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몰아닥친 ‘맘다니’ 열풍 [US Report]

2025. 7. 1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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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된 ‘인도계 무슬림’

뉴욕 정치의 심장부에 전례 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33)가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에서 전 뉴욕주지사 앤드루 쿠오모를 꺾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억만장자는 존재해선 안 된다”는 구호를 내건 그는 2030세대 진보 표심을 빠르게 흡수했다. 뉴욕 마천루에 포진한 월가는 충격에 빠졌다.

뉴욕은 지금 조용한 내전을 치르고 있다. 자본과 복지, 진보와 보수가 충돌하는 거대한 권력의 축이 움직이는 중이다.

33세의 진보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미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UPI=연합뉴스)
월가 “맘다니 당선 땐 투자 유출”

1991년 우간다 캄팔라에서 태어난 맘다니는 7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다. 아버지는 경제학자, 어머니는 인도계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그는 2018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2020년 뉴욕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 초년병이던 그는 일찌감치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규정했다. 택시기사 부채 탕감, 버스 요금 무료화, 공공주택 확대, 부유세 강화 등 진보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팬데믹 이후 양극화가 심화된 뉴욕에서 중산층 이하의 젊은 유권자들은 그의 메시지에 빠르게 공감했다. 기성 정치인을 기득권으로 규정하는 그의 전략은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월가는 긴장하고 있다. 그의 당선이 뉴욕 경제를 위협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의 빌 애크먼 CEO는 “맘다니의 부자 증세는 뉴욕시의 세수 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뉴욕시장 선거가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의 전면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월가 트레이더는 “맘다니가 고율의 세금 정책을 쓰면 결국 월가 금융사들은 뉴욕을 떠나게 될 것”이라며 “낮은 세금과 금융 친화 정책을 펼치는 마이애미가 뉴욕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맘다니의 임대료 동결 정책은 서민을 보호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집주인들이 수리를 포기하고 결국 도심 곳곳이 슬럼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선이 비판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한 뉴욕 시민은 “맘다니의 부상은 양극화가 만든 결과”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진 시민들이 그를 통해 기득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중산층 상당수가 실제로는 조용히 맘다니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뉴욕을 근본부터 바꿔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은 전 세계 자본이 모이는 금융 수도이자 시민 4명 중 1명이 빈곤선 아래에 사는 도시다. 팬데믹 이후 공공 시스템의 붕괴를 겪은 시민 사이에서 복지를 중시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마침 맘다니는 그 흐름을 타고 주류로 올라섰다. 지난 7월 10일(현지 시간) 기준 베팅 업체 폴리마켓은 맘다니의 시장 당선 가능성을 73%로 전망했다. 현직 시장 에릭 애덤스의 당선 가능성은 19%에 그쳤다.

물론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맘다니만은 막아야 한다’는 중도 표심이 제3후보에게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화당이 자체 후보를 포기하고 애덤스를 우회 지원해 맘다니의 당선을 저지하려는 전략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보수 성향 민주당 지지층이다. 맘다니는 과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반유대적 발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맘다니는 “반유대주의가 설 곳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혹 섞인 시선은 상당하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주류 인사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공식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뉴욕 = 홍장원 특파원 hong.j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8호 (2025.07.16~07.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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