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무죄 확정... 삼성 측 "5년 충실한 심리 감사"

선대식 2025. 7. 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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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삼성그룹 불법합병·회계부정 사건 검찰 상고 기각... 참여연대 "친재벌 판결" 비판

[선대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가 확정됐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합병·회계부정은 없었다는 게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었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 삼정회계법인 관계자 등 피고인 14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 검찰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고 합병 추진 과정에서 이 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지시로 각종 불법행위가 있었다며 재판에 넘겼다. 이 회장에게는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로직스 거짓공시·분식회계 관련 외부감사법 위반 등 19개 혐의가 적용됐다.

1심(2024년 1월)에 이어 2심(지난 2월)은 이 회장 등 모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8테라바이트 분량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서버, 삼성바이오에피스 NAS 서버, 장충기 전 사장 휴대전화메시지 등을 위법수집증거로 보아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점이 컸다.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범죄혐의 유관증거 탐색·선별 절차가 없었고, 실질적인 참여권 보장도 없었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당시 합병이 사업상 목적이 아닌 이재용 회장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이 확정한 최순실(최서원씨)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판결에는 이 회장이 미래전략실 주도 하에 최소한의 개인 자금을 사용하는 승계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합병에는 이재용의 지배권 강화 목적뿐만 아니라 합리적, 사업성 목적이 존재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한 합병 추진 과정에서의 각종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거짓공시·분식회계 혐의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2심 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라고 판시했다. 각종 서버와 휴대전화 메시지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둘러싼 검찰의 상고이유 또한 기각됐다.

삼성그룹 변호인 쪽은 대법원 판결 직후 "오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면서 "5년에 걸친 충실한 심리를 통해 현명하게 판단하여 주신 법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사법부가 경제권력에게 면죄부 줬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대법원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시장질서를 무시한 채 횡포를 부리는 경제권력에게 사법부가 끝까지 면죄부를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불법합병은 대기업 재벌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연금과 세금 등 전 국민의 수천억 원 피해를 제물로 삼은 악질적인 범죄행위이다. 그럼에도 경제권력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승계목적에 대해 앞뒤가 다른 판례를 내놓으면서까지 사회정의를 훼손하는 수치스러운 결정을 내린 사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삼성은 분식회계, 합병비율 조작, 회계법인 동원, 공시가격 왜곡 등 온갖 불법적 수단을 총동원했고, 대통령 등에 대한 뇌물 공여와 국정농단까지 동반됐다.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 시스템 전반을 농락한 사건인 것"이라면서 "정작 핵심 주체인 이 회장이 무죄라면 이미 유죄를 받은 이들의 범죄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 사건 재판의 결과는 법원이 소극적이고 협소한 법해석으로 또 한 번 친재벌적 판결을 내린 것이며, 다른 재벌 대기업들에게 삼성을 롤모델로 삼아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시장질서를 훼손하고 국가와 경제적 약자들에게 피해를 입혀도 된다는 선례를 남겨준 것과 다름 없다"며 재판 비판했다.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이 불법합병에 가담한 이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만전을 기하고 엘리엇·메이슨 ISDS 배상 판정에 대해서도 구상권을 행사하는 등 국민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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