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기다림, 헛되지 않았죠” 국대 지소연의 첫 우승컵
![동아시안컵 트로피를 든 지소연. 한국은 20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8/joongang/20250718000314786wjas.jpg)
“한국에서 우승하려고 20년을 기다린 것 같아요.” 한국 여자축구가 20년 만에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챔피언을 탈환한 지난 16일 용인미르스타디움.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베테랑 미드필더 지소연(34·시애틀)은 이마에 맺힌 땀과 빗물을 닦아내며 이렇게 말했다. 폭우 속에 진행된 대회 최종전(3차전)인 대만전에 선발 출전한 그는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누볐다. 0-0으로 맞선 후반 25분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지소연의 활약 속에 대만을 2-0으로 꺾었다. 한국·일본·중국이 1승2무(승점 5)로 동률이었는데, 승점-골 득실-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국은 동아시안컵 여자부가 신설된 2005년 첫 우승 뒤로는 지난 대회까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지소연은 태극마크를 달고 20년 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여자축구 ‘레전드’이자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첼시(잉글랜드), 고베(일본) 등 클럽팀에서 숱하게 우승했다. 하지만 2006년 국가대표 데뷔 이후 20년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대만전까지 A매치 169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대표팀 20년 차에 처음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지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며 기뻐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엔트리 26명 중 14명을 2000년대생으로 채우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평소 뒤에서 밀어주는 스타일의 지소연도 이번에는 리더로서 앞에서 후배를 이끌었다. 대만전에선 베테랑의 카리스마도 보여줬다. 그는 “전반전을 0-0으로 비긴 뒤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소리를 좀 질렀다. ‘이대로 가면 우승 못 한다’ ‘정신 차려라’라고 했다. 저를 처음 겪는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놀랐다”고 전했다.
해결사 역할도 도맡았다. 지소연은 “원래 (페널티킥은) 안 차고 싶었다. 자신 있는 사람 나와 보라니까 아무도 대답을 안 하더라”라고 키커로 나선 배경을 전했다. 주장 이금민(31·버밍엄시티) 등 후배들은 우승 뒤 트로피 세리머니 때 그에게 한가운데 자리를 양보했다. 그는 “소속팀에서는 우승을 많이 했는데, 대표팀에서는 (우승이) 한 번도 없어서 정말 감격스러웠다. 앞으로 자주 이런 모습을 보면 좋겠다”며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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