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해선 안될 일’ 논란 속 백해룡 경정 만나…“같은 내부고발자 격려”

임은정 서울동부지방검찰청장이 17일 서울 송파구 지검 청사에서 백해룡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백 경정은 지난해 세관 공무원 마약밀수 연루 의혹 수사에 대통령실이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순직해병 사건 초동 수사를 맡았던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도 백 경정과 함께 초대됐지만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백 경정은 이날 오후 4시 서울동부지검에 방문해 “지검장님과 원래 아는 사이라 사람 간의 정으로 잠깐 인사드리러 왔다”며 “(부임) 축하한다고 말씀드리고, 가능하면 대검찰청 합동수사팀 얼굴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1시간 20분쯤 뒤 면담을 마치고 나서는 “검사장님과 비슷한 고난을 겪어 눈빛만 봐도 위로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합수팀 관계자와도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면서도 “여전히 합수팀에 수사 협조하는 일은 당분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임 지검장의 초대로 이뤄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지검장은 백 경정과 박 대령을 서울동부지검으로 17일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부고발자를 격려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임 지검장은 지난 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 경정께 사정을 설명드리고, 내부고발자로서 흔들리지 말고 가야 할 길, 계속 함께 가자고 당부하는 의미에서 박 대령과 함께 (동부지검으로) 격려 방문하러 와 주십사 부탁드렸다”는 글을 올렸다.
박 대령은 순직해병 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수사 외압을 폭로했고, 초동 조사 결과를 상부의 지시에 따라 바꾸지 않은 혐의(항명)로 군사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 9일 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됐다. 백 경정은 본인이 2023년 1월 진행한 세관 공무원 마약밀수 연루 의혹 수사에 대통령실이 사건을 은폐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단 의혹을 제기한 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에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발령된 상태다. 해당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대검 합수팀이 출범했고, 사무실은 서울동부지검에 마련됐다.
백 경정과 박 대령을 초대한 임 지검장의 행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김석순 의정부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처신을 넘어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 검사는 “왜 근무 시간에 업무 연관성이 없는 분들을 불러 말씀을 나누는가”라며 “하려거든 근무 시간 외에 청 외에서 따로 뵙는 게 맞다”고 했다.

이에 임 지검장은 직접 댓글을 달아 해명했다. 그는 “동부지검이 직접 수사하지 않지만, 청사에 사무실이 있는 대검 합수팀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수사가 진척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 약속한 일”이라며 “불신을 풀고 수사가 진척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 지검장은 지난 4일 서울동부지검 첫 출근길에서도 “내부 고발자의 애환, 의심, 불안을 잘 알고 있어서 챙겨볼 수 있으면 최대한 챙겨볼 것”이라며 이들과 유대감을 표했다. 임 지검장은 2018년 울산지검 부장검사 시절 성폭력 감찰 무마 의혹으로 전직 검찰총장을 고발하는 등 내부고발 검사로서의 역할을 자처해 왔다.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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