는 박지니 선생님이 계신데 그분이 관련된 활동 많이 하셔서 일단 한번 만나 뵙고 현실이 어떤지 전반적으로 이야기 들었어요. 특히 성인이 되어 과거를 돌아보면서 얘기해 줄 수 있는 분들을 순차적으로 다 만나면서 이야기 듣고 시작했어요."

- 고3인 김주영(가명) 양 이야기로 시작했잖아요.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의도와 비슷하긴 한데 이게 보통 10대에 발병해서 치료를 제때 못 받으면 되게 오래가거든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처음에 나오는 분은 10대고 그다음에 20대 그다음 30대, 마지막이 40대거든요. 이게 어릴 때 치료를 받아야지, 안 그러면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 일부러 많이 먹거나 안 먹는 게 아닌가요?
"그렇죠. 이게 본인 의지로만 안 먹거나 많이 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방송에도 나오지만, 이유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 음식 섭취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의식적으로 다이어트하고 싶어서 약물 복용하면서 안 먹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폭식 같은 경우는 의지라기보다는 이 충동이라고 해야 될까요. 절제하다가 참지 못해서 반동으로 많이 먹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갑자기 음식 많이 시키는 폭식"
 방송 장면 갈무리
ⓒ KBS
- 그럼, 폭식은 너무 배고프니까 한 번에 먹게 되는 걸까요?
"신경성 폭식증이라고 하는 게 있는데 그런 거와 비슷하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단식을 오래 하다 보면 충동적으로 갑자기 음식을 많이 시키게 되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 김주영 양 같은 경우 먹기 전에 약을 먹는 거 같은데 어떤 건가요?
"외국에서 수입해 파는 말 그대로 식욕 억제제거든요. 카페인 함량이 엄청 높은데 그런 걸 식욕 억제제로 어린애들이 많이 먹고 있더라고요."

- 그 약 자체에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우리 식약처에 정식으로 등록된 게 아니라서 제가 알 수는 없어요. 아무래도 고카페인이다 보니까 애들이 먹으면 잠도 잘 못 자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 김주영 양 얘기 들어보면 먹고 토한다 던데 토한다는 게 우리가 아는 구토인지 아니면 껌처럼 씹고 음식물을 뱉어내는 건가요?
"씹고 뱉는 애들도 있기는 해요, 그런데 방송에 나온 먹고 토한다는 얘기는 구토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 구토는 마음대로 안 되지 않나요?
"원래는 그렇죠. 근데 애들이 억지로 구토하는 거죠."

- 자주 토하면 건강에도 안 좋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구토를 일부러 하니까 건강에는 안 좋죠. (방송에 나온) 그 친구도 식도염을 앓고 있으니 구토 많이 하면 건강에 되게 안 좋은데 어리잖아요. 그러니 그게 즉각적으로 안 나타나니까 위험성에 대한 자각이 낮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게 별로 애들한테 좋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리 얘기해 봐야 그런 것으로는 애들이 안 멈춘다고 해서 방송에서 토 많이 하는 게 건강에 어떤 악영향이 있는지는 일부러 얘기 안 했거든요."

- 5년 동안 섭식 장애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나오던데 이유는 뭘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긴 한데 방송에 나온 것처럼 10대 여성 청소년들에게 마른 몸매에 대한 요구가 엄청 강해지기도 했죠. 근데 애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옛날에 비하면 엄청 다양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여성 청소년에 이런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시더라고요."

- 외모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외모 지상주의라는 게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가죠. 근데 상식적으로 그런 게 남자애들보다 여자애들에게 더 영향을 주는 건 맞아요. 하지만 외모 지상주의나 다이어트 같은 게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그전에 다른 이유 있는 경우가 더 많아요. 남자애들은 일탈할 수도 있고 비행을 저지를 수도 있죠. 상대적으로 여성 청소년들은 그런 것도 상대적으로 적고요."

- 거식증 치사율이 높은 게 눈에 띄네요.
"그게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 먼저 거식증 같은 경우는 대부분 우울증이나 강박증 불안장애 같은 게 다 같이 오거든요. 실제로 우울증 겪는 환자가 엄청 많아서 자살률이 엄청 높아요. 거식증 환자들은 실제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하더라고요. 음식을 안 먹기 때문에 20~30kg까지 줄어들면 심장부터 간 소화기도 기능이 다 저하돼서 영양실조 상태가 많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합병증이 많이 와서 많이 죽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본은 센터 만들어 치료"

- 일본에는 섭식 장애를 치료하는 센터가 있나 봐요?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이 얘기를 소개만 하고 끝낼 게 아니고 외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려고 하기는 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본이 제일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이탈리아나 영국, 호주 같은 나라가 잘한다고 전문가들이 얘기하긴 하더라고요. 근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게 일본이고 우리나라보다 한 10년 정도 앞서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깝기도 해서 일본 간 거예요.

