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 노동자 부당해고 인정... 고용승계 기대권 법제화 필요

배성민 2025. 7. 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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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부산관광공사 하청업체, 노동자 6명 해고 후 알바로 대체... 법원 "합리적 이유 없어"

[배성민 기자]

▲ 태종대 복직 승리 태종대복직 사진
ⓒ 배성민
2025년 6월 27일, 서울행정법원은 태종대 다누비열차 해고 사건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한 하청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을 기각했다. 이후 업체 측이 항소하지 않음에 따라 해당 판정은 7월 14일 자로 최종 확정됐다.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월 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관광공사 하청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던 태종대 다누비열차 노동자 6명이 해고 통보를 받으며 논란이 시작됐다(관련 기사: "간접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씹다 버리는 껌이 아니다" https://omn.kr/2986n).

2023년, 이들 노동자는 매년 용역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연차와 퇴직금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공기업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서 고용노동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른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사용자는 2024년 1월부로 전원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나 해고 이후 다누비열차는 승객 증가로 일손이 부족해졌고, 해고자들의 업무는 결국 아르바이트와 단기 계약직 노동자들로 대체됐다. 노조 측은 "노동 유연화를 위한 해고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부산시청과 공사 앞에서 지속적인 집회를 이어가며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2024년 3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구제신청은 기각됐지만, 같은 해 7월 중노위는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하며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8월 1일 해고자 전원이 현장에 복직했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중노위의 판단에 불복해 같은 해 11월 11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부산관광공사가 인원 축소를 전제로 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에 고용승계는 불필요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2024년 입찰 공고에 기존 인력의 고용승계가 명시돼 있었고, 업체가 공사에 제출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에도 고용승계를 전제로 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불가피한 인원 축소 사유가 있었더라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 없이 일부 인력을 배제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에는 이주노동자... 부산글로벌빌리지 해고 논란
▲ 부산글로벌빌리지 부당해고 기자회견 부산글로벌빌리지 부당해고 규탄 기자회견 기장군청 앞
ⓒ 배성민
태종대 사례가 법적 절차를 통해 일단락된 반면, 부산글로벌빌리지(이하 BGV) 원어민 영어강사들의 부당해고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2024년 3월, 부산글로벌빌리지(BGV)는 기장거점영어센터 운영권을 기장군청으로부터 위탁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J업체에 소속돼 있던 영어강사들은 BGV와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BGV는 정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라 기장센터 소속 원어민 강사 16명을 전원 고용승계했다.

이후 2024년 한 해 동안, BGV가 운영하는 기장거점영어센터(원어민 강사 16명)와 부산진구센터(원어민 강사 22명)에서 일하던 영어강사들은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조합원 대부분은 E-2 영어회화 비자 및 F비자를 가진 외국인 이주노동자였다.

노조는 2024년 1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수차례의 교섭 끝에 4월 3일 임금인상을 골자로 한 임금협약을 체결했고, 이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계속 이어갔다.

같은 해 11월 4일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조정'을 거쳐 단체협약이 체결됐다. 단협의 주요 조항 중 하나는 "사용자는 사회통념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고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정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과 동일하게 업체 변경 시는 물론 계약기간 내에도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협약 체결 한 달 뒤인 12월 24일, BGV는 조합원 4명과 비조합원 1명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당해고라고 반발했고, 사건은 노동위원회로 넘어갔다.

2025년 7월 1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해당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해고자 전원에 대한 복직을 명령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BGV는 2명의 조합원에 대해서만 복직명령을 이행한 상태이며,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7월 10일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 심문회의는 오는 9월 중 열릴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노동위원회의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사업주는 이행강제금을 부과받게 된다.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복직명령이 이행되지 않으면, BGV는 법적 조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고용승계기대권, 이제는 법으로 보장해야"
▲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실효성 확보 및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고용승계기대권 보장을 위한 2025년 토론회 사진
ⓒ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전국의 공공부문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해고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2024년 4월 30일, 국회에서는 정의당 양경규 전 의원과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주최로 '용역업체 변경 시 근로관계 승계 입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태종대 다누비열차 해고노동자도 참석해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고용불안 현실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도급 사업 이전에 따른 해고의 제한'을 명문화하자는 내용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제21대 국회에서는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각각 '사업이전에서의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실질적인 입법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정의당 양경규 전 의원 역시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를 한 달 앞둔 시점이어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2025년 3월 2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주 의원을 비롯해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정의당 비상구 등이 공동 주최한 또 다른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실효성 확보 및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고용승계기대권 보장'을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서는 부산글로벌빌리지 부당해고 당사자가 영상통화로 참여해 해고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현행 정부의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은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며, 고용승계기대권을 법으로 명확히 보장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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