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클리닝 서비스 ‘넋두리 수요’ 해결사로 [내일은 천억클럽]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5. 7.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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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생활연구소

회사에서 퇴근한 뒤 밀린 집안일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너무 힘들고 쉬고 싶은데 대신할 사람 없을까….’ 수많은 이들의 ‘넋두리 수요’를 파고든 스타트업이 있다. 홈클리닝 서비스 플랫폼 ‘청연(청소연구소·청연케어)’을 운영하는 생활연구소다. 2016년 설립돼 어느새 900만건 이상 청소 서비스를 제공한 생활연구소는 최근 노인 돌봄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덕분에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도 생활연구소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친 단계로 총 355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는 “생활 밀착형 청소 서비스 분야를 계속해서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이제 막 진입한 노인 돌봄 부문도 빠르게 확장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출신 연현주 대표 창업

‘워킹맘 경험’ 살린 결과물

생활연구소를 창업한 연현주 대표는 커리어 대부분을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보냈다. 2001년 ‘다음’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을 거쳤다. 연 대표는 카카오에서 홈클리닝 서비스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내 좌초됐다. 이에 연 대표는 2017년 같은 팀 직원 5명과 회사를 나와 생활연구소를 창업했다. 팀원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확실히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는 게 연 대표 설명이다. 경험에서 온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일단 연 대표 스스로가 일을 하며 아이를 길러낸 워킹맘이다. 월급의 일정 부분을 가사노동 서비스에 썼지만 만족도가 떨어졌다. 제대로 관리되는 플랫폼이나 시스템이 없다고 느꼈다. 동료들도 모두 비슷한 생각이었다. 연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사업은 된다’고 확신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홈클리닝 서비스 플랫폼 청소연구소는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았다. 그만큼 가사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많았던 것. 이 과정에서 생각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갔다. 청소연구소는 일종의 가사도우미 중개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청소 서비스를 요청하면 청소매니저가 방문한다. 수요를 맞추려면 그만큼의 청소매니저 확보가 필수다.

연 대표는 “2017년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청소매니저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각종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아르바이트 공고 사이트 등을 살펴보며 1000명을 확보하는 데 3년이 걸렸다. 이후 탄탄대로. 기존 업체와 비교했을 때 ‘근무 조건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청소매니저가 되겠다며 찾아오는 이가 급증했다. 연 대표는 “현재 청소매니저 중 50% 이상이 기존 청소매니저 소개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매니저는 개인사업자 형식으로 회사와 계약한다. 전문 교육을 수료한 뒤부터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다. 보수도 업무 다음 날 바로 지급된다. 또 청소 매뉴얼이 마련돼 있어 고객이 무리한 요청을 하는 경우 생활연구소가 직접 대응한다. 현재 전국에 17만명의 청소매니저가 활동 중이다.

연 대표는 여전히 청소매니저의 전문 교육뿐 아니라 복지에도 신경 쓴다. 함께 성장해야 할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생활연구소는 청소매니저에게 ▲경조사 지원 ▲명절 선물 ▲파손보상보험 가입 ▲업무 중 재해 발생 시 치료 ▲상해 병원비 지급 ▲상생지원금 ▲독감 예방주사 ▲매니저 특가몰 등 복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공급 문제를 풀어내자 실적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현재 신규 고객 증가율은 매달 평균 20% 정도.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전체 70%에 달한다. 정기구독뿐 아니라 일반 서비스를 포함한 재이용률은 88% 수준이다. 한번 쓰면 못 벗어나는 앱으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연 대표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 신혼부부, 1인 가구 등까지 다양한 가정에서 서비스를 이용 중이고 평균 평형도 20평대”라며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트렌드에 따라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가치관이 확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서비스 운영 지역도 확장일로다. 지난 3월에는 춘천과 원주 등 강원권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6대 광역시와 청주시, 세종특별자치시, 창원시, 영남권(여수·순천·광양), 호남권(전주·완주) 등에서 서비스를 진행했다.

청소연구소는 단순 가사 청소 등 생활 청소에서 에어컨 등 전문 청소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생활연구소 제공)
‘전문 청소’로 사업 확장 박차

노인 돌봄 시장도 진출

최근에는 사업 영역도 조금씩 넓히고 있다. 단순 가사 청소와 사무실 청소 등 생활 청소에 집중하던 청소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전문 청소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사·입주 청소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에어컨 청소 서비스에도 발을 담갔다. 에어컨 청소는 브랜드와 기기에 따라 분해·세척 방법이 달라 전문성이 요구된다. 청소연구소는 ‘청연 안심 예약’과 ‘견적 비교 요청’ 두 가지 방식으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청연 안심 예약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등록된 전문 에어컨 청소 업체 15개 업체, 총 100명과 협업해 진행된다. 또 60일 내 무상 AS와 사후 처리도 제공된다. 견적 비교 요청은 고객이 최대 10개 업체로부터 직접 견적을 받아 비교하는 방식이다. 가장 마음에 든 견적을 전달한 업체를 선택해 상담부터 거래까지 진행할 수 있다. 연 대표는 “최근 오픈한 에어컨 청소 서비스는 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새로운 상품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자랑했다.

‘노인 돌봄’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7월 생활연구소는 어르신 대상 방문 돌봄 서비스 ‘청연케어’를 출시했다. 정부의 요양 등급이나 소득 기준과 무관하게 누구나 주 1회, 최소 2시간부터 앱으로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다. 청연케어는 기본적인 일상생활 보조(식사 차림·뒷정리, 복약 도움)뿐 아니라 간단한 가사 청소와 쓰레기 배출, 말벗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산책 지원과 근거리 병원 방문 등을 이용자와 협의 후 진행할 수 있다. 향후 병원 동행이나 방문 요양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서비스 비용은 이용 시간이나 조건·횟수에 따라 책정된다. 연 대표는 “청연케어는 돌봄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어르신과 가족을 위해 기획한 서비스”라며 “전문 교육을 받은 매니저가 직접 찾아가 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돌보고 가족이 안심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연케어를 향한 관심은 이미 상당하다. 연 대표는 “(7월 8일 기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상담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 간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연 대표는 “청연케어 매니저를 별도로 모집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생활연구소는 이미 17만명의 매니저를 보유하고 있다”며 “청연케어는 별도 전문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해당 교육을 이수하면 기존 청소매니저도 청연케어 매니저로 활동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청소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 중이어서 빠르게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8호 (2025.07.16~07.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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