일본도 국가에서 지자체와 돈을 투자해서 센터 만들어서 운영한 게 한 10년 정도 됐다고 했거든요. 우리나라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처음에 이 병에 걸린 것 같으면 어디를 가야 될지를 모르겠다는 거예요. 일본 같은 경우 믿을 만한 공공 의료 시설에 전화하거나 혹은 (병원) 찾아가서 진단받고 거기서 입원까지 연결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 방송을 보면 이게 마약 중독과 비슷하다고 나오잖아요. 마약은 환각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데 섭식 장애로 안 먹을 때 기분 좋아지는 건 아니지 않나요?
"이건 제 생각인데요. 거식증 환자들 같은 경우 안 먹고 싶어서 안 먹는다기보다 못 먹는 거에 가깝기도 하고 음식을 넘기거나 몸 안에 저장시키는 자체에 대한 엄청난 거부감 느끼고 있어서 그건 다를 수도 있고요. 근데 거식증과 폭식증을 오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 같은 경우는 특히 구토하는 사람도 있고 안 하는 사람도 있어요. 구토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구토 안 하고 음식을 먹으면 10~12시간씩 운동하는 사람도 있긴 있어요. 방송에 나온 춤 추시는 분도 구토 안 하고 밥 먹으면 10시간씩 운동 미친 듯이 운동해요.

하지만 구토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 거기서 약간의 쾌감 같은 걸 느낀대요. 실제로 해방감이나 자기가 방금 먹은 걸 소화 안 시키고 토해냈다는 것에서 뭔가 이루어냈다는 성취감 비슷한 걸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고통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쾌감이 또 있기 때문에 이건 계속하게 된대요. 이건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입니다."

- 20년 전에도 < 추적60분 >에서 다룬 게 나와요. 달라진 게 없다고 나오던데요.
"당사자들이 비난받을까 봐 조심스러운데 이게 방송에도 나오지만, 사람들이 되게 이 얘기를 부끄러워하거든요. 왜냐하면 먹고 토하는 게 이상하잖아요. 자기들도 이상한 거 다 알거든요. 그래도 이런 걸 얘기하는 게 어려워하기 때문에 잘 노출이 안 된 점이 하나 있고요.

또 환자들이 치료가 잘 안돼요. 치료를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가 오래 걸리고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우리가 삼시 세끼 밥을 먹어야 되는데 밥을 먹는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보험이 되는 것도 아니고 수가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돈은 또 별로 안 되고 환자들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되게 어렵고요. 요약해서 얘기하면 이게 돈이 안 돼서 다 접었다고 하더라고요."

- 그러면 이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답은 사실 잘 모르겠는데 그 현장에서 얘기하시는 거 들어보면 일단 이게 치료 가능한 병이라는 갈 잘 알려주고 특히 애들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잖아요. 때문에 학교에서 애들을 빠르게 발견해야죠. 왜냐하면 점심을 안 먹는다거나 아니면 점심 먹고 토하면 친구들이 다 알거든요. 그러니까 학교가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치료 시설로 연결해 주는 게 제 생각에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다음에 교사나 학부모도 이런 거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정보를 꾸준히 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사실 저도 잘 몰랐던 내용이어서 어느 정도 잘못 알고 시작했던 게 없지 않은 것 같거든요. 이를테면 '먹고 운동하거나 조금만 먹으면 되지 왜 굳이 먹고 토까지 하지?'란 생각들을 하기 쉽잖아요. 근데 이런 생각들이 애들을 더 숨게 만들어요. 섭식장애 대한 인식 부터 안 바뀌면 이건 암만 제도를 바꾸고 나랏돈 쓰려고 해봐야 소용없죠. 그래서 이걸 흔한 정신 질환처럼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애들이 이상한 거 아니다. 애들이 이상해서 저러는 거 아니다'라고 생각 하면 좋겠어요."

-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을까요?
"일본에는 학교에 학년별로 섭식 장애 매뉴얼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학교에 있는 보건 선생님이든 일반 선생님이든 계속 이거에 대해서 교육 받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고 있어야 전반적인 인식도 바뀌죠. 그래서 이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나중에 보험 얘기도 하고 수가 얘기도 하고 하는데 그런 건 사실 나중 얘기고 이게 병이고 고칠 수 있고 애들을 양지로 데려와야 되죠. 치료해 보려고 노력한 가족들이 많이 있는데 돈이 진짜 많이 든대요.

왜냐면 일주일에 서너번 병원 가야 되는데 한 번 가면 한 10만 원 넘게 든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한 달이면 거의 월급이거든요. 길면 7, 8년 걸린다는데 이걸 감당하면서 섭식장애 고치는 데 돈 쓸 수 있는 가정이 사은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까 돈이 많이 들기 전에 치료할 수 있게끔 빨리 발견해서 연결해 줄 수 있는 게 필요하지 않나 해요. 이걸 너무 가정 일반 가정에만 떠넘기는 건 좀 부담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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