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 비율 80%로 준다...전셋값 안정 vs 임대 양극화

21일부터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 대출 보증 비율이 90%에서 80%로 하향 조정된다. 전셋값을 누르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매물 감소로 되려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조치는 지난 6·27 대출 규제의 일환이다. 전세 대출에 대한 금융사의 여신 심사를 강화해 ‘과잉 대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세입자가 은행에 전세 대출금을 갚지 못해도 HUG가 90%까지 대신 갚아줬는데, 이를 10%포인트 줄이면 그만큼 금융사의 위험 부담이 커져 대출 한도가 줄게 된다. 가령 전세 보증금이 5억원인 집에 들어가려면 세입자는 기존엔 3억6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날부턴 3억2000만원으로 한도가 준다. 앞서 지난 6월 HUG는 보증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췄다.
정부는 보증 비율 축소가 전셋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입장이다. 전세 대출이 전셋값과 집값을 떠받치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보증 비율 축소로 전세시장으로 유입되는 돈이 줄면서 전셋값을 내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과도한 전세 대출이 전셋값 초과 상승을 이끌었다”며 “대출 한도를 줄이면 전셋값이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내리고, 일부 지역에선 전세·분양권 급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전세를 보증부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전셋값이 상승하는 와중에 6·27 규제로 전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면서 전세 물량 가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도 막히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선 월세 매물이 늘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컨설턴트는 “전·월세 시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월세 가속화로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 결국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대차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보증 비율이 줄면 세입자가 스스로 조달해야 할 금액이 늘어난다. 하지만 자본력이 있는 세입자가 많이 거주하고,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남권 등은 이런 타격이 덜 할 수 있다. 남 컨설턴트는 “집주인이 자본력이 있는 세입자를 선호하면서 임대차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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