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최전선 섰던 '사진신부'들... 하와이 독립유공자 11인 묘소 규명

윤성효 2025. 7. 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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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원대 조사 거쳐 고덕화 ·김공도·김영선·박금우·박정금·홍치범 지사 확인... 1600기 전수조사 결실

[윤성효 기자]

 고덕화·김공도 지사의 묘비를 추모하고 있는 국립창원대학교 하와이 조사단
ⓒ 국립창원대
 박민원 총장 등 조사단의 박금우 지사 묘비 탁본조사 모습
ⓒ 국립창원대
국립창원대학교(총장 박민원)가 오랜 학술 연구와 현지 추적 끝에 독립유공자로 추서가 되었으나 확인하지 못한 하와이 독립유공자 11인의 묘소를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대학 박물관·지속가능발전연구소는 2019년부터 하와이 초기 한인 이민자 묘소 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총 1600기를 확인했다.

묘소를 정리·검토하는 과정에서 지난 3월에는 독립유공자 5인의 묘소를 확인한 데 이어, 이번에 묘소 미확인 독립유공자 명단을 토대로 고덕화, 김공도, 김영선, 박금우, 박정금, 홍치범 지사를 확인한 것이다.

국립창원대는 "이번 조사는 독립유공자 발굴을 넘어, 하와이 이민 1세대의 잊힌 삶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며 "연구팀은 후손 없이 방치된 시멘트·화산석 묘비가 빠르게 훼손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현장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하와이 현지 묘소가 확인된 주인공 가운데 창원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공도·박금우 지사가 있다. 김주용 학예실장은 "이번 조사의 가장 빛나는 성과는, 이웃 마을에서 나고 자란 '창원의 딸들'이 태평양 건너 독립운동 동지로 함께한 위대한 여정을 밝혀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번에 처음으로 하와이 현지 묘소가 확인되었다"라며 "두 지사는 일제강점기, 사진 한 장에 의지해 하와이로 이주한 '사진신부'였으며, 대한애국부인회·영남부인실업동맹회·대한부인구제회 등에서 함께 활동하며 조국 독립의 최전선에 섰다"라고 소개했다.

박금우(2018년 추서) 지사는 그간 생몰 정보가 미상이었으나, 이번 묘비 확인을 통해 1896년 4월 14일부터 1972년 1월 17일까지의 생애가 처음으로 명확히 밝혀졌다.

또 김공도 지사는 하와이 밀릴라니 추모공원(Mililani Memorial Park)에 남편인 고덕화 지사와 나란히 안장된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묘비에는 남편의 성을 따른 '고공도(KO KONG DO)'로 표기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이와 함께 남편 고덕화 지사의 사망일 역시 기존 '1979년 9월'에서 '1979년 9월 16일'로 확정되었다.

박정금 지사의 묘비에서는 생몰년(1900년 8월 8일~1980년 7월 24일)과 함께 하와이에서 사용한 이명(異名)인 "VIOLET"이 확인되었다.

홍치범 지사의 경우, '1883년경'으로 추정되던 출생연도가 1882년 10월 12일로 정밀하게 밝혀지고 목회자 직함인 'REV.(Reverend)'가 드러났다.

박민원 총장은 "하와이 땅끝에 묻힌 선열들의 숨결을 오늘에 되살리는 일은 국립대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며 "창원에서 하와이까지 이어지는 '기억의 항로'를 성실히 복원해 국립창원대가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연구의 허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6인의 공적과 묘비 탁본, 7월 말 전시 통해 일반에 공개

국립창원대는 2019년부터 해온 사업을 기반으로, 2026년 '하와이 이민자 발굴조사단'을 정식 발족한다. 조사단은 '하와이 전역 묘역 전수조사', '디지털 아카이빙 플랫폼 구축', '후손 추적·연결', '독립유공자 추가 포상 신청' 등 종합적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이번에 확인된 6인의 공적과 묘비 탁본 등을 오는 7월 말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며, 확보된 정보는 국가보훈부에 공유할 계획이다.

고덕화 지사(1886. 10. 28. ~ 1979. 09. 16.)는 1909년 국민회 오브랑지방회 회장 및 재무, 1914년 호노카지방회 부회장, 1919년 호노카 근영학교 총무, 1937년 호놀룰루 찬무회 재무부 위원, 1943년 독립신문 발기인, 1944년 재미한족연합위원회 국민회 대표를 지냈다.

김공도 지사(1897. 10. 18. ~ 1983. 4. 9.)는 1944년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재무, 1944년 애국부인회 회장, 1945년 대한부인구제회 호놀룰루지방 대표원을 지냈고, 김영선 지사(1875. 12. 26. ~ 1965. 8. 31.)는 1909년 대한인국민회 와이말루 지방회 회원, 1913년 대한인국민회 와일루아 지방회 회장, 1943년 조선민족혁명당 하와이 총지부 부위원장을 맡았다.

박금우 지사(1896. 4. 14. ~ 1972. 1. 17.)는 1936년 영남부인실업동맹회 회장, 1938년 대한부인구제회 중앙부장, 1944년 해외한족연합위원회 선전위원을 지냈고, 박정금 지사(1900. 8. 8. ~ 1980. 7. 24.)는 1919년 대한부인구제회 회원, 1927년 대한부인구제회 대의장, 1936년 영남부인실업동맹회 부회장, 1938년 대한부인구제회 중앙부장을 역임했다.

홍치범 지사(1882. 10. 12. ~ 1969. 10. 28.)는 1914년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총회 참의원, 1922년 시사연구회 발기인 및 간사, 1928년 하와이교민단 찬의, 1937년 하와이 대한인국민회 역사편찬 사료수집위원, 1944년 조선민족혁명당 하와이총지부 집행위원을 지냈다.
 박정금 지사.
ⓒ 국립창원대
 박금우 지사.
ⓒ 국립창원대
 홍치범 지사
ⓒ 국립창원대
 김공도 지사.
ⓒ 국립창원대
 고덕화 지사.
ⓒ 국립창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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